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 를 '좋은 시' 로 고쳐보자.

김부식은 명문장이고 이완용은 명필인가? 에 이런 덧글이 붙었다.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는 그 시적 한계가 분명합니다. 시의 주제를 너무나 분명히 제시했기 때문에 그 의의를 이루게 될 경우에는 그 감동의 영역은 사라지게 되어 있죠. 같은 저항시라고 할 지라도 윤동주의 시나 한용운의 시처럼 목적의 대상을 우루어야 할 무엇이나 바라는 것으로 나타낸 것과 다르다는 것이죠. 님의 침묵에서 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고, 당시 일본에게 침탈당한 조선으로도 볼 수 있고, 내가 처한 상황이나 그 현실에 따라서 그것에 몰입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김지하의 시는 과연 민주주의가 이루어 진 이후에는 그 감동이나 목적은 희미해지는 법이니까요."

그러니까 구체적인 주제나 대상을 제시하면 한계가 있고 -> '시적으로 좋다고 할 수 없다' 이런 이야기지. 그럼 '타는 목마름으로' 를 '좋은 시' 로 고쳐봅시다.

타는 목마름으로 (개작)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님이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 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님이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국 소리 호르락 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소리
신음소리 통곡소리 탄식소리 그 속에 내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손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님이여 만세.


애시당초 이렇게 썼으면 '시적으로 좋은 시' 소리를 들었을 것인데 안타깝게 됐군요. 괜히 민주주의 란 단어를 넣어서 '시적으로 좋지 않다' 는 소리나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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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불이 | 2008/06/19 07:42 | 모기불 문화통신 | 트랙백(2)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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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로리!군의 잡다한 이야기 at 2008/06/19 18:37

제목 : 시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습니다만....
'타는 목마름으로' 를 '좋은 시' 로 고쳐보자. 소설, 영화, 수필과 같은 문학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의 보편성을 무시할지라도 작가의 능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감정의 이입이 가능하게 합니다. 실제로는 보편성과는 거리가 멀겠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심리묘사랄까, 그런 힘이 있다면 읽는 독자가 충분히 그것에 납득하고 그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며, 그 주제의식을 느낄테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톨킨이나 아이작......more

Tracked from keizie's me2.. at 2008/06/19 18:52

제목 : kz의 생각
은유만이 시어라면, 극사실주의나 인상파 화풍은 그림이 아니겠군요....more

Commented by 로리 at 2008/06/19 07:58
저 역시나 좋아하는 시인데... 저렇게 만들어 버리니 화가나는 군요.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8/06/19 08:07
아니 보편성이 강화됐는데 왜 화가 날까요?
Commented by ㅇㅇ at 2008/06/19 13:54
모기불/ 시라는 게 요소(단어) 하나 바꿔치기 한다고 어떻게 되는 그런 게 아니어서 그런 겁니다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8/06/19 14:10
"님의 침묵에서 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해석할 수 있고, 당시 일본에게 침탈당한 조선으로도 볼 수 있고, 내가 처한 상황이나 그 현실에 따라서 그것에 몰입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김지하의 시는 과연 민주주의가 이루어 진 이후에는 그 감동이나 목적은 희미해지는 법이니까요." 라는 명쾌한 해설에 따라 시를 "시적으로 좋다라는 말" 이 나오게 바꾸어보았을 뿐.
Commented by --; at 2008/06/20 02:15
이건 자살골도 아니고...뭥미...
Commented by 올베 at 2008/06/19 08:59
아니... 뭘 꼭 시를... 그럼 프랑스 혁명은 이루어졌으니 의미가 없는거겠군요. - _-;
Commented at 2008/06/19 09:3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로무 at 2008/06/19 10:58
개들은 짖기 위해 짖지요. 멍멍멍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8/06/19 11:42
Commented by 글강 at 2008/06/19 13:01
이 논쟁의 흐름을 보고 있자니 문득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책을 찢어버리도록 하던 장면이 떠오르는데요 -_-a
그 찢어버리는 부분이 아마 시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에 대한 챕터였던가요?
Commented by 라인하르트 at 2008/06/20 00:02
시에서는 두가지 척도가 있는데, 한가지는 보편성이고, 또 한가지는 문학성이다. 보편성을 x축에 문학성을 y축에...
Commented by ㅇㅇ at 2008/06/19 13:54
김규항도 비슷한 얘기를 한 적 있습니다

http://gyuhang.net/entry/%EB%84%88%EC%97%90%EA%B2%8C-%EC%88%98%EC%98%81%EC%9D%84-%EA%B6%8C%ED%95%9C%EB%8B%A4?TSSESSIONgyuhangnet=3ee93ff81c8bae6329482c0b55274749
Commented by DDDD at 2008/06/19 19:56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8/06/19 22:58
제발 부탁인데 다음아고라 이야기는 믿지 마세요.
Commented by alex386 at 2008/06/19 20:05
우연찮게 링크를 타고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이 블로그에 처음 와서 당신이 무엇을 공부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마치 시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조감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민족의 대시인의 시를 단순히 당신의 글로 바꾸었다고 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제가 보기에 당신은 인터넷에 흩어져 올라와 있는 짧은 식견들을 모아 그것이 마치 절대 지식(혹은 믿을 만한)으로 생각하고 위의 글을 쓴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만 시청이나 구청에서 하는 무료 문학 강좌나 대학생이시면 교양 과목에 있는 문학에 관련된 강의를 듣고 다시 한번 시를 읽기를 요구하겠습니다. 그럼 조금이나마 당신이 한 짓이 얼마나 부끄럽고 유치한 짓인지 아시게 될 터이니 말입니다. 문학을 글로 밖에 보지 못하는 무지한 시선을 마치 제대로된 시선인냥 휘적휘적 글을 남기어 평지풍파에 일으키시지 마시고 조금은 생각을 갖고, 혹은 공부를 하시고 글을 쓰시기 바라겠습니다.
Commented by 맨땅에헤딩 at 2008/06/19 22:18
이거 혹시 금주의 BEST 댓글? :)
Commented by 라인하르트 at 2008/06/19 20:15
일련의 논리적 흐름이 명쾌하게 이해가 되면 공돌이인건가(...)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8/06/19 22:10
농담은 설명해줘야 알아먹고 풍자는 이해되지 않는 세상이에용.
Commented by adoringfan at 2008/06/19 21:28
alex386님
어디에 와서 덧글을 쓰기전에는 일련의 상황이 어떤지
왜 이런 글이 올라왔는지 좀 확인하시고 나서시는게 어떨까요.

그리고 모기불님
어떤 의견이 얼마나 개소리인지를 증명하려고 몸소 개소리를 내실 필요가 있는걸까요?

뭐 재미야 있습니다만 (쓴웃음)
Commented by capcold at 2008/06/19 23:57
!@#... 개소리에 대한 실험적 검증도 때로는 필요하죠. 어디까지나, 시뮬레이션.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8/06/19 23:59
그게 개소리를 증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니까.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8/06/23 16:41
모기불: 이렇게 하면 병신같은 소리가 난다고.

a모씨: 그거 병신같은 소린데요.

한편의 코메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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