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신비, 알면 과학. by 기불이




고드름 수천개 땅에서 솟아 올라
라는 기사가 야후 황당뉴스에 걸려있다. 기사 말미에 언제부터 왜 생겼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써있는데 언제부터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생겼는지는 알만하다. 거기 가서 직접 땅을 헤쳐본 게 아니니까 뭐 아닐 수도 있다마는... 이것은 ice spike 라고 하는, 비교적 잘 알려진 현상으로 보인다.


가령 위의 사진은 어떤가. 조금 비슷해 보이나요? 위 사진은 야외에 놓인 수반(水盤) 에서 자란 ice spike 의 사진이다. 아주 흔하지는 않지만 조건만 맞으면 간단히 만들어지는 극히 일반적인 자연현상이다.

아시다시피 물이 얼 때는 가장자리부터, 표면에서부터 얼어들어간다. 그러므로 아주 급격히 얼어붙는 조건이 아니라면 표면은 얼고, 안쪽은 아직 물인 상태가 되며 표면도 가운데에 조그만 구멍을 만들면서 얼어붙어 들어오게 된다. 얼음은 물보다 부피가 큰데, 때문에 내부에 갇힌 물에 압력을 가하게 되고 과냉각된 물이 가운데 구멍으로 밀려올라오게 된다. 빙점 부근으로 온도가 계속 유지되면 밀려올라온 물이 조금씩 얼게 되고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ice spike 가 생긴다. 실제로 냉장고에서 물을 얼려도 저런 현상은 생기는데 그러려면 냉동실 온도를 빙점 부근으로 유지해서 서서히 얼려야 한다. 수도물에는 각종 이온이 많이 녹아있어서 빙점이 순수한 물에 비해 약간 낮으므로 ice spike 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고도 한다 (아마 어는점을 정확하게 맞추기가 어려워서). 사진에 나오는 고드름은, 아마도 지하수가 얼어붙으면서 흙사이로 조금씩 밀려올라와서 만들어진 ice spike 의 일종으로 보인다.

이런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고드름이 위로 자랄까? 하고 신비하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니 모기불 통신을 구독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제 모르면 신비, 알면 과학 이라는 것을 이해하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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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appyalo 2005/02/17 16:28 # 답글

    오호~ 그렇군요. ^^
    마이산에는 매년 거꾸로 고드름이 언다지요. 가서 봤는데 무지 신기했었거든요. 대충 마이산의 독특한 산세 때문에 생기는 신기한 현상쯤으로 들었는데, 이런 원리가 있었군요. :)
  • 룬엘 2005/02/17 19:11 # 답글

    전 몰랐습니다만, "뭐 저렇게 되기도 하나보네."라고 했었지요. ( -_);;;
  • Sieg 2005/02/18 01:39 # 삭제 답글

    맨 마지막 문장을 보고 - "네 선생님~"이 튀어나올 뻔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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