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동물원 2 by 기불이

샌프란시스코 동물원 을 지난 주에 다녀왔는데 말이죠. 회원권도 있겠다 날씨도 좋겠다 해서 동물원을 다시 갔습니다. 이번에는 저번에 다 못본 부분도 마저 보고 왔죠. 동물원에 갔다가, 동물원에서 북쪽으로 조금 올라간 곳에 있는 그 유명한 Golden Gate Park (도시에 있는 공원중에 제일 크다는데) 을 갔다가, 샌프란시스코 beach 에서 잠시 놀다가 왔습니다.

우선, 새로 본 동물들. 점심무렵에 갔더니 다들 늘어져 있더군요. 역시 동물원은 아침에 일찍 가야 좋은 것 같습니다. 저번 포스팅에 happyalo 님이, 동물들이 가엾어서 동물원에 대해 좀 좋지 않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요지의 덧글을 남겨주셨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한동안 동물원에 가지 않았습니다만, 요즘은 동물원은 저 동물들을 위해서 일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마 동물원이라도 없었으면 쟤네들은 분명히 대가 완전히 끊어졌을 것이니까요. 인간이 동물들과 이상적으로 공존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멸종을 막는 것조차도 힘에 겨운 일이 아닌가 합니다. 제일 바람직한 것은 인간이 들어가지 않는 공간을 동물들에게 허용하는 것인데 사실 DMZ 같은 비정상적인 환경이 아니라면 실현하기 어렵죠. 인간인 주제에 인간들을 죽이고 그 공간을 동물들에게 주라고 할 수는 없으니 동물원이 그나마 가능한 타협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물론 동물들의 의사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사자... 인데 말이죠. 자는 자세가 특이해서 찍어보았습니다. 3 배 줌밖에 안되는 싸구려 카메라라서 더 선명하게 못잡은 것이 못내 아쉽군요.

졸고 있는 코뿔소의 도촬입니다.

코끼리 아저씨입니다. 내가 만일 윤회전생의 길을 가게 된다면 코끼리로 태어나고 싶습니다. 지상에서는 코끼리가, 바다에서는 고래가 가장 우아한 생물이 아닌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멧돼지 비슷하게 생긴 남미산 짐승입니다. 이름은 읽었는데 잊어버렸습니다. 묘하게 늘어뜨린 털이 인상적이더군요.

백곰입니다. 코카콜라 광고로 친숙하지만 사실은 무시무시한 맹수.

아래에 보이는 것은 샌프란시스코 동쪽 지도를 스캔한 것인데요, 아래 표시된 녹지가 동물원이고, 위에 길쭉한 녹지가 Golden Gate Park 입니다. 크기를 비교해보시죠. 실제로 공원내에는 차, 자전거, 사람이 마구 뒤엉켜서 돌아다닙니다. 곳곳에 흥미로운 시설들이 많은데 이번에 가본 곳은 Botanic Garden (아래 지도에 Strybing Arboretum 이라고 표시된 곳).

샌프란시스코에는 좀 규제가 이것저것 많은 편입니다. 최근 샌프란에서는 쓰레기를 버리다가 적발되면 최고 천달러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고 한 것이 좋은 예. 공원에서 흡연을 금지하려고 하는 것도 공기보다는 담배꽁초 때문이죠. 아래는 입구에 세워진 금지사항 안내표지판. 제일 아래 있는 것은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것인데 사람들이 무시하고 이것저것 주더군요. 벌금을 왕창 물려야 하는데. 공공장소에는 보통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고 써 있습니다. 우선 동물들이 사람에게 익숙해지면 생존이 위협받을 수도 있고 (나쁜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경계하지 않게 되니까) 스스로 먹이를 찾는 법을 잊어버리게 되고, 마구 얻어먹다가 병에 걸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동물들이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면 사람을 공격하게 됩니다. 실제로 겁없는 다람쥐들이 아이들에게 달려드는 일도 많습니다.

금지표지판의 확대. 위에서부터, 자전거, 스케이트 보드, 롤러스케이트, 퀵보드, 애완동물, 공놀이 금지, 식물을 뽑거나 밟지마시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이군요.

Botanic Garden 의 풍경사진 두장.

가든을 구경하고 나와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 동쪽 해변을 들렀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이렇게 생겼더군요.

계단도 없는 비탈길을 어찌어찌 내려갔습니다. 해변은 대단히 고운 검은색 모래인데 대도시 옆의 바다이다보니, 이 시커먼 것이 원래 색이 그런 것인지 오염되어서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더군요.

해변에서 올려다본 주차장입니다. 살풍경하죠?

확인은 안해봤습니다만, 아마 이게 말로만 듣던 1989년 지진의 잔재가 아닌가 싶습니다. 1989년에 산타크루즈에서 대지진이 났는데 샌프란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때 해안도로 일부가 허물어졌는데 이것을 복구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짐작에 여기가 바로 거기가 아닌가 싶군요. 그런데 왜 복구안하고 방치할까요? 뭔 이유가 있기야 하겠지만...

확인했습니다. 지진의 잔재가 아니라, 자연적인 부식의 결과라고 합니다. 이 도로의 이름은 great highway 인데 20 세기초 개발당시 모래언덕 dune 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개발한 결과로 지금에 이르러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이 부식되어 저렇게 파괴되어 가고 있다고 하는군요. 제가 알고 있던 지진의 잔재는 고속도로 480 번이더군요. 이게 붕괴됐는데 복구하지 않기로 결정했었다고.

해변 풍경입니다.

아마 Surfing 을 즐기려는 듯 잠수복을 갖춰입은 아저씨가, 마찬가지로 잠수복을 입은 꼬맹이와 함께 바다로 들어가는데 참 좋아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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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오리대마왕 2005/02/14 11:59 # 답글

    사자, 아주 멋지군요! :)
  • happyalo 2005/02/14 23:03 # 답글

    코끼리와 고래가 우아하다는 데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그리고 백곰은... 이번 주말에 백곰 다큐를 봤는데요, 보기와 달리 무척 민첩하더군요. 인상적이었습니다.
  • 기불이 2005/02/15 02:29 # 답글

    안백곰들 (가령 불곰) 도 대단히 민첩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굼뜬 사람을 곰이라고 부르는 것은 과학적으로 오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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