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예술가들을 위한 사업계획서 by 기불이

하드웨어 유감.

제 이글루를 매일 찾아주시는 단골손님중에 "꿈의대화" 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분은 가난한 예술가인데 평소 이분의 이글루의 글을 읽다가 느꼈던 것이 있는데, 특히 저 위 하드웨어 유감을 읽고 참으로 대한민국에서 가난한 예술가들이 예술하기 힘들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뭐 문제는 밥벌이할 시장이 작다는 것이죠. 가요시장 자체는 작다고 할 수 없는데, 구매력을 가진 10대들은 다 금붕어 밥주러 가고 (동방신기라는 그룹의 팬클럽이 86만 회원을 가졌다는데 10대 여학생의 반정도될랑가?), 20대이상은 기본적으로 음반을 별로 사지 않고, 산다 해도 굉장히 뛰어난 그룹 (주류든 비주류든) 것만 사니까 사실 고만고만한 시작하는 밴드라든가, 유명하지 않은 언더그라운드 밴드는 먹고 살 길이 없죠.

그래서 가난한 예술가들이 어떻게 먹고살 길이 없을까? 하고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읽어주세요. 그냥 해본 생각입니다.

미국이란 나라는 인디밴드들이 어떻게 먹고사는가에 대해 좋은 벤치마킹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여기는 진짜 많은 인디밴드가 있고 생전 못들어본 그룹들도 전국 순회공연을 하고 공연장에서 자기 씨디를 판다. 무엇보다 여기 젊은이들이 이런 콘서트를 좋아한다는 게 첫번째 이유일 거고 (콘서트 핑게대고 데이트도 하고, 밤늦게 나가 놀기도 하고, 마약도 하고...) 소형 콘서트를 할 수 있는 싼 공간이 많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일 거고, 사람들이 자기 지역 밴드를 마치 스포츠팀 응원하듯이 좋아하고 후원해준다는 것도 이유일 거다. 이런 저런 핑게를 대는 지역행사가 많이 있는데, 그때 지역 밴드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많이 주는 것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밴드를 알릴 기회가 많다는 것이 아닐까. 조그만 라디오 방송들이 많아서 자기 지역의 밴드 음악을 많이 틀어주는 것도 인상적이고, 대학에서 나오는 신문들도 지역 밴드 공연에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해주고 지역 밴드 앨범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지역신문들도 지역밴드의 활동에 무관심하지 않다. 많은 무가지들이 소개를 많이 해준다 (어차피 지면은 채워야 하고).

차에서 즐겨 듣는 라디오채널은 큰 방송이 아니고 전파도 약해서 나오다 말다 하는데 광고도 보면 무슨 무슨 거리에 있는 무슨 카센터 제공입니다 이런 류고 주민들에게 전화받아서 자동차가 이상한데 뭐가 문제인지 상담도 하고 그런다. 한국은 방송법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는데 라디오 방송을 송출하려면 사실 기계 한대하고 스튜디오 하나만 있으면 된다. 방송법이 허락한다면, 작게는 구 주민이나 작은 시의 경우 그 시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라디오 방송도, 운영을 잘하면 수지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어차피 유지비용은 크게 들어가지 않는 것이고, 그 지역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전하면서 (무슨무슨 네거리에 언제부터 공사를 한다든지, 차선이 줄어든다든지 구청에서 뭘 공짜로 받을 수 있다든지 사실 방송할 내용은 무궁무진.) 지역주민들을 패널로 섭외해서 재미난 코너를 꾸밀 수도 있고 (가령 무슨 카센터 사장을 고정패널로 모셔서 자동차 상담을 전화로 받는다든지, 큰 음식점 사장을 모셔서 매주 정기적으로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든지.. 출연료 안줘도 나올 사람 줄 섰다에 한표.). 라디오에서 음악을 트는 것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러니 지역 소규모 밴드들의 음악을 틀어주면 좋지 않겠나. 음악 끝나면 이 시디를 사려면 무슨무슨 레코드에서 판다는 걸 알려주고...

즉 니치마켓을 공략하고 윈윈게임을 전개하면 소규모 밴드들에게도 기회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봤습니다. 미국은 한국인 많이 사는 동네에는 이런 한인 라디오가 많은데 다들 먹고 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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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orwin 2004/11/22 08:58 # 답글

    좋은 생각이네요. 하지만, 서울 처럼 건물이 밀집해 있고, 전파 수신 환경이 안 좋은 동네에서는 약간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지상파는 상당한 세기로 쏘고 있는 편인데두, 난시청 지역이 많아 케이블 텔레비전이 많이 보급되어 있는 이 곳에서 전파를 이용한다는 것은 약간 어려울 듯 합니다.
  • corwin 2004/11/22 08:59 # 답글

    한마디로 서울에서 그짓하기엔 돈이 많이 든다...뭐 이런 내용입니당.
  • corwin 2004/11/22 09:01 # 답글

    지방 도시 중 전파 수신 환경이 좋은-평지가 많고, 건물이 높지 않은-그런 곳에서는 가능할 듯. 내 고향 평택에선 가능할지두.
  • 기불이 2004/11/22 09:09 # 답글

    AM 을 쓰면 괜찮을 걸요. 낮은 주파수는 에너지가 약해서 투과력은 약하지만, 대신 회절성이 좋아서 난청지역이 적다고 알고 있는데.
  • corwin 2004/11/22 09:56 # 답글

    종교 단체가 후원하는 각종 AM 라디오 방송국들도 재원이 별로 든든하지 못해서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장비 가격이나 송출에 드는 전기 비용이나 뭐 각종 운영비도 꽤 되구요. 스몰 사이즈로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는 걸로 알아서...방송 관련 업을 삼고 있다보니 조금 아는 사항이라 주절 거려봤습니다.
  • 기불이 2004/11/22 10:03 # 답글

    그러니까 체면차리지 말고 수익사업에 나서야한단 이야기죠. 동네 분식점 광고도 따고, 어디 아파트 매물 나온 거 광고도 내고... 무가지인 정보지도 수익이 나는데 힘들긴 하겠지만 사업이란 게 그런거죠. 물론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 고이율을 약속하고 잔뜩 빌린 다음에 연휴를 틈타 유유히 국외로....
  • 꿈의대화 2004/11/22 11:50 # 답글

    아~아~아~ (ㅜㅜ) 굳이 "가난한 예술가"라고까지 표현해주실것은...(ㅜㅜ;) 학생이면 학생답게.
    [프로]라는 이름은 너무 무거운 짐이니까요...(그럼에도 올라서려고 발버둥 치고 있지요...-_-;)

    웹을 이용하여 계획하고 있는 아이템이 있습니다...팀내에서 제 위치가 자칭 "사무총장"이다 보니...(^^;)
    비즈니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그러나 항상 고민해도, 가장 중요한건 그만큼 "좋은 곡"을 쓰는것 이상은
    없더군요...(-_-;)
  • 꿈의대화 2004/11/22 11:51 # 답글

    쳇. 기말과제곡 제출일도 열흘 남았군요...(죽었지 뭐)
  • 디제이쏜다 2004/11/22 15:42 # 답글

    저도 예전에 생각해 봤던 문제입니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기존의 매체가 아닌 대안 매체로서의 사설(?) 방송에 대한 태클이 상당할 듯 합니다. 방송이라는 것에 대해 엄숙주의(?)적 선입견이 좀 있잖아요. 사실 방송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별 것도 아닌데 말이죠.
  • 기불이 2004/11/22 16:33 # 답글

    디제이쏜다님// 한국서는 좀 가망없는 이야기이긴 하죠. 청소년들이 그런 방송들을까봐 또 얼마나 걱정들 하겠습니까. 그리고 한국은 아마 전파가 더 엄격하게 관리될 테지요. 북한도 있고 하니..
  • happyalo 2004/11/24 21:00 # 답글

    '금붕어 밥주러 가고'에 쿡~ 입니다. 기불이님의 글재주에 늘 탄복... ㅋㅋ

    위의 얘기에 한 대안이 인터넷 방송 아닌가 싶네요. 잘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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