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수은 그리고 한의학 단상. by 기불이

한약에 의한 급성수은중독. 이 2006년 포스팅이었다. 이 이후 이 아이의 부모는 "안궁우황환" 을 조제한 약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고 8천만원의 배상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일로 하여 황화수은, 한약재의 안전성 등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었는데.

먼저 내 생각을 3줄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황화수은은 비록 수은이지만 생각보다 아주 위험하지는 않다.
2. 물론 그렇긴 하지만 일부러 먹기는 쫌 무섭다.
3. 특히 어린아이에게 먹인다는 것은 정말 무섭다.


황화수은에 대해서는 이전에 쓴 포스팅 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수은은 유기수은 무기수은 등이 있는데 무기수은은 유기수은에 비해 위험성이 덜하다.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황화수은에 주사 cinnabar 란 것이 있는데 이것이 오래전부터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는 물론이고 멀리 중동에서도 오래전부터 사용해온 역사가 있다. 옛날에야 뭐 제대로 된 약이 있었겠습니까. 색이나 모양에 의해 약효가 유추되던 시절인데. 여하튼. 이 주사가 약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현대의 지식으로 보자면 아무리 유기수은보다는 덜 위험한 무기수은이라지만 수은은 수은이 아닌가. 그래서 연구가 꽤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Mercury in Traditional Medicines: Is Cinnabar Toxicologically Similar to Common Mercurials? 같은 논문에 의하면 황화수은은 유기수은에 비해 1000배 정도 독성이 약하다고 하고 생체이용율도 낮다고 한다. 지금 화제가 된 "안궁우황환" 에 대해서도 연구가 쫌 되어 있는 모양이다. 독성은 주로 신장에서 나타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린아이들이 더 민감하고 어린이에게 사용할 경우 주의가 요망된다는 것도 보고되어 있다. 황화수은이 세로토닌 레벨을 낮추는 모양. 황화수은이 신경독성을 보인다거나 하는 연구도 여럿 보인다. 한의사들은 아마도 이번에 판결이 난 케이스가 한의사가 아니라 약사의 조제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문제삼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저런 처방자체가 존재하고 주사가 한약재로 사용되는 한 수은중독의 위험은 언제나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황화수은의 사용을 금지시키거나 나아가 한약의 존재자체를 문제삼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다. 다들 아시겠지만 나도 한약 이런 거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이 중국이나 한국의 경우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온 소위 전통의학이라는데 있다. 생각해보시라. 대한민국에만도 정식허가를 받은 한의대가 몇개나 있다. 여기서 배출된 한의사가 대체 몇명이냐. 이처럼 국가에서 인정받고 있다보니 의료보험도 적용된다. 미국이나 유럽의 국가들과는 사정이 다소 다른 것이다.

물론 바람직하게는 식약청에서 한약처방에 대해 일일이 검증을 하고 허가를 해주면 좋겠다만 한약처방이란 것은 식약청 개설 이전부터 존재해오던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본다. 제약회사가 개발하는 약이야 제약회사에서 이런저런 시험을 하고 그 데이터에 기반해서 허가를 내어주는 것이지만 동의보감이니 뭣이니 하는 수백년 묵은 책에 기반해서 처방되는 약이 한두가지도 아니고... 허준이 동의보감쓸 때 데이터를 정리해서 식약청 허가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걸 일일이 검증할 주체도 없고 자금도 없고 무엇보다 그게 가능한 지도 의문이다. 만일 해야 한다면 한의사협회 이런 데서 제약회사가 신약개발할 때처럼 데이터를 모아서 허가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과연 가능할른지는.... 만일 한의사들보고 처방을 하려면 효과를 입증하고 안전성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하면 한의사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이건 뭐 하늘의 별을 따오라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런 식으로 검증한다면 과연 검증을 통과할 처방이 몇개나 될른지 의문스럽다. 만일 검증을 통과한 처방이 몇개안된다면 대체 한의대란 것은 어째서 존재하는 것이며 한의사 자격증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애초에 한의학이란 것을 의학으로 쳐준 것부터가 에러인데 이제와서는 바로잡기가 무척 난망하지 싶다.

그래서 현실적인 해결방법은 사람들이 한의원을 이용하지 않게 되어 (마치 점쟁이나 무당들처럼) 한의학이란 것 자체가 스스로 고사하게 하는 것 뿐이라고 본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 동안에는 스스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 밖에...

기사 를 보면 저 사건이후 식약청에서 기준을 마련했는데 2008년 생약에 든 주사와 웅황 등 광물성 생약의 중금속 기준을 마련했는데 주사 중 수은 함유 기준은 2ppm, 웅황 중 중금속 함유 기준은 20ppm이었다 라고 한다. 근데 주사란 게 95-6% 황화수은화합물인데 어떻게 수은함유기준이 2ppm 이 될 수 있는지 잘 이해가 안된다.

인터넷에 북한제 안궁우황환 성분분석표가 있다. 안궁우황환은 이렇게 만든다고 한다.



무게를 다 더하면 대략 2 그램쯤 된다. 이 제품의 경우 2 그램 가운데 0.12 그램이 주사이다. 하루 한알잡고 60kg 성인이라면 0.002g/kg 이 된다. 저 성분분석표에 보면 수은함량은 0.05 ppm 으로 나온다. 황화수은인 주사가 0.12 g 들어갔는데 이게 뭔소린가... 식약청 기준도 그렇고 이 성분분석표도 그렇고 아마 황화수은이 아닌 순수수은이 저 정도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식약청에서 배포한 한약재(주사, 웅황)의 올바른 사용법

cinnabar.hwp

수비법이란 것은 물로 처리해서 뜨는 것만 사용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수비(水飛) : 주사, 웅황 등 광물성 약재에 물을 붓고 갈아 물에 뜨는 부분을 취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수용성 불순물과 굵은 입자를 제거하는 전통적인 가공방법이다."). 근데 황화수은 밀도가 8.1 인데... 정말 물에 뜬단 말이여? 하긴 아주 작은 가루로 빻으면 표면장력때문에 뜰 수도 있기야 하겠다.

또다른 자료: 안궁우황환 중 수은분석법 관련 (국회제출자료)

mecury_analysis.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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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식약청의 코미디... 2009/02/24 07:42 #

    중금속으로 만든 한약? 에 이은 포스팅입니다.꽤 유명했던 (추적 60분에도 나왔다고 하더군요) 사건이었나봅니다. 저도 언뜻 보았던 기억은 나는데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았고 "에구..그렇지 뭐"라는 이제는 거의 포기한 심정이라..그런데 오늘 이 사건의 배상판결을 보고 포스팅을 하면서 검색을 했더니 정말 코미디 같은 일들이 있군요.일단..2007년 1월, 건강과 과학 (http://hs.or.kr/) 이라는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글(링크)입...... more

덧글

  • 늑대별 2009/02/24 07:44 # 답글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그 '주사"라는 황화수은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를 못 해서....식약청의 관리 감독을 질타했던 것인데 모기불님은 더 근본적인 처방(?)을 내 놓으시는군요. 결국 "의료일원화"가 정답인데 현실은 이미 엎질러놓은 물이라...에휴~ 제 뻘스러운 글 트랙백합니다..^^
  • 큐브 2009/02/24 08:20 # 답글

    음~ 수은 제거(랄지 인체에 위협이 덜 되는 형태로 바꾼다고 해야할지)시 황을 이용한다는 이야기를 꼬꼬마 시절에 들은 기억이 나네요.
  • Goyas 2009/02/24 09:23 # 삭제 답글

    수은분석법 자료에는 황화수은을 포함한 총 수은량을 측정했다고 하는데요.. 주사 자체도 왠지 가짜가 아닐까요?
  • veritaslux 2009/02/24 11:30 # 삭제 답글

    그런데 현실적인(?) 해결방법이라고 제시한다는게 왜 이렇게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인 걸로 들이대시는지...흠.좀.무


    (이런 수치스런(억지스런) 비난을 받는 한의학도 세간의 지적을 흘려 듣지 말고, 더 분발해서 저렴(!)하면서도 보다 나은 양질의 의료서비스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 ㅇㅎㅇㅎ 2009/02/24 12:14 # 삭제 답글

    수은하니까 어릴때 가끔 뵀던 먼 친척할머니 기억이...
    밥에다 수은을 뿌려서 드셨어요. ㅎㄷㄷㄷㄷ...
    대체 그런소린 어디서 들었는지-_-;;
  • 효우도 2009/02/24 12:43 # 삭제 답글

    쩝. 은단도 별로 몸에 안좋을지도..
  • hislove 2009/02/24 13:11 # 답글

    1. 주사는 신경안정제로 쓰였죠.

    그리고 현대에 와서는 그게 신경안정이 아니라 '수은중독에 의한 신경마비'라는 게 밝혀져서 참으로 황당했더라는 이야기도 들은 기억이 납니다.

    안정제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청심환의 경우 동의보감에 수록된 처방 그대로 만든다면 반드시 주사가 들어가야 하는데,
    수은 성분 때문에 일반의약품에 첨가가 불가능한지라 오늘날 약국에서 판매되는 청심환 류 중 동의보감 원전 어쩌고 광고하는 건 다 허위광고...

    2. 사실 수은은 과거 양약에도 첨가되었었습니다. 머큐로크롬 이라 불리는 바르는 빨간 약... 아시다시피 크롬화 수은 입니다.
    외용약이니 내복약으로 사용된 주사와는 다르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머큐로크롬이 약국에서 사라진 게 적어도 1990년대보다는 이후이니, 최근까지도 사용되어 온 셈입니다.
  • 기불이 2009/02/25 00:59 #

    1. 머큐로크롬에 크롬 안들어갑니다.
    2. 외용약과 내복약은 하늘만큼 땅만큼 다릅니다.
    3. 머큐로크롬은 지금도 사용하는 나라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 hislove 2009/02/25 01:48 #

    1. 오. 그렇군요.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알려준 놈을 쥐어패러 가야겠습니다 ㄱ-)
    2. 물론 그건 알고 있습니다. 다만 머큐로크롬이 '출혈이 있는 환부'에 바르는 외용약인 이상, 혈관을 타고 수은성분이 들어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물론 무려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었던 녀석이니만치 그 위험도가 제어가 가능한 수준이기는 했겠지요.

    그리고 이 안건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만, 머큐로크롬의 대표적인 오용 중 하나인데, '이걸 혀에다 바르고 삼키는' 사람들이 있었죠. ㄱ-
    (어디까지나 오용하는 사람의 잘못입니다만 ㄱ-)

    3. 지금도 사용하는 나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완전히 사라졌지요.
  • 기불이 2009/02/25 01:57 #

    머큐로크롬은

    1. 거대한 유기화합물에 수은이 단단하게 결합한 화합물이고 무척 묽은 용액이어서 혈관에 들어간다고 해도 그 양이 미미합니다.
    2. 그 정도 양은 아마 누구나 생선 등을 통해 매일매일 구강섭취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쪽은 흡수가 잘되는 유기수은....
  • hislove 2009/02/25 02:09 #

    그렇군요.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못된 지식의 교정은 언제나 즐거운 법이지요.

    다만, 사족을 달자면, 그 정도라면 이제는 왜 한국의 약국에서 머큐로크롬이 다 사라졌는지가 궁금해지는군요.

    1. "어차피 대체할 의약품은 충분히 있"는데다 마침 수은이 들었다고 하니까
    (거기다 잘 모르는 소비자단체에서 항의까지 연타로 들어온다면)
    실무자 선에서 그냥 귀찮은데 없애버리자 한 것인지 ㄱ-
    2. 일괄적으로 일반의약품에 대한 규정이 강화되면서 그냥 수은이 들었다 없애자 가 된 것인지 ㄱ-
    3. 대체 가능한 다른 의약품에 비해 머큐로크롬의 생산단가가 높은 것인지,
    4. 그도 아니면 정 반대로 머큐로크롬의 생산단가 및 판매가가 너무 낮아 마진이 보장이 되지 않았던 것인지...... (뭔가 다들 괴랄한 이유?)
  • 기불이 2009/02/25 02:20 #

    머큐로크롬은 20세기초반부터 사용된 외용소독약인데 아시다시피 그 시절에는 규제고 뭐고 지금하고 비교도 안되던 시절이라... 지금같이 엄격한 검사를 통과한 뒤 팔리게 된 게 아닙니다. 이런 약이 한둘이 아니라 FDA 가 이런 약들을 1970년대부터 조사검토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 더 이상 "일반적으로 안전" 카테고리가 아니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걸 만들어 파는 회사는 이게 안전하다는 증거를 제출해야 되게 되고... 게다가 한창 수은중독이 이슈가 되기도 했고... 이거 없어도 요오드팅크란 넘도 있고 등등의 이유로 생산도 안하게 되고 나아가 FDA 가 1998년인가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지침도 내고 그랬죠 아마.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대체품이 존재하니 굳이 이걸 쓸 필요도 없고... 게다가 이런 식으로 옛날 약들을 하나둘씩 없애야 신규제품 마케팅도 하기 좋고 등등 이유야 복잡하지요.
  • hislove 2009/02/25 02:23 #

    역시 단순한 이유는 아니었던 게군요.

    그런데... 그럼 약국에서 요오드팅크가 사라진 이유는 뭔가요;;;;;; 랄까 역시 비스무레한 이유(옛날 약은 하나씩 없애야 신약 판매하기 좋으니까)?
  • 기불이 2009/02/25 02:31 #

    글쎄요? 아마 이문이 별로 안남아서? 예쁘지 않아서?

    사실 머큐로크롬이나 포비돈 같은 것은 발라놓으면 색이 안예쁘죠. 요즘 대세는 흉터가 남지않는다는 연고제를 바르고 예쁜 밴드를 붙이는 것이라..... 저도 다치면 튜브에 든 연고 바르고 밴드를 붙입니다. 포비돈 써본 지가 반만년은 되는 것 같아요.
  • cje 2009/02/26 00:22 # 삭제

    중간에 끼어들어 죄송합니다만 포비돈 용액은 아직도 많이 판매되고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hislove님이 말씀하시는 요오드팅크가 이것 아닌가요?
  • Binoche 2009/02/26 13:18 # 답글

    옥도징끼, 아까징끼 옛날생각나네요
  • 재밌네 2009/08/12 12:16 # 삭제 답글

    약사가 팔아 먹은 중국산 저질약으로 일어난 약화사고에 왜 한의학을 비난하고 있는지 정말 이해가 안되는 찌질한 짓이네.
  • 그리고 2009/08/12 12:17 # 삭제 답글

    이 글 쓰는 자는 양방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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