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글에서도 썼지만 미국인들에게는 비만--이라기보다는 인간코끼리들--이 많다. 이 동네는 부자동네라서 그런가 많이는 못보았지만, 동부에서는 길에 진짜 코끼리만한 덩어리들이 굴러다닌다. 이런 뚱보들--다시 말하지만 한국에서 살찐 사람정도를 생각하면 안됨--중에는 카트 (미국카트는 한국것보다 훨씬 큽니다) 를 두개 밀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카트에는 대개 콜라, 냉동피자, 아이스크림, 사탕 등등이 그득하다. 저런 사람들이 걸을 때는 다리를 내딛는 충격으로 팔뚝의 살이 물결치는 것이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인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몸은 뚱뚱한데 (특히 엉덩이가 크다) 얼굴은 핼쓱해서 역시 저것은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유전자이상일 것이라고 짐작한다.
옛날에는 비만이 부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가난과 무지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부추겨서 맥도날드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일군의 변호사들이 있었다. 그때 주위의 미국애들에게 의견을 물어본 일이 있었는데 (갸네들은 날씬해서 의견이 달랐을 수도) 대개 동의하지 않는 쪽이었다. 나도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위에 인용한 기사의 말미에
이진우 환경정의 환경정의국 간사도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이 대부분인 열량 높은 음식을 '품질 높은 메뉴'라고 주장하면서 (먹느냐 안 먹느냐는) 개인의 선택문제라고 하는 것은 기껏 때려 놓고 왜 피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것과 같다"며 "포장지에 성분이나 '과다한 패스트푸드 복용은 건강을 해칩니다'는 내용 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하루에 한끼는 패스트푸드를 먹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전적으로 기름덩어리 햄버거를 먹느냐 마느냐는 소비자의 선택의 문제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 기름버거가 기름덩어리란 것을 알았다면 안먹었을 것이다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맥도날드 버거가 기름버거란 것이 잘 알려진 지금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사먹는 뚱보들 많다.
원래 햄버거란 것은 독일 함부르크 지방에서, 소고기를 갈아서 뭉친 패티를 불에 구워서 먹던 음식 함부르크 스테이크를 야채와 같이 빵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로 만들어 낸 음식이다.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상품가치가 없는 부스러기 고기를 맛있게 먹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마치 소시지처럼). 이런 말을 굳이 하는 것은, 맥도날드 햄버거가 햄버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상기하고 싶어서이다. 잘 만든 햄버거는 참 맛있고 영양균형이 훌륭한 음식이다.
즉 나는 맥도날드에 대해서 별로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나자신 맥도날드 제품 안먹은지 한 삼년 되어간다 (일단은 맛이 없어서).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맥도날드만 붙들고 늘어지는 자들에 대해서 더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다. 내가 빅사이즈 미 포스팅에 관련해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글을 쓰긴 했지만, 그것이 맥도날드를 많이 먹으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실험으로 맥도날드 제품만이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문제의식이었다.
패스트푸드만 한달씩 먹으면 문제가 생길 것은 보지 않아도 뻔하다. 내가 맥도날드 점장이고 맘먹고 이 실험을 공박할 생각이 들면, 사람을 하나 고용해서 한달간 떡볶이, 라면, 튀김 등만 먹이는 실험을 할 것이다.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균형있는 식사를 하지 않으면 어떤 음식을 먹든지 문제가 생긴다. 균형있는 식사를 해도,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적은 생활을 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 패스트푸드만 한달 먹었더니 살이 몇 kg 찌고 간수치가 어쩌구 하는 것은 대중에게 겁을 주기 위해 디자인된 악의적인 실험이다. 대중에게 패스트푸드의 위험을 알리고 싶다면, 햄버거뿐만 아니라, 길거리에서 파는 떡볶이나 순대볶음, 튀김의 위험도도 같이 알려라 (나는 그것들이 더 위험하다고 본다). 노점에서 파는 그 음식들은 최소한의 규제도 받지 않는다. 거기서 사용되는 식재료의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 (거기다가 그 먼지많고 매연 날라댕기는 길거리에서). 지금 생각하면, 어린 시절의 내가, 오뎅 찍어서 먹던 간장은 도대체 몇명이 공유해서 쓰는 것이었을까? 먹던 오뎅 집어넣고 또 집어넣고.... 맥도날드는 최소한 캐첩은 공유시키지 않는다. 서울역앞에서 노인들이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파는 몇년전에 만들었는지도 모를 김밥은 어떤가 (혹시 중국산?)? 할일은 무궁무진하게 많고 패스트푸드는 한국에서 주류음식이 아니다.
그런데도 패스트푸드에 주력하는 것은, 결국 이들이 국민의 보건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대중의 흥미를 끌어 인기를 얻는 것이 주목적이고, 특히 패스트푸드도 종류가 많은데 맥도날드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에 대한 혐오를 끌어내기 위한 전술이 아닐까 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좀 살아보니 (아직 늙은 건 아니지만) 그건 아닙니다. 결국 잘못된 수단은 정당한 목적마저 의심받게 만드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저 기사에 소개된 카페에 가서 본 그림들:











덧글
늘꿈속 2005/01/19 15:22 # 답글
위 글의 논의와는 관계없는데,'상품가치가 없는 부스러기 고기'란 대목에서 '춘천닭갈비'가 떠오르는군요. 근데 원래 춘천닭갈비의 원료는 맛도 형편없는 거였다고 하죠. 廢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