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은 무척 불쌍하고 불편한 영화였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불쌍하고 불편했다거나 이런 고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좀 그럴싸한 장르영화를 만들어보겠다고 발버둥치는 모습이 정말 불쌍하고 불편했고 이런 영화가 그렇게 대성공을 하다니 정말 대한민국 영화판 불쌍하고 불편하다.
야수 두 마리가 서로 부딪히는 영화는 잘만들면 정말 멋있다. 빛과 어두움에 자리한 두 마리 야수가 맹렬하게 부딪히며 싸우고 서로 이해하고 또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말살할 때까지 집요하게 싸우는 그런 이야기는 아드레날린을 펑펑 쏟게 한다. 만일 두 마리 야수가 모두 더러운 놈들이라면 그것도 또한 멋있다. 더러운 놈이 더 더러운 놈과 맞서며 서서히 변화하는 이야기도 매력적이다.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런 간절한 호소를 장면마다 쏟아내고 있는데, 마치 지하철에서 처량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수레를 밀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가짜 장님의 절절한 호소문을 읽는 느낌이다.
주인공 강철중은 무능하고 무기력하고 나쁜 경찰이다. 지역상인들에게 삥을 뜯고 깡패에게서 마약을 뺏어서 팔려고 시도하는 그런 나쁜 경찰이다. 나쁜 놈이긴 한데 대체 돈을 어디다가 숨겨놓았는지 통장에는 몇푼 없고 지지리 가난하게 산다. 아마 뭔가 숨겨진 사연도 있는 것 같다. 자기 입으로 마누라가 칼 맞아죽었다는 소리도 하고 사시사철 아무리 더운 날에도 땀을 뻘뻘 쏟으며 길다란 겨울옷을 입고 다닌다. 그런데 이 사연은 결국 밝혀지지 않는다. 그러면 이런 이상한 설정은 왜 있는지 궁금해진다. 끝까지 관객의 시선을 잡아두는 맥거핀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처음에는 설정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삭제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것도 참 어이없는 대목이다.
여하튼. 무기력하고 나쁜 경찰이 더 나쁜 놈을 만나 피가 펄펄 끓어야 하는데 깡패에게서 마약을 뺏어서 약쟁이를 통해 팔아치우려는 썩을대로 썩은 경찰보다 더 나쁜 놈은 어떤 놈일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조폭들을 지배하고 이용해서 자기의 검은 배를 채우는 정치인이나 고위 경찰 이런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엉뚱하게도 자기 부모를 죽이는 싸이코패스 "패륜범죄자" 가 더 나쁜 놈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범죄자 경찰보다 더 나쁜 것은 패륜범죄자인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은 자기 부모를 죽이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렷다.
이런 대목에서 벌써 어이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난무하는데, 조규환이 처음 죽이는 택시기사를 보자. 조규환이 딴 생각을 하다가 택시를 들이받았다. 내려서 보험처리하겠다고 하는데 택시기사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윽박지른다. 그리고 택시기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내가 조규환이라도 정말 열받았을 것 같다. 아니 이건 사고잖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다 책임지고 보상해주겠다는데 사과를 하라고 윽박지르는 건 뭐야. 게다가 택시기사들 모여드는 건 뭐야. 겁주겠다는 거야? 뭐 그렇다고 죽일 것까지야 없겠지만 몰상식한 택시기사때문에 화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정말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나이타령이 있겠다. 새로 강력반에 온 반장은 부하에게 "너 몇살이야?" 하고 윽박지른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자 "미안하다." 하고 얼버무린다. 왜, 나이가 어리면 어쩔려고 그랬어? 패륜아 조규환은 식당에서 우연히 자기에게 부딪힌 사람에게 화를 벌컥 내는데 이 사람의 일행들이 자기들끼리 "나이도 어린 사람이..." 운운하자 그 사람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나이 많은 사람이 실수를 하고 사과를 하는데 나이 어린 사람이 사과를 받고 잘 끝내지 않고 끝까지 화를 냈다 이거지. 왜, 나이가 많은 사람은 자기한테 부딪힌 사람이 사과를 하고 세탁비를 물어주겠다고까지 해도 끝까지 무례하게 굴어도 되는 거야? 도대체가 말이 안되잖아. 나이가 벼슬이야 뭐야.
그런데 강우석 감독이 보기에는 나이가 벼슬이고 부모라는 게 절대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인 것이다.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고 부모를 죽이는 놈이 깡패에게 마약을 뺏아서 팔아먹으려고 하는 부패경찰보다 아주 더 나쁜 놈으로 설정되는 것이다. 이 무기력하고 썩어빠진 경찰나으리가 격분하는 것도 "패륜범죄" 때문이다. 하긴 조폭에게 상납받는 고위경찰이나 정치인따위는 존경의 대상이나 벤치마킹의 대상이지 격분할 대상이 아니겠지.
근데 이 썩어빠진 경찰은 게다가 성질머리가 더럽고 예의고 규정이고 다 무시하는 쓰레기같은 놈이라 영장도 없이 넘의 집에 들어가는 것도 예사요 증거도 없이 사람을 두들겨패는 것도 예사다. 아마 감독은 강철중이 조규환을 괴롭히는 장면을 보면서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라고 한 것 같은데 나는 보는 내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저런 거지같은 경찰은 즉시 파면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패륜범죄는 물론 나쁘지. 그래서 가중처벌되는 범죄이다. 증거를 포착했다면 그 증거를 내세워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그만이다. 충분한 정황증거도 있고, 물증도 있고, 범행도구인 상당히 특이하게 생긴 칼도 남겨두고 갔으니 이 칼을 추적하면 사실 간단하게 조규환을 체포할 수 있었으리라. 비전문가인 강철중이 찾아낼 수 있었던 결정적 물증을 시체검안을 담당한 국과수 검시관들이 못찾아냈다는 게 상당히 웃기지만 이 영화에 앞뒤가 맞는 구성 그런 거 기대하는 게 바보짓이라고 본다.
근데 굳이 체포하기보다는 공연히 강가에서 격투를 벌여 때려죽이는 결말을 택한 것은 오로지 싸움하는 장면을 넣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법의 심판보다는 "이에는 이" 라는 거지. 저런 나쁜 놈은 맞아죽어야 한다 그런 거지. 그거야 뭐 그렇다고 하자. 근데 죽은 조규환의 시체위에다가 자기가 빼돌린 마약을 뿌리는 건 대체 뭐냐. 동료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다고 하자. 시체위에 마약이 가득이야. 대체 누가, 왜 이 마약을 뿌린 거라고 설명할 거야... 죽은 조규환이가 스스로 뿌렸다고 할 거야? 조규환이 차에서 마약을 발견해서 강철중이 뿌렸다고 할 거야?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되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
교통으로 전보발령난 강철중이, 가게에서 난동을 피우는 깡패들과 싸우는 장면만 해도 그래. 그런 경우에 지원을 요청하고 얘들을 조용히 체포하면 그만이잖아. 깡패들은 난동은 피웠지만 가게를 부수진 않았다. 근데 강철중은 가게를 그야말로 다 때려부순다. 근데 뒤늦게 도착한 경찰들이 이걸 보고 흐뭇해한단 말이야. 주민들은 박수를 하고. 이게 말이 되냐? 그 부서진 가게는 누가 물어줄 건데. 그 가게 주인이 입은 손해는 누가 보상할 거냐? 그냥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불끈하는 정의파 경찰로 강철중을 묘사하고 싶었던 거지. 부패경찰이 패륜범죄자를 추적하면서 착한 경찰로 거듭났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지. 근데 이게 어디를 봐서 정의파 경찰이야. 쥐꼬리만한 권력을 업고 자기 스트레스 풀려고 시민의 재산을 마구 파괴하는 거지같은 경찰이지.
근데 강철중은 조규환을 죽인 다음 아무렇지도 않게 본업에 복귀해서 거듭난 경찰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 명색 경찰이 법이 아니라 사적인 집행을 하고 자기 범죄의 증거를 인멸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경찰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왜? 영화에 나오잖아. "강력반 애들은 힘들게 일하니까 좀 받아먹어도 괜찮아." 뭐 이런 거지같은....
영화 자체가 거지같지만 제일 거지같았던 것은 나오는 놈들이 전부 하나같이 입에 욕을 달고 살고 뻑하면 사람 머리를 때리는 것이었다. 거친 것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욕을 남발하는 것은 그야말로 안일한 설정이다. 감독의 상상력 부재라고 할 수 있지. 조규환은 첫등장때 샤워하면서 수음을 하는데 이 장면은 왜 들어갔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안된다. 아마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더러운 자식 이런 묘사를 하기 위해 수음하는 장면 다음에 아이를 무등태우고 다정한 가정의 가장행세를 하는 장면을 넣은 것 같은데 샤워하면서 수음하는 게 수질오염은 좀 될 지 모르지만, 그게 다정한 가정의 가장행세와 대비될만큼 그렇게 비윤리적이거나 나쁜 짓인 거야? 그런 거야? 이 영화에 뭘 바라겠나. 이런 영화 본 내가 미친 놈이지.
왜 그렇게 서로 머리를 때리는지, 탁 소리가 날 때마다 내가 다 놀라고 움찔거렸다. 저런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놈들을 봤나. 말로 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서로 머리를 때리나. 영화가 하여간 장면장면 거지같지 않은 장면이 없어. 칼잡이 유해진이 칼로 재주를 피울 때 강철중이 일부러 의자를 발로 차서 유해진이 손가락을 칼로 자르는 장면이 있다. 웃기라고 넣은 장면인데 사실 이거 정말 나쁜 짓이 아닌가? 조규환은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내고 보상해주겠다고 했음에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고 욕을 먹었다. 근데 강철중은 일부러 넘의 손가락을 손상시켰는데도 오히려 손가락 다친 넘이 쩔쩔맨다. 어떤 놈이 더 나쁜 놈이냐?
내가 볼 적에 조규환이 아니라 강철중이 "공공의 적" 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 자체가 "공공의 적"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조규환은, "공공의 적" 이 아니라, 오히려 나이많다고 어린사람 무시하고 뻑하면 사람 머리를 때리는 거지같은 넘들이 바글바글한 거지같은 주위환경에 시달린 끝에 정신적으로 상처입은 가엾은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
야수 두 마리가 서로 부딪히는 영화는 잘만들면 정말 멋있다. 빛과 어두움에 자리한 두 마리 야수가 맹렬하게 부딪히며 싸우고 서로 이해하고 또는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말살할 때까지 집요하게 싸우는 그런 이야기는 아드레날린을 펑펑 쏟게 한다. 만일 두 마리 야수가 모두 더러운 놈들이라면 그것도 또한 멋있다. 더러운 놈이 더 더러운 놈과 맞서며 서서히 변화하는 이야기도 매력적이다.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런 간절한 호소를 장면마다 쏟아내고 있는데, 마치 지하철에서 처량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수레를 밀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가짜 장님의 절절한 호소문을 읽는 느낌이다.
주인공 강철중은 무능하고 무기력하고 나쁜 경찰이다. 지역상인들에게 삥을 뜯고 깡패에게서 마약을 뺏어서 팔려고 시도하는 그런 나쁜 경찰이다. 나쁜 놈이긴 한데 대체 돈을 어디다가 숨겨놓았는지 통장에는 몇푼 없고 지지리 가난하게 산다. 아마 뭔가 숨겨진 사연도 있는 것 같다. 자기 입으로 마누라가 칼 맞아죽었다는 소리도 하고 사시사철 아무리 더운 날에도 땀을 뻘뻘 쏟으며 길다란 겨울옷을 입고 다닌다. 그런데 이 사연은 결국 밝혀지지 않는다. 그러면 이런 이상한 설정은 왜 있는지 궁금해진다. 끝까지 관객의 시선을 잡아두는 맥거핀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처음에는 설정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삭제된 게 아닌가 싶다. 이런 것도 참 어이없는 대목이다.
여하튼. 무기력하고 나쁜 경찰이 더 나쁜 놈을 만나 피가 펄펄 끓어야 하는데 깡패에게서 마약을 뺏어서 약쟁이를 통해 팔아치우려는 썩을대로 썩은 경찰보다 더 나쁜 놈은 어떤 놈일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조폭들을 지배하고 이용해서 자기의 검은 배를 채우는 정치인이나 고위 경찰 이런 사람들이 떠오르는데, 엉뚱하게도 자기 부모를 죽이는 싸이코패스 "패륜범죄자" 가 더 나쁜 놈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니까 범죄자 경찰보다 더 나쁜 것은 패륜범죄자인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나쁜 것은 자기 부모를 죽이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렷다.
이런 대목에서 벌써 어이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는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난무하는데, 조규환이 처음 죽이는 택시기사를 보자. 조규환이 딴 생각을 하다가 택시를 들이받았다. 내려서 보험처리하겠다고 하는데 택시기사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윽박지른다. 그리고 택시기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내가 조규환이라도 정말 열받았을 것 같다. 아니 이건 사고잖아.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다 책임지고 보상해주겠다는데 사과를 하라고 윽박지르는 건 뭐야. 게다가 택시기사들 모여드는 건 뭐야. 겁주겠다는 거야? 뭐 그렇다고 죽일 것까지야 없겠지만 몰상식한 택시기사때문에 화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정말 고리타분한 이야기로 나이타령이 있겠다. 새로 강력반에 온 반장은 부하에게 "너 몇살이야?" 하고 윽박지른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자 "미안하다." 하고 얼버무린다. 왜, 나이가 어리면 어쩔려고 그랬어? 패륜아 조규환은 식당에서 우연히 자기에게 부딪힌 사람에게 화를 벌컥 내는데 이 사람의 일행들이 자기들끼리 "나이도 어린 사람이..." 운운하자 그 사람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나이 많은 사람이 실수를 하고 사과를 하는데 나이 어린 사람이 사과를 받고 잘 끝내지 않고 끝까지 화를 냈다 이거지. 왜, 나이가 많은 사람은 자기한테 부딪힌 사람이 사과를 하고 세탁비를 물어주겠다고까지 해도 끝까지 무례하게 굴어도 되는 거야? 도대체가 말이 안되잖아. 나이가 벼슬이야 뭐야.
그런데 강우석 감독이 보기에는 나이가 벼슬이고 부모라는 게 절대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인 것이다. 그래서 나이 많은 사람에게 무례하게 굴고 부모를 죽이는 놈이 깡패에게 마약을 뺏아서 팔아먹으려고 하는 부패경찰보다 아주 더 나쁜 놈으로 설정되는 것이다. 이 무기력하고 썩어빠진 경찰나으리가 격분하는 것도 "패륜범죄" 때문이다. 하긴 조폭에게 상납받는 고위경찰이나 정치인따위는 존경의 대상이나 벤치마킹의 대상이지 격분할 대상이 아니겠지.
근데 이 썩어빠진 경찰은 게다가 성질머리가 더럽고 예의고 규정이고 다 무시하는 쓰레기같은 놈이라 영장도 없이 넘의 집에 들어가는 것도 예사요 증거도 없이 사람을 두들겨패는 것도 예사다. 아마 감독은 강철중이 조규환을 괴롭히는 장면을 보면서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라고 한 것 같은데 나는 보는 내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저런 거지같은 경찰은 즉시 파면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패륜범죄는 물론 나쁘지. 그래서 가중처벌되는 범죄이다. 증거를 포착했다면 그 증거를 내세워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하면 그만이다. 충분한 정황증거도 있고, 물증도 있고, 범행도구인 상당히 특이하게 생긴 칼도 남겨두고 갔으니 이 칼을 추적하면 사실 간단하게 조규환을 체포할 수 있었으리라. 비전문가인 강철중이 찾아낼 수 있었던 결정적 물증을 시체검안을 담당한 국과수 검시관들이 못찾아냈다는 게 상당히 웃기지만 이 영화에 앞뒤가 맞는 구성 그런 거 기대하는 게 바보짓이라고 본다.
근데 굳이 체포하기보다는 공연히 강가에서 격투를 벌여 때려죽이는 결말을 택한 것은 오로지 싸움하는 장면을 넣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법의 심판보다는 "이에는 이" 라는 거지. 저런 나쁜 놈은 맞아죽어야 한다 그런 거지. 그거야 뭐 그렇다고 하자. 근데 죽은 조규환의 시체위에다가 자기가 빼돌린 마약을 뿌리는 건 대체 뭐냐. 동료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했다고 하자. 시체위에 마약이 가득이야. 대체 누가, 왜 이 마약을 뿌린 거라고 설명할 거야... 죽은 조규환이가 스스로 뿌렸다고 할 거야? 조규환이 차에서 마약을 발견해서 강철중이 뿌렸다고 할 거야?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말이 되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
교통으로 전보발령난 강철중이, 가게에서 난동을 피우는 깡패들과 싸우는 장면만 해도 그래. 그런 경우에 지원을 요청하고 얘들을 조용히 체포하면 그만이잖아. 깡패들은 난동은 피웠지만 가게를 부수진 않았다. 근데 강철중은 가게를 그야말로 다 때려부순다. 근데 뒤늦게 도착한 경찰들이 이걸 보고 흐뭇해한단 말이야. 주민들은 박수를 하고. 이게 말이 되냐? 그 부서진 가게는 누가 물어줄 건데. 그 가게 주인이 입은 손해는 누가 보상할 거냐? 그냥 불의를 참지 못하고 불끈하는 정의파 경찰로 강철중을 묘사하고 싶었던 거지. 부패경찰이 패륜범죄자를 추적하면서 착한 경찰로 거듭났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지. 근데 이게 어디를 봐서 정의파 경찰이야. 쥐꼬리만한 권력을 업고 자기 스트레스 풀려고 시민의 재산을 마구 파괴하는 거지같은 경찰이지.
근데 강철중은 조규환을 죽인 다음 아무렇지도 않게 본업에 복귀해서 거듭난 경찰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 명색 경찰이 법이 아니라 사적인 집행을 하고 자기 범죄의 증거를 인멸하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경찰로 일하고 있는 것이다. 왜? 영화에 나오잖아. "강력반 애들은 힘들게 일하니까 좀 받아먹어도 괜찮아." 뭐 이런 거지같은....
영화 자체가 거지같지만 제일 거지같았던 것은 나오는 놈들이 전부 하나같이 입에 욕을 달고 살고 뻑하면 사람 머리를 때리는 것이었다. 거친 것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욕을 남발하는 것은 그야말로 안일한 설정이다. 감독의 상상력 부재라고 할 수 있지. 조규환은 첫등장때 샤워하면서 수음을 하는데 이 장면은 왜 들어갔는지 도대체가 이해가 안된다. 아마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으로는 더러운 자식 이런 묘사를 하기 위해 수음하는 장면 다음에 아이를 무등태우고 다정한 가정의 가장행세를 하는 장면을 넣은 것 같은데 샤워하면서 수음하는 게 수질오염은 좀 될 지 모르지만, 그게 다정한 가정의 가장행세와 대비될만큼 그렇게 비윤리적이거나 나쁜 짓인 거야? 그런 거야? 이 영화에 뭘 바라겠나. 이런 영화 본 내가 미친 놈이지.
왜 그렇게 서로 머리를 때리는지, 탁 소리가 날 때마다 내가 다 놀라고 움찔거렸다. 저런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놈들을 봤나. 말로 하면 될 것을 왜 그렇게 서로 머리를 때리나. 영화가 하여간 장면장면 거지같지 않은 장면이 없어. 칼잡이 유해진이 칼로 재주를 피울 때 강철중이 일부러 의자를 발로 차서 유해진이 손가락을 칼로 자르는 장면이 있다. 웃기라고 넣은 장면인데 사실 이거 정말 나쁜 짓이 아닌가? 조규환은 의도하지 않은 사고를 내고 보상해주겠다고 했음에도 미안하다고 하지 않았다고 욕을 먹었다. 근데 강철중은 일부러 넘의 손가락을 손상시켰는데도 오히려 손가락 다친 넘이 쩔쩔맨다. 어떤 놈이 더 나쁜 놈이냐?
내가 볼 적에 조규환이 아니라 강철중이 "공공의 적" 이다. 그리고 이런 영화 자체가 "공공의 적"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조규환은, "공공의 적" 이 아니라, 오히려 나이많다고 어린사람 무시하고 뻑하면 사람 머리를 때리는 거지같은 넘들이 바글바글한 거지같은 주위환경에 시달린 끝에 정신적으로 상처입은 가엾은 피해자라는 생각이 든다.









덧글
루드라 2009/11/04 02:46 # 답글
가족이 TV에서 보는 바람에 자리를 떠날 수 없어 할 수 없이 덩달아 본 영화인데 보는 내내 정말 기분 더러웠던 영화입니다. 지금까지 본 가장 기분 나쁜 주인공에 더 기분 나쁜 감독이었습니다.
갈매나무 2009/11/04 03:54 # 답글
아주 신랄하네요. 조목조목 공감하고 갑니다.
이준님 2009/11/04 05:19 # 답글
강악마(강철중이 아니라 강우석)에게 개념을 생각하는 것은 사치입니다.
카푸치노 2009/11/04 10:22 # 답글
추천을 아니할 수 없군요.
오리지날U 2009/11/04 10:38 # 답글
뭐 딱히 말이 안 된다거나 하는 것은 많지 않았는데 강우석의 상상력 부재라는 대목은 동의합니다.영화 감독치고는 좀.. 아니, 많이 싼티나죠; 예를 들어 이 <공공의 적>이란 영화도
다른 사람이 만들었으면 이 정도까지 까일 일은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
렌지 2009/11/04 10:44 # 삭제 답글
그래서 공공의 적 2에서는 주인공 직업도 검사로 바뀌고 대적하는 상대도 정경유착을 일삼는 기업인이라는 설정을 내세웠지만......무단으로 침입하고 그러는건 여전한 듯. 공공의적 1-1은 다시 원점회귀.어차피 이런 영화는 '저런 나쁜놈 혼내줬으니 속 시원하지 그치?' 목적 아니겠습니까. 일종의 욕구해소.
작품성이나 상식/윤리적으로 심각하게 생각하시면 오히려 손해입니다.
뻘글에 진지하게 리플다는 사람들처럼
이글루스가 광고를 달수 없던 시절부터 각종 에드센스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모기불의 글을 읽노라면
"마치 지하철에서 처량한 노래가 흘러나오는 수레를 밀고 다니며 구걸을 하는 가짜 장님의 절절한 호소문을 읽는 느낌이다."
이준님 2009/11/04 11:15 # 답글
문제는 강악마가 제작자로서는 끗발이 있기 때문에 강악마와 일하는 감독들이 자기 색을 팍팍 죽이게 되는거지요. 말 그대로 싼티나는 연출로 가버립니다.대표적인게 장진 감독과 강악마가 같이한 영화들입지요.ps: 마이 뉴파트너 논쟁때 강악마를 밀어준 영화인도 의외로 많죠?
기불이 2009/11/04 11:29 #
먹이를 주는 손은 물기 어렵죠. 저야 강우석 감독한테 돈받는 거 없으니까 이렇게 써갈기지만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마 이렇게 쓰기 어려울 겁니다. 다 이해합니다.
밑동구름 2009/11/04 11:32 # 답글
물론 편을 거듭하면 할수록 아쉬워지는 건 사실이지만 1편은 정말 재밌게 보고 들었습니다. 위의 어느 분이 덧글를 통하여 '싼티'를 언급하셨는데 오히려 소소한 강력계의 일상들에서 오는 현실감에 무지 고급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영화 공공의적에 등장하는 이런저런 인물들처럼 과연 세상에도 다양한 시각이 있군요. 글 잘 읽었습니다.
2009/11/04 14:17 # 답글
조금 뒤집어서 본다면, 영화 내에서 액션을 통해서 "시원하게" 해결하는 모습의 그 강철중 역시 악당이고 사회악이라는 점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즉 '사회악을 해결하는 것도 사회악'이라는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액션영화가 아닌가 하는 것이지요. 그 누가 강철중의 악한 모습들을 보면서, 특히 그 강철중이 정의의 사도(다크히어로?-_-)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서 불편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감독은 강철중 만세보다는 그러한 점을 노리지 않았을까 싶구요. (사실 액션이 더 잔인했더라면 그것이 이 설을 더 잘 뒷받침 했겠지요 -_-;)음. 네. 저는 그 영화를 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라서 한번 써 봤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착선 2009/11/04 14:42 # 답글
저는 공공의적 시리즈는 공공의적2편 밖에 보질 않은터라 본문하곤 좀 거리감이 있는 덧글이 될거 같습니다. 저도 영화를 보면서 강철중같은 스타일이 모범적인 경찰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영화상에서 주어지는 적을 과연 모범적인 경찰과 법적 처벌기준만으로 현실적으로 만족할만한 처벌을 할수 있느냐? 라는 질문에 개인적으로는 부정적으로 되다보니 그럭저럭 볼만하긴 하더군요.
여기물고기하나 2009/11/04 15:49 # 삭제 답글
이런 생각을 하신다면...감독에게 낚이신 겁니다 ;;저도 이런 생각 했는데 이거 만들 당시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다 대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러는 걸 봤거든요.
사실 나쁜 놈 vs 더 나쁜 놈 같은 구도는 대단히 흔하죠. 추격자도 그렇고 다크 나이트도 그렇고.
그러니깐 감독은 강철중과 조규환있는데 누가 더 나쁘냐. 이걸 질문하고 싶어서 이런 영화를 만든 겁니다.
물고기둘 2009/11/04 15:51 # 삭제 답글
수음씬도 불필요하다고 했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오죽하면 저 수음씬 때문에 이성재 커리어가 끝장났다는 소리까지 나왔을까요 ;;
워낙 강렬했지요. 수음 자체는 그렇다치더라도 그때 내뱉는 대사도요-_-
모기불님 같은 리버럴 한 분이야 그런 거 보고 와이 소 시리어스 하실지 몰라도
일반관객에게 저 장면은 조규환 캐릭터 설명해주는 가장 결정적인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Fedaykin 2009/11/04 19:10 # 답글
어? 조규환이가 마지막에 죽는겁니까? 그냥 기절하는줄 알았는디. 다시 봐야겄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