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합니다."

요즘 "우리 집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반대합니다." 라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가정이 많다고 한다.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해서 어디다 쓰게?


누가 "광우병 쇠고기" 수입에 찬성한단 말인가? 저것은 그야말로 동어반복인 것이다. 문제는 저기서 말하는 "광우병 쇠고기" 란 그 단어가 직접적으로 명시하는 바와 같이 "광우병에 걸린 소의 고기" 가 아니라는데 있다. 저 "광우병 쇠고기" 는 "미국 쇠고기" 를 일컫는 것인데 "미국 쇠고기" 를 "광우병 쇠고기" 라고 단정하고 있는 저 주장은 그러므로 사실상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선동이라는 면에서는 탁월한 효과가 있다. 저 플래카드를 보는 사람들은, 저 "광우병 쇠고기" 가 "미국 쇠고기" 를 일컫는다는 것을 누구나 안다. 그리고 저런 주장을 지속적으로 접하는 동안 "미국 쇠고기" 는 "광우병 쇠고기" 라는 암시에 걸리게 되어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될 것이니 정치적 선동으로서는 상당히 고단수라고 하겠다. 삼인성호(三人成虎) 라는 것이 바로 저런 것인데 예나 지금이나 마타도어야 말로 가장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선동방법인 것으로, 참으로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문명을 쌓아봤자 사람들은 "걸면 걸리는 걸리버".... 어쩌면 그렇게 낚시란 낚시는 다 걸리고들 사는지.

by 기불이 | 2008/05/22 07:30 | 모기불 괴담통신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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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효우도 at 2008/05/22 08:44
걸리버, 그 이름이 gullible(잘 속는)이라는 단어에서 따왔죠.
Commented by 엘민 at 2008/05/22 10:03
인지과학에서 볼 때, 언어의 사용이 무척 중요한데 그걸 정치인들이 기가 막히게 잘 써먹더군요.
Commented by 하회촌장 at 2008/05/22 10:06
기불이님.
플래카드 몇개를 정치적선동이라고까지 확대해석하시는건 좀 무리라고 봅니다.
설사 그것을 선동으로 볼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값싸고 질좋은 쇠고기"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응하는 차원의 구호일 뿐이지요.
아무리 학력이 낮고 이해력이 달린다해도 그런 선동질에 미국산 쇠고기를 "암시에 걸리게 되어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저는 오히려 정부측의 주장에 "암시에 걸리게 되어 무의식적으로" 마음놓고 미국산쇠고기를 사먹을 사람들이 더욱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남의 눈의 대들보보다 자기 눈의 티에 주의를 쏟는 것은 본받고 싶습니다만,
때론 과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기불이님 팬으로서 한마디 올렸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Commented by 박민성 at 2008/05/22 10:34
학력이 높고 이해력이 빠른 사람도 반복에 의한 암시에 쉽게 넘어갑니다.
지금 상황에서 선동당하고, 선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나는 선동당하지 않았다, 선동이라고 말하지 마라'고 말하는게 제일 웃기는 일입니다.
마치 알콜중독자가 '나는 취하지 않았다, 취했다고 말하지마라'고 말하는걸 보는 기분입니다.
선동이란 단어가 기분나쁘게 들린다고, 사실 자체를 부정해버리는건지...
Commented by FrostB at 2008/05/22 12:15
아무리 학력이 낮고 이해력이 달린다해도 그런 선동질에 미국산 쇠고기를 "암시에 걸리게 되어 무의식적으로 피하게 될" 국민이 얼마나 될까요?
→...요즘 쇠고기집들이 죄다 텅텅 비었죠. 진짜로요.
Commented by 티에프 at 2008/05/22 12:23
좀 진보적인 의식을 가졌다고 자처하셨던 분들도.. 미국산=광우병 공식에 넘어가신분들 많던데요.

문제는 이게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문제가 아니라, 쇠고기 기피현상으로 보여서 큰일입니다.
아니.. 제가 식당에 갔더니.. 우리 돈가스는 쇠고기가 아니라고 써붙인데도 종종있어요. 나원...

무슨 고기는 다 광우병인줄 알고 물어보는 골빈 사람들이 진짜 많긴 많더라고요. 이거 쇠고기냐고.
그런사람들의 상당수는 그 참여의식이 뛰어난 10대던데요.

덕에.. 올 한해 한우 성수기는 놓쳤다죠?
Commented by adoringfan at 2008/05/22 12:38
이번 광우병 광풍? 덕분에
소고기 혐오감이 널리 퍼진거 같네요.
제 주변 사람들은 실제로... 꺼림칙하다고 하며 소고기를 안먹습니다.

누구탓을 해야할까요.
.협상을 개판으로한 정부?
괴담을 퍼트린 無腦들?
언론?
귀가 얇은 반면에 어떤 정보를 마주해도 믿고싶은데로멋대로 해석하는 사람들?
뭐 저는 별로 사는데 문제없으므로 탓할건 없지만서도 근처 음식점들 보면 참 안쓰럽더군요..
Commented by at 2008/05/22 20:16
1차적 잘못은 무능하고 무뇌한 정부에게 있죠.. 이전까진 미국 쇠고기 얼마든지 수입하고도 아무 문제 없었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8/05/22 23:47
그렇죠. 아마추어정부보다 못한 이를테면 인터넷까페 수준의 정부....
Commented by 박민성 at 2008/05/23 01:43
나.. 나의 인터넷까페는 그렇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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