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정체. by 기불이

요즘 화제가 된 코드명 미네르바... 일개 사이버논객에 불과한 사람을 왜 정부가 나서서 뒤를 캐나 궁금했는데 어디서 줏어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미네르바가 노무현이다." 라는 소문이 있었다고. 노무현까지는 아니라도 유시민이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떠돌았던 것 같다. 근데 설마 노무현이 아무리 퇴임하고 야인이 되었다고, 유시민이 더 이상 국회의원이 아니라고 다음아고라에 글쓰고 그랬겠어요. 정말 할 말이 있다면 자기들 홈페이지에 당당히 쓰겠지.

그렇긴한데, 정말로 2MB 측에서 (그 사람들이 맨날 생각하는 방식대로) 미네르바에 "배후가 있다", 즉 좀 더 구체적으로는 노무현계열 사람이 아니냐라고 생각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 노무현이 인터넷에서 뭔가 책동을 하고 있다라고 본 게 아닐까. 그래서 미네르바 뒤를 캐서 노무현과 뭔가 관련이 있다고 나오면 바로 터뜨릴 작정이었는데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미네르바라는 사람은 예언가가 뜨는 메커니즘과 똑같은 메커니즘에 의해 뜬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예언가들은 이런저런 예언을 하는데 그 가운데 안맞은 것은 기억되지 않고 맞은 것만 기억된다. 저런 사이버논객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사람들이 휘둘리는 것을 보면 왜 물경 21세기에도 길거리에서 카페에서 뒷골목에서 사람들이 사주를 맞춰보고 궁합을 보고 하는지 대략 이해가 간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2MB 쪽에서 맨날 "배후가 있다." 라고 하는 거나, 사람들이 내 인생이 이 모양인 건 "사주팔자가 개판이라서" 내 결혼생활이 개떡인 것은 "궁합이 안맞아서" 저 집이 저렇게 잘 되는 건 "조상묘를 잘 써서." 라고 하는 거나 쌤쌤-마찬가지라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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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organizer 2008/11/19 03:34 # 답글

    발없는 소문... 멀리까지도 퍼졌군요...................... ;;
  • sv 2008/11/19 10:18 # 삭제 답글

    예언가의 예언은 논리적으로 근거없는 점술행위에 기반을 두지만(일종의 주사위 확률 놀이), 미네르바의 예측은 해박한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 분석에 근거한다는게 차이겠죠. 물론 미네르바의 앞으로의 예측이 얼마나 들어맞을지는 알수없지만, 예언가의 주사위놀이에 비해서는 훨씬 확률은 높을거란게 차이라면 차이.
    미네르바가 뜬 메커니즘은 예언가가 뜨는 그것과 같을지 모르지만, 위와 같은 의미에서 오늘날 사람들이 미네르바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길거리 카페 뒷골목에서 사주맞춰보는 거랑은 다소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 정시퇴근 2008/11/19 11:19 # 답글

    자꾸 미네르바님를 가지고 들먹거리고, 겁을 주려고 하니 미네르바님이 더 뜨는 것 같습니다. -_-;;; 초연하게 대응을 하면 될껄..."잡아 넣겠다." 이러고 있으니..-_-;;
  • sm2mr 2008/11/19 13:05 # 답글

    2MB는 촛불시위때도 `배후가 누구냐. 초는 누구 돈으로 산거냐` 같은 발언을 했었죠.
  • StarLArk 2008/11/19 15:57 # 답글

    '배후가 누구냐. 렌선은 누구 돈으로 깐거냐'
  • 누렁별 2008/11/20 00:03 # 답글

    사실 MB가 미네르바라는 소리도 있더군요. "MinerBa" (not Minerva)
    KBS까지 동원했다가 더 욕먹고, 긁어 부스럼 아니겠습니까. 진정한 아마츄어 정부가 아닌가 싶습니다.
  • 스트롱베리 2008/11/20 23:48 # 답글

    미네르바님이 예측(혹은 찍은)한 일이 벌어졌다고 해서 모두들 우르르 "님좀짱인듯" 하는걸 보면서..

    예전에 허경영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예상했었는데 그때에 무시했던 걸 다시 생각해보면, 정부든 일반 대중 들이건 "결론"에 "관찰"을 끼워 맞추는 것이 일상적이며, 결론적으로 과학적 태도가 결여되어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네르바님이 근거자료(를 메일로 배포 한 사례가 있다고는 들었습니다만...)에 바탕한 주장을 했더라도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하는데, 이건 뭐..-_-;

    정작 중요한 통신 비밀 보호법 위반을 검찰이 했다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는 그닥 뵈질 않으니..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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