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의 촌지 by 기불이

검찰총장이 24명의 기자들과 함께 밥먹고 술먹고 하면서 추첨을 통해 50만원이 든 봉투 10개를 줬다고 한다. 기자들은 집에 가서 보니 돈이 들어서 돌려주거나 복지단체에 기부했다고 하는데...


...ㅎㅎㅎ 왜, 집에 가기 전에 뜯어보면 구속될까봐 안뜯어봤대?

만져보면 알지 그걸 모를까. 받긴 했는데 문제가 커지니까 돌려주거나 기부하거나 한 것이겠지. 하긴 검찰총장이 공개석상에서 돈봉투를 주는데 그 자리에서 거절할만한 배짱이 있는 기자도 드물 거다. 생각해보세요. 설마 공개석상에서 저런 식으로 돈을 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그냥 기념품같은 것을 주지 않을까 생각했겠지. 근데 받고보니 돈봉투야. 나라도 어안이 벙벙해서 그 자리에서 거부하거나 돌려주지는 못했을 것 같다. 받아도 되나? 하고 생각이 복잡했겠지.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아마도 이 사건이 커진 것은 검찰총장의 실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돈봉투를 줄 거면 전부에게 다 줬어야 말이 없지 추첨을 통해 24명 가운데 10명만 줬으니 일이 커진 것이다. 당신이 돈봉투를 못받은 14명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해봐요. 기사로 쓰겠나 안쓰겠나. 검찰총장이 뭐랄까, 구태에 젖긴 했는데 애매하게 젖어서 이런 실수를 한 것이다. 24 명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눠줬으면 이전에도 그랬듯이 세상 사람 아무도 모르고 지나갔을 일이다.

애당초 기자들에게 "특수활동비" 라는 돈으로 촌지를 주어온 관행이 있었겠지. 이번에는 돈을 주는데 좀 재미있게 주자 이런 생각에서 저랬을테고. 나는 기자들이 검찰총장하고 같이 밥을 먹고 술을 먹고 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 기자들이 검찰총장하고 저런 자리를 갖나? 이 사건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기자들이 공무원들에게 밥얻어먹고 술얻어먹고 돈얻어먹는 이런 썩은 관행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이다. 예전에 이런 문제를 정식으로 해결해보려고 애쓰시던 분이 계셨는데 결국 괴롭힘을 당하다가 자살하셨던 것을 생각하면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한겨레신문은 창간초기부터 촌지거부로 유명했었다. 그래서 기자들이 따돌림도 받고 그랬는데 세월이 지나니까 한겨레 기자도 추첨을 통해 돈봉투를 받는다. 물론 돌려줬다고는 하지만. 하긴 한겨레가 창간된 것도 21년전이다. 강산이 두번 바뀔 세월이니 한겨레도 변하는 게 맞겠지. 근데 왜 다른 신문사 기자들은 안바뀌나. 세월이 흘러도 죽어도 안바뀌는 것도 있는 것이다...

검찰청 대변인은 그 돈이 특수활동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검찰총장 촌지 논란 '유감'.."촌지 아니다"

" 대변인은 또 김 총장이 기자들에게 준 돈의 출처도 보도된 바와는 달리 특별활동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조 대변인은 "김 총장이 서울서부지검을 격려차 방문한 후 남은 돈으로 (추첨)한 것"이라며 "먼저 쓰고 김 총장이 자비로 보전한다고 했고, 실제로 개인적으로 모두 돈을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처음부터 (돈을)준비한 것이 아니라 총장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순간적으로 한 일"이라며 "특별활동비가 아니다. 오해"라고 강조했다.
"

"김 총장이 서울서부지검을 격려차 방문한 후 남은 돈" 이라니... 더 이상하다. 대체 서울서부지검을 격려차 방문하는데 왜 돈을 가져가야 하며 (그것도 현금 + 수표) 얼마를 가져가서 얼마를 썼길래 500만원이나 남았단 말인가? 이해를 시도해보자면, 서부지검에 금일봉을 하사하러 갔는데 준비한 봉투를 뿌리고도 많이 남았다 이거지. 남은 게 500만원이면 준비한 건 대체 얼마여... 근데 이것도 소득이잖아. 그죠? 금일봉 받은 검사나으리들은 이 수입을 전체소득에 합산해서 소득신고하려나? 아마 현금수입이니 신고하지 않겠지?

서부지검에 금일봉을 하사하러 갔다면 공금인데 그런 공금을 일단 땡겨서 기자들에게 선물로 주고 나중에 자비로 보전했다 이런 이야기여? 일전에 기부금 받은 걸 일단 본인이 쓰고 나중에 채워넣는 것도 불법이라고 하던데 이런 건 불법이 아닌가? 불법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검찰총장은 사려깊지 못했다고 했다는데 기자들에게 돈봉투 주는 게 합법인지 심각하게 의심스럽다. 이런 것도 규정이 있을 것 같은데 검찰에는 이 건을 정식으로 수사해서 검찰총장을 기소할 용자가 없는가? 나는 법률을 잘 모르지만 이런 것도 "포괄적 뇌물공여" 에 해당되지 않나 싶은데. 하긴 기자는 공무원이 아니니까 뇌물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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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라라 2009/11/07 02:46 # 답글

    일부러 알려지라고 추첨식으로 한건지도..저런 풍조 근절 하려고 살신 도덕? 응?
  • 갈매나무 2009/11/07 10:32 # 답글

    구라를 풀더라도 눈꼽만큼이라도 납득이 가도록 풀 일이죠. 이것들이 누굴 바보로 아나...
  • 효우도 2009/11/07 11:27 # 삭제 답글

    라라// 그말이 맞거나 아니면 바보이거나 할 것 같네요. 근데 검찰총장이 바보라면 한국은 저런 바보가 검찰총장이 될 정도로 썩은 나라인가...
  • 그런데 2009/11/07 12:03 # 삭제 답글

    이거 기사 최초 보도한 쪽이 돈을 받은 경향신문쪽이예요.
  • 기불이 2009/11/07 12:26 #

    딴데서 폭로나와서 쪽팔리기 전에 선수를 친 모양이죠.
  • 2009/11/07 12:4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구아바 2009/11/07 19:48 # 답글

    이거 뇌물이라기엔 무리가 있는 관례인데..
  • 로무 2009/11/07 23:37 # 답글

    사라져야하는 관례이고 뇌물의 일종으로 보자면 못볼것도 아닐듯... 금시계도 논두렁에 던지는 세상인데 뭐..
  • 2009/11/07 23:5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금잔디 2009/11/08 02:36 # 삭제 답글

    준규씨가 청문회때 넉살좋게 개기는 거 보면서, 뭐 저런애가 있나 싶었어요.
    조만간 사고 칠 줄 알았죠.
    그런데 이렇게 빨리 칠 줄은 몰랐어요. 뿌리는 돈이 촌지가 아니라니 ㅋㅋㅋㅋㅋ
    MB정권은 정말 무법(MB)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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