2005년 02월 20일
Phytoestrogen: 식물의 방어기제
교외로 나가면 쏟아지는 햇살, 은은히 불어오는 바람, 일렁이는 풀밭, 하늘을 찌를 듯 솟은 거대한 나무들, 한가로이 돌아다니는 곤충들, 하늘을 나르며 지저귀는 새들, 운이 좋다면 우아하게 걷는 사슴들을 볼 수도 있다. 아, 평화여.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총알이 날아다니지 않는 치열한 전쟁터를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나무들은 서로 높이 솟고 옆으로 넓게 뻗어 햇볕을 독식하고 경쟁자들을 죽여버리기 위해 애쓰고 있고, 곤충들은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다. 이 곤충들은 새들과 다른 포식자의 밥이 되고 이 포식자들 또한 더 큰 포식자의 밥이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가엾은 식물들. 그대들은 먹이사슬의 바닥에서 당하기만 하는구나.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식물들은 나름대로 강력한 방어수단을 동원해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 식물이 초식동물(및 곤충) 에 대항하여 발전시킨 방어기제에 관련하여 상당히 훌륭한 리뷰가 있어서 발췌번역 해설한다. 원문은 Wynne-Edwards, K. E.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01, 109, 443-448.
식물들도 먹히고 싶지 않다.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먹히기 위해 만드는 과일을 제외한다면 광합성을 위해 간신히 키워낸 소중한 잎들을 빼앗기는 것은 식물로서는 상당한 손실이다. 식물의 치명적인 약점은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Herbovore (초식동물이라고 번역하지만 식물을 먹는 모든 것들을 지칭하는 넓은 개념) 을 피해 도망다닐 수가 없다는 것. 그래도 앉아서 죽을 수는 없으니까 식물들도 다양한 방어수단을 고안하고 진화시켜왔다. 가령 가시나 포식자의 소화를 방해하는 섬유소 (가령 사람은 섬유소를 소화시킬 수 없으니 나무를 먹지 않는다. 그러나 흰개미는 뱃속에 섬유소를 분해하는 미생물을 키워서 이 전략을 분쇄.) 가 좋은 예지만 이런 수동적인 방어보다는 좀더 공격적인 방어수단들이 있다.
1. 항생물질의 분비
다양한 곰팡이 및 박테리아들이 식물을 괴롭히기 때문에 식물들은 강력한 항생물질들을 분비하여 이에 저항한다.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해 인간은 이런 효력이 있는 식물들을 찾아내고 질병의 치료에 이용해왔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이런 식물들을 찾아내고 유효물질들을 분리해서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왜 천연물을 그대로 쓰지 않느냐면, 우선 천연물의 추출물은 혼합물이기 때문에 원하는 효력을 얻기위해 너무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하고 쓸모없거나 다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도 함께 투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효성분만을 분리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너무 비용이 비싼 경우도 있다. 가령 유방암에 특효인 탁솔 Taxol 이 좋은 예인데 주목의 껍질에서 추출하는 탁솔은, 한 그루의 주목에서 얻는 양이 너무 적고, 껍질을 벗겨낸 주목은 죽어버리기 때문에 환경에도 좋지 않다. 그래서 이전에는 주목의 잎과 가지에서 얻은 중간체에서 11 스텝의 합성과정을 거쳐서 탁솔을 만들었는데 이것도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아예 탁솔을 만드는 세포를 배양해서 탁솔을 추출하고 있다.
2. 소화관을 빠르게 통과시킨다.
과일을 먹는다. 과일에 포함된 섬유소 때문에 위장관의 운동이 활발해지고 때문에 씨는 소화될 틈이 없이 배설된다. 씨앗은 어미 식물에게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자동으로 운반되고, 게다가 먹고 자랄 수 있는 풍부한 영양이 있는 배설물에 싸인채로 땅에 파종된다.
3. 포식자의 지각능력 및 운동능력을 둔화시킨다.
가령 아편을 생각해보자. 양귀비를 한입 먹은 초식동물은 기분이 좋아져서 뻗어버리거나 느리게 움직이게 됨으로써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된다.
그러면 초식동물들은 마냥 당하고만 있느냐면 그렇지 않다. 초식동물들은 또한 치명적이지 않은 양만큼만 먹고, 편식하지 않고 다양하게 먹음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거나 체내에 해독제를 진화시킨다거나 해독작용이 있는 식물을 같이 먹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가령 타닌 tannin 을 생각해보자. 차에도 많이 들어있고 인삼에도 들어있고 떫은 감 및 도토리에도 많이 들어있어서 쓰고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은 소화효소를 저해하고 영양섭취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발암성이 의심되기도 하는, 식물의 강력한 방어기제이다. 다람쥐같은 설치류들은 다른 먹이가 많이 있다면 타닌이 포함된 먹이를 먹지 않지만 먹을 것이 없을 때 이런 먹이를 사양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타닌과 반응해서 제거하는 단백질을 소화관에서 분비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런 단백질대신 여러가지 방법으로 타닌을 제거해서 먹는데 가령 떫은 감의 타닌을 불용성으로 바꾸어 단감을 만드는 탈삽법이 대표적인 예이고 도토리를 갈아 물로 여러번 우려서 타닌을 제거한 후 묵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예이다. 밀크티는 우유 단백질이 타닌과 반응하여 불용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타닌을 제거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
이런 타닌이나 아편같은 물질들은 식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차물질 secondary compound 이라고 불린다. 이런 이차물질을 이용한 식물의 방어전략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악랄한 것이 생식기능을 교란시키는 물질들 즉 내분비 교란물질 endocrine disruptor 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유사 성 호르몬을 만드는 전구체는 사실 식물들에게도 필수적인 물질이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성호르몬의 전구체는 세포막을 만드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나 많이 생산된다. 즉 식물은 어차피 필요해서 만드는 물질을 약간만 손보면 적들의 씨를 말릴 수 있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또 성호르몬은 엄청나게 낮은 농도에서 작용한다. 즉 적은 양만 만들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거기다가 이 물질들은 식물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이고 지극히 효율적인 방어수단.
50여년전, 호주에서 숫컷 양들이 불임이 되는 가장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Trifollium subterranean L. 이라고 하는 클로버임이 밝혀진 바가 있다. 이 클로버에는 isoflavonoid 라고 불리는 유사에스트로겐의 일종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식물들에게 이 물질은 질소고정을 하는 미생물과의 공생에 이용되거나 꽃의 색을 내는데 사용되기도 하는 유용한 물질이지만 초식동물들에게는 고자를 만드는 치명적인 물질. 이전 포스팅 환경호르몬의 진실에서도 썼듯이 콩에도 이 물질의 일종이 많이 들어있다. 양과 사람의 차이점은, 양은 클로버가 주식이고 사람은 콩만 먹고 살지는 않는다는 것.
어떤 종류의 동물들은 이런 식물의 방어전략을 역이용하기도 한다. 즉 에스트로겐이 숫컷의 여성화를 유도하기도 하지만 암컷의 배란을 촉진한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 먹이가 풍부할 때 교미를 하면 번식에 유리할 것은 자명하다. 어떤 종류의 들쥐 Microtus montanus 는 먹이가 되는 식물들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6-Metoxybenzoxazolinone, MBOA 을 포함하는) 이 많이 날 때, 이 식물들을 많이 섭취하고 교미를 함으로써 식물들의 전략을 역이용하는데, MBOA 는 상추, 시금치 및 여러종류의 식물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런 유사에스트로겐들은 특히 호주에서 지나치게 불어난 설치류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설치류들은 유사에스트로겐이 포함된 먹이를 먹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도 식물의 유사에스트로겐 phytoestrogen 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콩에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 등 에스트로겐 부족때문에 생기는 질병의 예방을 위해 콩의 섭취를 권장하기도 하고, 아직도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유방암의 예방을 위해 콩의 섭취가 권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인간 남성의 생식능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콩의 경우는 아직 그 영향이 분명히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식물이 생산하는 내분비 교란물질이 인간의 생식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드라마틱한 예가 보고되어 있다. gossypol이라는 물질을 포함한 면실유 cottonseed oil 을 요리에 사용한 동안 자손을 보지 못했던 중국의 Jiangsu (장수?) 마을이 좋은 예이다. gossypol 은 정자생산을 강력하게 저해한다. 이들이 더 이상 gossypol 을 먹지 않게 되자 다시 생식력이 회복되었다고. 그리하여 gossypol 은 가역적 남성 피임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가역적이란 말의 의미는, 남성을 영구불임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간이 통상 섭취하는 많은 야채들이 식물성 에스트로겐 phytoestrogen 을 포함하고 이들은 섭취후 인간의 체내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최근 콩에 포함된 isoflavonoid 즉 genistein 과 daidzein 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가 활발한데 특히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아를 위한 두유 분유가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왜 콩이 이런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콩도 먹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제철이 아니면 곡물이나 과일 채소를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하여 무척 다양한 종류의 곡물 및 채소를 섭취하였는데 이로써 그들은 일부 야채 및 곡물이 생산하는 치명적인 물질들의 과량 섭취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우리는 과거와 비교하여 무척 제한적인 수의 곡물 및 야채를 섭취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먹는 야채 및 곡물이 포함한 천연물에 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는 야채 및 곡물을 친근하게 생각하지만 야채 및 곡물들은 사실 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는 총알이 날아다니지 않는 치열한 전쟁터를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나무들은 서로 높이 솟고 옆으로 넓게 뻗어 햇볕을 독식하고 경쟁자들을 죽여버리기 위해 애쓰고 있고, 곤충들은 식물의 잎을 갉아먹는다. 이 곤충들은 새들과 다른 포식자의 밥이 되고 이 포식자들 또한 더 큰 포식자의 밥이 된다.
여기까지는 누구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 가엾은 식물들. 그대들은 먹이사슬의 바닥에서 당하기만 하는구나.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식물들은 나름대로 강력한 방어수단을 동원해서 자신을 방어하고 있다. 식물이 초식동물(및 곤충) 에 대항하여 발전시킨 방어기제에 관련하여 상당히 훌륭한 리뷰가 있어서 발췌번역 해설한다. 원문은 Wynne-Edwards, K. E.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2001, 109, 443-448.
식물들도 먹히고 싶지 않다.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다! 먹히기 위해 만드는 과일을 제외한다면 광합성을 위해 간신히 키워낸 소중한 잎들을 빼앗기는 것은 식물로서는 상당한 손실이다. 식물의 치명적인 약점은 뿌리를 내리고 있어서 Herbovore (초식동물이라고 번역하지만 식물을 먹는 모든 것들을 지칭하는 넓은 개념) 을 피해 도망다닐 수가 없다는 것. 그래도 앉아서 죽을 수는 없으니까 식물들도 다양한 방어수단을 고안하고 진화시켜왔다. 가령 가시나 포식자의 소화를 방해하는 섬유소 (가령 사람은 섬유소를 소화시킬 수 없으니 나무를 먹지 않는다. 그러나 흰개미는 뱃속에 섬유소를 분해하는 미생물을 키워서 이 전략을 분쇄.) 가 좋은 예지만 이런 수동적인 방어보다는 좀더 공격적인 방어수단들이 있다.
1. 항생물질의 분비
다양한 곰팡이 및 박테리아들이 식물을 괴롭히기 때문에 식물들은 강력한 항생물질들을 분비하여 이에 저항한다.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해 인간은 이런 효력이 있는 식물들을 찾아내고 질병의 치료에 이용해왔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이런 식물들을 찾아내고 유효물질들을 분리해서 강력한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다. 왜 천연물을 그대로 쓰지 않느냐면, 우선 천연물의 추출물은 혼합물이기 때문에 원하는 효력을 얻기위해 너무 많은 양을 투입해야 하고 쓸모없거나 다른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도 함께 투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효성분만을 분리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이 너무 비용이 비싼 경우도 있다. 가령 유방암에 특효인 탁솔 Taxol 이 좋은 예인데 주목의 껍질에서 추출하는 탁솔은, 한 그루의 주목에서 얻는 양이 너무 적고, 껍질을 벗겨낸 주목은 죽어버리기 때문에 환경에도 좋지 않다. 그래서 이전에는 주목의 잎과 가지에서 얻은 중간체에서 11 스텝의 합성과정을 거쳐서 탁솔을 만들었는데 이것도 너무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근에 와서는 아예 탁솔을 만드는 세포를 배양해서 탁솔을 추출하고 있다.
2. 소화관을 빠르게 통과시킨다.
과일을 먹는다. 과일에 포함된 섬유소 때문에 위장관의 운동이 활발해지고 때문에 씨는 소화될 틈이 없이 배설된다. 씨앗은 어미 식물에게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자동으로 운반되고, 게다가 먹고 자랄 수 있는 풍부한 영양이 있는 배설물에 싸인채로 땅에 파종된다.
3. 포식자의 지각능력 및 운동능력을 둔화시킨다.
가령 아편을 생각해보자. 양귀비를 한입 먹은 초식동물은 기분이 좋아져서 뻗어버리거나 느리게 움직이게 됨으로써 포식자에게 쉽게 노출된다.
그러면 초식동물들은 마냥 당하고만 있느냐면 그렇지 않다. 초식동물들은 또한 치명적이지 않은 양만큼만 먹고, 편식하지 않고 다양하게 먹음으로써 위험을 최소화하거나 체내에 해독제를 진화시킨다거나 해독작용이 있는 식물을 같이 먹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가령 타닌 tannin 을 생각해보자. 차에도 많이 들어있고 인삼에도 들어있고 떫은 감 및 도토리에도 많이 들어있어서 쓰고 떫은 맛을 내는 타닌은 소화효소를 저해하고 영양섭취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발암성이 의심되기도 하는, 식물의 강력한 방어기제이다. 다람쥐같은 설치류들은 다른 먹이가 많이 있다면 타닌이 포함된 먹이를 먹지 않지만 먹을 것이 없을 때 이런 먹이를 사양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들은 타닌과 반응해서 제거하는 단백질을 소화관에서 분비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런 단백질대신 여러가지 방법으로 타닌을 제거해서 먹는데 가령 떫은 감의 타닌을 불용성으로 바꾸어 단감을 만드는 탈삽법이 대표적인 예이고 도토리를 갈아 물로 여러번 우려서 타닌을 제거한 후 묵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예이다. 밀크티는 우유 단백질이 타닌과 반응하여 불용성 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타닌을 제거하는 아주 훌륭한 방법.
이런 타닌이나 아편같은 물질들은 식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질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차물질 secondary compound 이라고 불린다. 이런 이차물질을 이용한 식물의 방어전략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악랄한 것이 생식기능을 교란시키는 물질들 즉 내분비 교란물질 endocrine disruptor 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유사 성 호르몬을 만드는 전구체는 사실 식물들에게도 필수적인 물질이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성호르몬의 전구체는 세포막을 만드는데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언제나 많이 생산된다. 즉 식물은 어차피 필요해서 만드는 물질을 약간만 손보면 적들의 씨를 말릴 수 있는 물질을 만들 수 있다. 또 성호르몬은 엄청나게 낮은 농도에서 작용한다. 즉 적은 양만 만들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거기다가 이 물질들은 식물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않는다!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이고 지극히 효율적인 방어수단.
50여년전, 호주에서 숫컷 양들이 불임이 되는 가장 주요한 원인 중의 하나가 Trifollium subterranean L. 이라고 하는 클로버임이 밝혀진 바가 있다. 이 클로버에는 isoflavonoid 라고 불리는 유사에스트로겐의 일종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식물들에게 이 물질은 질소고정을 하는 미생물과의 공생에 이용되거나 꽃의 색을 내는데 사용되기도 하는 유용한 물질이지만 초식동물들에게는 고자를 만드는 치명적인 물질. 이전 포스팅 환경호르몬의 진실에서도 썼듯이 콩에도 이 물질의 일종이 많이 들어있다. 양과 사람의 차이점은, 양은 클로버가 주식이고 사람은 콩만 먹고 살지는 않는다는 것.
어떤 종류의 동물들은 이런 식물의 방어전략을 역이용하기도 한다. 즉 에스트로겐이 숫컷의 여성화를 유도하기도 하지만 암컷의 배란을 촉진한다는 것을 이용하는 것. 먹이가 풍부할 때 교미를 하면 번식에 유리할 것은 자명하다. 어떤 종류의 들쥐 Microtus montanus 는 먹이가 되는 식물들 (에스트로겐의 일종인 6-Metoxybenzoxazolinone, MBOA 을 포함하는) 이 많이 날 때, 이 식물들을 많이 섭취하고 교미를 함으로써 식물들의 전략을 역이용하는데, MBOA 는 상추, 시금치 및 여러종류의 식물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런 유사에스트로겐들은 특히 호주에서 지나치게 불어난 설치류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기도 했는데 유감스럽게도 설치류들은 유사에스트로겐이 포함된 먹이를 먹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도 식물의 유사에스트로겐 phytoestrogen 을 다른 용도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콩에 다량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골다공증 등 에스트로겐 부족때문에 생기는 질병의 예방을 위해 콩의 섭취를 권장하기도 하고, 아직도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유방암의 예방을 위해 콩의 섭취가 권장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은 인간 남성의 생식능력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기도 하다.
콩의 경우는 아직 그 영향이 분명히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식물이 생산하는 내분비 교란물질이 인간의 생식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드라마틱한 예가 보고되어 있다. gossypol이라는 물질을 포함한 면실유 cottonseed oil 을 요리에 사용한 동안 자손을 보지 못했던 중국의 Jiangsu (장수?) 마을이 좋은 예이다. gossypol 은 정자생산을 강력하게 저해한다. 이들이 더 이상 gossypol 을 먹지 않게 되자 다시 생식력이 회복되었다고. 그리하여 gossypol 은 가역적 남성 피임약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한다. 가역적이란 말의 의미는, 남성을 영구불임으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간이 통상 섭취하는 많은 야채들이 식물성 에스트로겐 phytoestrogen 을 포함하고 이들은 섭취후 인간의 체내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최근 콩에 포함된 isoflavonoid 즉 genistein 과 daidzein 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가 활발한데 특히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아를 위한 두유 분유가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가 활발하다. 왜 콩이 이런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콩도 먹히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의 선조들은 제철이 아니면 곡물이나 과일 채소를 먹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지금과 비교하여 무척 다양한 종류의 곡물 및 채소를 섭취하였는데 이로써 그들은 일부 야채 및 곡물이 생산하는 치명적인 물질들의 과량 섭취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우리는 과거와 비교하여 무척 제한적인 수의 곡물 및 야채를 섭취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가 먹는 야채 및 곡물이 포함한 천연물에 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는 야채 및 곡물을 친근하게 생각하지만 야채 및 곡물들은 사실 우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by | 2005/02/20 16:30 | 모기불 환경통신 | 트랙백(3)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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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그 논문 링크인데요, 한번 시험해보십시오. 안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