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가 그린 꽃. by 기불이

코끼리가 코끼리를 캔버스에 그리다.



이런 그림을 보고

'역시 코끼리는 지능이 높아.'
'코끼리는 역시 영물...'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얼마나 지독하게 훈련을 시켰으면...


이런 생각을 한다. 물론 코끼리는 지능이 높죠. 그러니까 저런 훈련도 시킬 수 있는 것이겠지만... 옛날에 얼핏 들으니까 조련사가 채찍을 쫙! 하고 내리치면 코끼리가 물구나무를 서는 묘기는, 채찍소리가 나면 바닥에 전류가 흐르는 훈련을 거듭한 결과라고 하더라...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동물을 훈련시킨다는 것은 결국 반복되는 명령과, 제대로 수행하면 지급되는 상 그리고 못알아들으면 가해지는 고통의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싸해보이기도 하고.

물구나무서기 조차도 저렇게 훈련해야 하는데 코끼리가 코끼리를 그리도록 하려면 대체 얼마나 지독한 훈련을 거쳐야 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생각해보면 코끼리는 색맹이라는데 빨간꽃에 녹색잎이라니 말이 되냔 말이야.

Elephants and Human Color-Blind Deuteranopes Have Identical Sets of Visual Pigments 라는 논문에 따르면 코끼리는 중파색각결함 (Deuteranopes) 색맹인 사람과 비슷한 눈을 갖고 있다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는 496, 419, 그리고 552 nm 에 민감하고 530 nm 에 민감한 pigment 가 결여되어 있다고 한다. 이 결과로 낮에는 이색시로 사물을 보고 밤에는 420–490 nm 사이의 파장을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한글위키의 가시광선 항목을 참고하시면 각각의 색이 갖는 파장은 다음과 같다.



보통 사람들은 네가지 기본색깔 (blue, green, yellow, and red) 을 다 보고, 그 사이 색도 다 보는데 코끼리의 경우는 blue and yellow 만 보고 그 사이의 색은 제대로 보지 못한다고 한다. 파랑과 노랑 사이색이라면 녹색.... 그러니 저 코끼리가 꽃은 붉은색, 잎과 줄기는 녹색으로 칠한 것은 역시 훈련의 결과인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이쪽은 잘 모르지만 소위 적록색맹인 것 같은데 붉은 꽃에 녹색 잎이라니.... 아마 저 코끼리는 살아생전 저런 꽃을 보지 못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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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2008/09/12 08:3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기불이 2008/09/12 09:03 #

    그랬겠죠... 얼마나 지독하게 훈련을 시키면 저런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요.
  • Charlie 2008/09/12 09:29 # 답글

    교육의 힘이란! 코끼리도 훈련시키면 못보는 색을 보는데... (....)
  • 기불이 2008/09/12 11:15 #

    과... 과연!!!
  • 하얀까마귀 2008/09/12 09:49 # 답글

    채찍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퍽)
  • 기불이 2008/09/12 11:15 #

    과... 과연!!!
  • Nice 2008/09/15 02:59 # 삭제 답글

    음 배 아래에 있는 저 괴이한 물건은... 그것도 훈련의 결과.. (...)
  • 기불이 2008/09/16 01:06 #

    진짜 코끼리 배아래에 있는 괴이한 물건...은 거의 코끼리 다리만 합니다. 만일 저 코끼리가 정말 그 괴이한 물건... 을 의도한 것이었다면 표현력이 좋지 않거나 시력이 나쁘거나 무척 겸손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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