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심각한 것은 이 비만치료제에는 식품으로는 사용할 수 없는 마황, 대황 등의 한약제가 함유돼 있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마황이 무엇이길래 식품으로는 사용할 수 없고, 살빼는 약에 이게 들어있는 것일까? 다들 아시남요? 이거 상당히 중요하고 또 재미있는 이야기인데, 아무래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서 여기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오늘의 이야기는 마황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마황과 히로뽕의 관계는 무엇인가? 하는 것.
마황이란, 옛날부터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던 한약재의 이름이다. 기본적으로 교감신경 흥분제이며 발한제, 지사제 및 기침약으로 사용되어왔다. 마황을 영어로는 Ma Huang 혹은 Ephedra 라고 하는데 때문에, 마황에서 추출한 유효성분을 에페드린 Epedrine 이라고 부르며 마황은 에페드린, 슈도에페드린 (에페드린의 광학 이성질체) 외에도 수많은 알칼로이드를 포함하고 있다. 마황에 대한 개략적인 설명은 Ephedra 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에페드린은 아드레날린과 구조적으로 유사하여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 에페드린의 물리화학적 성질은 What is Ephedrine 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즉 에페드린이 함유된 마황은 교감신경 흥분제이기 때문에 특히 카페인과 함께 사용되었을 때 신경을 극도로 흥분시켜 식욕을 떨어뜨림으로써 살을 빼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된다. 그러나 동시에 에페드린은 중독성이 있으며 과다한 복용은 심장발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에서는 에페드린이 포함된 식품의 판매는 금지되어 있고 에페드린 자체는 의사의 처방하에서만 구입가능한 전문의약품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떠오르는 의료산업은 비만클리닉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런 비만클리닉에서 하나같이 에페드린을 처방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정말로 에페드린이라도 처방해야만 할 정도로 심각한 비만환자에 한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믿고는 싶다마는.... 그게 아니라면 의사면허를 취소해버려야 할 정도의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에페드린이 대중의 관심의 촛점이 된 계기는, 볼티모어 Orioles 팀의 투수였던 Bechler 의 죽음이었다. 2003년 봄, 당시 23 세이던 그는 오프시즌중에 불어난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에페드린을 포함한 살빼는 약을 먹었는데 갑작스런 뇌졸중으로 쓰러진 후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의 핏속에서는 에페드린과 슈도에페드린 그리고 다량의 카페인이 발견되었다. 사실은 이전부터 최소한 150명이 마황이 든 건강보조식품때문에 죽고 1500명이 부작용--즉 심장마비, 뇌졸중, 협심증--을 보였다고 의심받아오던 터였다. 이 사건이후 FDA 는 마황이 포함된 살빼는 약의 사용중지를 선언했고 이에 불만을 품은 건강보조식품회사들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마침내 2004년 4월, 미국에서는 에페드린을 포함한 건강보조식품의 판매가 금지되었다.
그러면 왜 FDA 는 이렇게 위험한 물질이 무방비로 대중에게 팔리도록 방관해왔나? 사실을 말하자면 FDA 는 이것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사실 1993년 FDA 는 위험한 물질들을 포함한 건강보조"식품" 들에 약품에 적용되는 것과 같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했었다. 즉 건강보조식품회사들이 해당 식품의 효능과 부작용을 입증하고 판매허가를 위해 자료를 제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제출되었는데 의회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그 다음해, 당시 유타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Orrin Hatch 가 제안한 dietary supplement helath education act 가 통과되었는데 이 법에 따르면, FDA 는 오로지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이 증명되었을 때만 건강보조식품의 판매에 개입할 수 있다. 즉 일종의 '무죄추정원칙'이라고 할까. 그러므로 건강보조식품이 위험하다는 것을 입증할 책임은 FDA 에 있고, FDA 가 그것이 위험하다는 증거를 제시하기 전에는 판매를 중지하거나 제한할 수 없다. 이 법을 제안한 Hatch 상원의원의 지역구 유타주에서 전미국의 건강보조식품 생산량의 20 % 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에페드린이 포함된 식품이 위험하다는 것이 누군가가 죽어서 증명되기 전에는 FDA 는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것이다.
에페드린 자체는 FDA 에서 관리하는 위험한 약물이다. 에페드린 그 자체도 중독성이 있는 마약성 약물이지만, 더 큰 문제는 에페드린 (혹은 독성이 덜해서 감기약에도 사용되는 슈도에페드린) 에서 두 단계만 거치면 쉽게 만들수 있는 메타엠페타민 Methamphetamine 즉 히로뽕이다. 히로뽕의 구조는 위에 보인 에페드린의 구조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하이드록실기 -OH 기가 있느냐 없느냐 일 뿐이다. 즉 에페드린의 OH 를 SOCl2 로 염소로 치환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환원하면 히로뽕을 얻을 수 있다. 보통 염산메타엠페타민 혹은 ICE 라고 하는 것은 메타엠페타민의 염산염을 말한다. 히로뽕이 흥분제이고 에페드린보다 더 강력한 흥분제이다. 그러므로 일각에서 히로뽕을 살빼는 약이라고 말하고서 투약시켜 중독시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있다.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의 히로뽕관련 자료 에 따르면, "1941년 일본국내 제약회사중의 하나인 大日本製藥주식회사가 메스암페타민을 『(philopon)』(히로뽕)이라는 상품명으로 판매하면서. 이 상품명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전해져 메스암페타민을 가르키는 용어로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고 한다. 또 "히로뽕을 시판한 大日本製藥주식회사는 히로뽕을 투약할 경우 졸음이 가시고 피로감이 없어지는 효과에 착안하여 희랍어의 "philoponos" 즉 "일하는 것을 사랑한다"는 단어에서 "philopon"이라는 상품명을 따왔다고 한다. 이 상품명은 일본어로 "히로"[疲勞 피로]를 한방에 "뽕"[의성어]하고 날린다는 의미도 같이 가지고 있다." 고 한다. 이제 어디가서 히로뽕 얘기가 나오거든 이 이야기를 인용해서 아는 척 하도록 하자.
히로뽕을 투약하는 다양한 방법 및 다양한 상품명등은 위 사이트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그런데 이 사이트는 대체 마약퇴치운동본부인지 마약정보 포탈사이트인지 잘 모를 지경으로 너무 자세하게 알려주는 것이 흠이다.
이것보다 더 황당하게 자세한 사이트가 있는데 Methamphetamine 가 그것이다. 아무래도 이건 마약쟁이들이 정보를 나누는 마약 포털같은 느낌인데 그만큼 방대한 자료가 있으므로 마약에 관해 "학문적"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가보실만한 곳이다.
미국의 화학과 대학원 및 일반화학실험실의 저울은 다 쇠사슬로 고정되어 있는데, 이것은 저울이 심심찮게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 저울들을 어디다 팔 길이 있는가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엔드 유저는 마약을 만드는 가내수공업 공장일 것으로 짐작된다. 위에서 보였듯이 메타암페타민은 에페드린에서 대단히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비전공자라도 약간만 연습하면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아마추어들은 정제를 제대로 할 수가 없어서 약물의 순도가 낮아지기 마련이다. 위 사이트에 따르면, 길거리에서 팔리는 소위 스피드는 단 10% 정도만 메타엠페타민이고 나머지는 불순물이라고 한다. 즉 스피드 따위의 저질 마약은 히로뽕보다도 더 위험한 것들이다. 메타엠페타민의 합성에 사용되는 시약 가령 메틸아민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구입시 특별한 허가가 필요하고, 열쇠로 잠그는 캐비넷에 보관해야 하며, 사용시 사용자 이름, 용도, 사용량 등을 다 기록해야 하는 특별관리대상품목이기도 하다.
순수한 메타엠페타민은 하얀색 결정인데 불순물에 따라 저질마약들은 색을 띈다. 붉은 색은 원재료인 슈도엠페타민의 알약에서 오는 것으로 쉽게 제거가 되지 않는다고 하고 오렌지색은 에페드린 황산염을 사용했을 경우 생성되는 황의 색깔, 보라색은 환원제로 사용된 요오드가 남아서 그런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흔히 천연물은 안전하다고 믿지만, 천연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안전하지 않다: 에페드린은 천연물이지만 과도하게 복용시 위험하다. FDA 는 에페드린의 일일 복용한도를 8 mg 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것은 천연물질이므로 안전하다고 하면 과감히 즐~ 을 날리도록 하자.
2. 수천년 사용해온 생약 및 식품은 안전하다고 믿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마황은 수천년간 사용된 약재이지만 과량복용시 위험하다 (한방에서도 제독과정을 거쳐서 사용한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다마는.). 그러므로 이것은 자연이 만든 생약이어서 안전하다고 하면 가볍게 즐~ 을 날리도록 하자. 자연은 그렇게 자비롭지 않다.
3. 지금도 시중에 마구 돌아다니는 소위 건강보조식품은 약품과 마찬가지 혹은 그에 준하는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게 법제화되기는 난망하다. 그러므로 건강보조"식품" 이라고 해서 그게 진짜 식품이라고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가능하다면, 먹지마라!)
4. 자기 목숨은 자기가 지킨다는 자세로, 뭔가 입에 넣기 전에 반드시 한번 더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고, 건강보조"식품"으로 병을 고친다든지 살을 뺀다든지하는 소리에 혹하는 사람은 자신의 나빠지는 건강에 반쯤 책임이 있다 (즉, 수상한 것은 먹지마라! 식품으로 병을 고친다는 소리는 그냥 즐! 하고 상대하지 마라!)
이 방대하고 중요한 주제를 너무 간단하게 다룬 감이 있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다루어 보아야 할 정도인데, 우선은 이 정도로 그치기로 한다.









덧글
bzImage 2004/12/01 01:58 # 답글
복어독 역시 천연물이죠. (싱긋)http://www.hipusa.com/korean/mentalhealth/ko_substance.html
이런것도 있습니다만 어째서 마약관련 텍스트들은 하나같이 그 자체가 마약포털같죠 =_=
happyalo 2004/12/01 03:08 # 답글
1. 한약 중에 살이 빠지는 한약이 있다고 하던데 마황 성분이 그 역할을 하는 걸까요?2. 여태 히로뽕과 암페타민이 다른 건 줄 알고 있었습니다...
기불이 2004/12/01 05:39 # 답글
bzImage 님// 복어독. 그렇죠. 독버섯도 그렇고...happyalo님//
1. 정보가 없습니다만, 통상 생약소재 살빼는 약은 흥분제로 기능해서 식욕을 떨어뜨리고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황및 에페드린은 의사의 처방하에 사용가능하므로 들어있을 가능성도 있죠. 에페드린 뿐만 아니고, 항우울제가 광범위하게 식욕억제의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이걸 문제삼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안먹어도 되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런 걸 처방하는 것은 피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것이 문제의식입니다. 지금 비만치료제에 대해서 좀 정리를 해볼까하고 자료를 모으는 중인데 대부분은 항우울제 계통으로 신경을 흥분시켜 식욕을 억제시킬 목적으로 사용하는군요.
2. 암페타민은 프리아민이고 (-NH2) 히로뽕은 메타암페타민 (-NHCH3) 입니다만 통상 혼용해서 부르더군요. 암페타민이 좀 더 약하고, 옛날에는 기침약이나 살빼는 약으로도 흔히 사용했었습니다.
Yeon 2004/12/01 08:09 # 답글
비만치료제에 섞여 들어간 마황이 실제로 "기침을 멈추는" 용도로 쓰이면 매우 탁월한 효과를 낸다고 들었어요. 저도 조사를 좀 해봐야 겠군요.
prozac 2004/12/02 01:41 # 삭제 답글
비만클리닉에서 에페드린을 남용하지는 않아요. 그럼 정말 면허정지감이게요. 요즘은 지방분해제나 항우울제 좋은것들이 많아서 그런것들로 치료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것두 엄격하게 BI측정해서 처방하던데요. 비만클리닉이 여자들 다이어트 위해 있는 챠밍스쿨 같은 곳은 아닙니다. 당뇨나 고혈압같은 질환 치료에 비만이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실제로 비만클리닉에서 치료하는 환자들도 그런 사람들이에요. 것도 대단히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혹 비만클리닉에 대해 사람들이 잘못 생각할까봐 덧글드렸습니다.아참. 그리고 암페타민은 소아집중장애(ADHD) 치료제로 요즘도 쓰이고 있습니다.
기불이 2004/12/02 03:43 # 답글
일부 비만클리닉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에페드린 남용하는 비만클리닉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죠. 소아집중장애는 나중에 언제 계기가 되면 쓰려고 생각중인 주제입니다.말씀하신 것이 다 옳은데 한국하고도 서울에 새로 생기는 비만클리닉들은 통상 비만클리닉과 좀 다른 것 같더군요. 좀 더 차밍스쿨 오리엔트된... 마치 피부과가 여드름 치료로 오리엔트되어서 화장품 가게로 전업하는 것과 비슷하게 말이죠.
http://www.stoo.com/html/stooview/2004/1119/092009960813111100.html
http://www.dominilbo.co.kr/gisa/description.html?no=136642
http://www.medigatenews.com/Users2/News/NewsView.html?ID=12439&nSection=1
http://www.newstown.co.kr/newsbuilder/service/article/mess.asp?P_Index=15302
http://www.dailymedi.com/news/opdb/index.php?cmd=view&dbt=article&code=47150&cate=class2
같은 기사를 보면 참 깝깝합니다. 병적인 비만이 아닌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 의사의 도리겠습니다만 그래봐야 그 환자들은 욕하면서 다른 병원갈테고.. 의사들도 점점 경쟁이 심해지니 저러겠지 생각하면서도 참 깝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