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폐기물: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는가? by 기불이

얼치기 환경단체 유감

이 글을 쓸 적에는 이 정도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아마 이 글 때문에 방문자수가 며칠사이에 엄청나게 늘었다. 이 글의 요지는, 지구환경을 위해서 우리는 버려지는 것들 재활용해야 하는데 재활용된 최종결과물이 문제없다면, 무엇을 재활용했는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이었다. 물론 재활용공정이 친환경적이냐, 그 공정에서 제거된 위험한 것들이 어떻게 폐기되느냐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덧글을 살펴보면, 내 취지와는 다른 반응들이 보여서, 좀 더 취지를 분명히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구글에 가죽 젤라틴 이렇게 검색어를 넣고 돌리면 제일 위에 뜨는 기사가 우리는 아이들에게 수입가죽 폐기물을 먹일것인가? 이다. 원글은 아마 프레시안의 기사인 것 같은데 이 글의 요지는,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우선 1. 피혁폐기물의 보관 상태가 일부 비위생적이다. 2. 젤라틴의 원료가 되는 피혁폐기물뿐만 아니라 완제품에서도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크롬 등 중금속이 높게 함유됐다 고 주장했고 식약청은 1. 채취 운반과정의 일부 비위생적인 면은 시정조치했다. 2. 중금속에 오염되기 전에 수집되어 가공되므로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는다. 업체들은 젤라틴 원료로 이용되는 내피 전용 차량이 운영되는 등 환경단체들의 일부 고발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보관 유통과정이 "일부" 비위생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었던 것 같은데 시정조치했다고 하니 논란의 여지가 없다. 가공없이 그냥 입에 들어가는 식품도 유통과정이 "일부" 비위생적인 것은 나도 알고 너도 아는 사실이니 이것은 별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겠다.

중금속 오염에 대해서는 상이한 주장이 나왔으므로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이다. 과연 어디가 거짓말일 것인가?

부산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의 글 에 따르면,

오늘 행사에서는 식용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한 공업용 피혁폐기물의 식품원료 사용을 허가하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정청을 규탄하고, 식품원료 사용의 안정성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민관합동기구의 구성을 제안하였습니다.

라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식용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한" "공업용" 피혁"폐기물"을 식품원료로 썼다는 상당히 선정적인 표현을 하고 있는데 우선 폐기물이냐 부산물이냐 하는 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용어인데 굳이 폐기물이라고 쓴 것, 공업용이라고 쓴 것은 부정적 이미지를 구축하여 자기 주장에 대해 동의를 얻기 위함일 것이다. 식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근거를 찾기 위해서, "환경자료실" 에서 가죽 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그리고 이 단체가 작년에 발표한 성명서를 보면,

피혁폐기물 식품사용을 고발한다

원료의 유통과정은 피혁가공업체에서 소가죽을 수입하여 1차 가공처리(탈회공정;소석회,유화소다등을 사용하여 소의털을 제거하는 공정) 한후 세빙을 한다. 세빙은 소가죽을 외피와 내피로 구분하는 공정을 거친다음, 내피는 2차 피혁공장으로 보내져 내피의 주름진 부분을 절단하게 된다. 이 절단된 동물성 잔재물들이 바로 피혁공장에서 버려진 피혁 폐기물들인 것이다.

설사, 공정과정에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기업의 이익을 위하여 산업체 폐기물을 식품원료로 사용한다는 발상자체가 얼마나 인간의 존엄성을 말살하는 반사회적인 행위인가?

===

즉 이 단체는 1 차 가공처리후, 재단을 하고 남은 부분으로 젤라틴을 만든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재단 후 가죽은 크롬이나 탄닌으로 처리되어 필요한 물성을 얻게 된다. 따라서 우연히라면 몰라도 필연적으로 짜투리 가죽이 중금속에 오염될 가능성은 없다. 그리고 이 단체는 짜투리 가죽이, 일단 깨끗이 청소된 후, 절단된 잔재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걸 굳이 "버려진" "폐기물" 이라고 한다. 마치 단무지 무를 예쁘게 자른 후 남은 꽁지들을 "단무지 쓰레기" 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단체는 같은 글에서

식품원료로서의 적합성, 안전성 아무리 최종생산물이 안전하다 하더라도 중금속(크롬)에 찌들어 있는 공업용으로 수입된 피혁 폐기물을 가공하여 식품가공원료로 재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있어서도 안 된다.

라고 씀으로써,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짜투리 가죽이 중금속에 찌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거기다가 용어선택 좀 봐라. 예술이다. "산업체" "폐기물"

다른 글 에서는

외국에서 소를 도축 한 후 소가죽에 부패방지를 위해 방부제 즉 농약, 염화아연, 클로로페놀, 포름알데히드와 펜타클로로페놀과 같은 발암물질을 비롯해 알레르기를 유발하고 환경호르몬으로 분류된 다수의 화학 물질이 사용된다. 그리고 상온에서 배로 한달정도 걸려 한국에 반입된다. 한국에서 다시 수입소가죽을 소독을 하고 난 후에 가죽공장으로 운반한다. 가죽공장에서 수황화물, 디메틸아민, 계면활성제, 황산암모늄 등으로 약품처리를 한 후 운동화의 재료로 사용되는 부분을 잘라내고 남은 폐기물이 피혁쓰레기이다. 이런 소가죽쓰레기가 식품첨가물 젤라틴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운송비용절감을 위해 배로 실어오는 바에야 상하지 않도록 방부처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외국에서 수입되는 과일들도 마찬가지로 방부처리를 한다.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놓아도 한달반이면 상할 텐데 상온에서 한달이상 실어오는 동안 상하지 않게 할 방도가 달리 있는가? 과일껍질을 쓰레기통에 넣어두면 어느새 벌레가 생겨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벌레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알의 형태로 껍질에 붙어있던 것들이다. 배로 실어오는 동안 벌레가 퍼지면 그 많은 상품이 다 못쓰게 될 뿐만 아니라 타국의 벌레가 퍼지면 본국의 생태계가 교란되니까 농산물은 다 농약이나 살충제로 처리해서 옮기는 것이 정석이고 규칙이다. 가죽이라고 해서 다를까. 예를 들어 가죽에, 솔잎혹파리 알이라도 붙어서 들어와서 퍼지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러니까 외국에서 수입하지 말고 자급자족하자고 하면 할 말은 없다. 갑자기 생각났는데 옛날에 미국에서는 자국에서 소비되는 과일은 안그러면서 수출하는 것만 방부제로 처리한다고 흥분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왜 이게 헛소리인지 이제 아셨을 줄로 믿는다. 그들이 방부제며 농약으로 농산물을 처리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생태계를 위해 우리가 요구해야 하는 것이다. 만에 하나라도, 이런 처리가 안된 농산물을 수입허가를 한다면 그게 한국 자연환경의 적이다.

그리고 그 "약품처리" 는 바로 이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방부제며 농약같은 독성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 포름알데히드는 디메틸아민과 반응하여 임모니움 염을 만들어서 물로 씻어낼 것이고 염기성 물질들은 황산암모니움 (약산성) 으로 처리해서 씻어내는 것 같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계면활성제는 비누아닌가.

위의 문장은 소위 환경단체가 사용하는 성명절기-혐오용어 남발의 좋은 예를 보여준다. "발암물질" "환경호르몬" "약품처리" "폐기물" "쓰레기" 라는 용어를 굳이 선택함으로써, 사실이나 검사결과가 아니라 혐오용어로 동의를 구하고 있다. 그리고 쓰레기는 가공해봐야 쓰레기라는 전혀 환경단체답지 않은 사고를 가지고 있어서 나를 혼란스럽게 한다. 그러면 게 껍질, 즉 식품 "산업체" "폐기물" 을 "약품처리"해서 추출한 건강보조식품 키토산은 뭐냐. 지금은 모르겠는데 예전에는 사람에게서만 생산되는 일부 호르몬등은 공중화장실에서 소변을 수거해다가 추출했다.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가죽폐기물" 및 젤라틴이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다는 근거는 찾을 수가 없다. 검사 한번만 해보면 중금속이 잔류하고 있는지, 잔류하고 있다면 농도는 얼마인지 알 수 있을텐데 이런 근거도 없이 중금속에 오염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태도이냐?

그런데 부산환경운동연합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찾다보니 다음과 같은 글이 눈에 띈다. 쓰레기 만두와 이타이 이타이 병은 썪은 우리사회의 징후인가?

만두가 쓰레기가 아니라는 것은 이제와서는 분명해진 사실인데 당시에도 이 연합은 확인이나 기사 보도내용에 대해 사색 한번 없이 이렇게 오버를 했었나 보다. 그런데 만두속이 쓰레기가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진 후에 경찰, 기자, 환경단체 누구 하나 오버질에 대해 사과한 사람도 없고 책임진 사람도 없다. 이거야 말로 "썪은" 우리사회의 징후가 아닐른지.

나는 부산환경운동연합에 아무런 감정이 없고, 이 단체를 특별히 공격해야 할 이유도 없다. 나는 그저 군사정권시절 안기부가 아무 근거도 없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엉뚱한 사람들을 간첩으로 몰아가듯이 하는 환경운동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것이다. 짜투리 가죽으로 만든 젤라틴이 위험하다고 주장하고 싶다면, 그냥 인근 대학교 분석화학 실험실에서든 어디든 검사를 해서, 크롬이 몇 ppm 으로 검출됐다든지 하는 검사결과를 제시하면 그만이지 마녀사냥이나 인민재판하듯이 지저분한 가죽 하고 아이들 먹는 과자를 같이 쌓아놓고 이게 이렇게 변한다고 시민들에게 선동하지 말라는 것이 나의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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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ina 2004/10/10 10:57 # 답글

    환경단체의 오버는 저도 좀 심하다고 늘 느낍니다. 가끔은 정말로 의심스러워서리... 지금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책에요, 기불이님의 글과 비슷한 기조의 글이 있습니다. 그건 경제학자가 쓴 글인데요. 나중에 시간이 나면 블로그에 올려보도록 하지요^^
  • 글강 2008/02/28 22:28 # 답글

    무려 2004년에 올리신 포스트에 댓글을 달게 되는군요 -_-a
    불만제로가 '우피에서 젤라틴을 뽑는다'라는 고대 유물을 또 발굴했습니다.
    요즘 장사 잘 안되는 듯 ;
  • 기불이 2008/02/29 00:41 # 답글

    찌질이들이 방송이라는 무기를 쥐면 어떻게 되는가를 보여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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