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트리 vs 보신탕. by 기불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 것은 이제 전세계적인 풍습이 됐다. 미국의 경우 집집마다 전등장식이며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는 것이 일종의 전통인데 크리스마스 트리는 진짜 나무가 있고, 플라스틱 트리가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것이 더 친환경적일까.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는 사용한 후 소위 야드 쓰레기로 배출하면 퇴비를 만든다거나 톱밥으로 재활용한다거나 하는 과정을 거쳐 좌우간 흙으로 돌아간다. 이런 의미에서 진짜 나무가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향은 진짜 나무가 훨씬 좋지.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는 그냥 놓아두면 산소를 생산할 수 있는데 잘라버리면 그만큼 산소생산량이 줄어든다는 것과,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쨌든 상품이기 때문에 농장에서는 농약과 비료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토양과 수질오염으로 이어진다. 플라스틱 트리의 경우는 석유로 만들어지고 생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부서지거나 싫증나서 바꾸거나 하지 않는 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산소생산량을 들먹이니까 설마,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게 농담이 아니다. 기사 에 따르면 미국내에서만 크리스마스 트리 산업은 십만명을 먹여살리는 거대산업이고 연간총매출은 12 억 달러나 된다고 한다. 잘 키워서 크리스마스 즈음에 잘려서 팔리는 나무가 대략 2800만 그루 이상이나 된다고. 이 정도면 산소생산량을 들먹일만 하지 않냐? 기사 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트리 농장 1 에이커 당 18 명의 하루 필요 산소를 생산하고 전국적으로 백만에이커의 땅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우는데 사용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것은 1800만명분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런 이유로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가 더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하는 모양인데, 물론 나무를 잘라내고 나면 그 자리에 작은 나무를 또 심지만 갸들이 자라는 동안은 산소공급량이 줄어드는 것은 자명하다. 또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우는 산업은 땅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 땅은 어디서 오겠는가? 멀쩡히 풀, 나무가 잘 자라던 땅을 개간해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우는 것이다. 일정정도 자라면 잘라서 팔고, 또 다른 어린 나무를 심고.... 닭공장, 소돼지 키우는 농장이나 기본컨셉에서는 다를 바가 없다. 그러니 과연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가 정말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미국인의 입장에서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를 옹호해야 할 이유는 더 있다.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는 미국내에서 생산되어 미국인의 고용을 창출하고 (많은 부분은 불체자일 수 있지만 어쨌든), 플라스틱 트리는 85% 정도가 중국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이다. 플라스틱 트리는 소환유가 질색하는 PVC 로 만들어진다는 부분도 소환유의 입맛을 다시게 할 것 같다.

내가 제일 혼란스러운 부분은, 종이를 아껴쓰고 재활용해야 죽어가는 나무를 살릴 수 있다 혹은 나무를 더 자르지 않아도 된다라고 믿는 사람들이, 나무를 자르지 않아도 되는 플라스틱 트리를 외면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나무를 베어 장식을 하는 부분이다. 아마도 종이를 만드는 나무는 열대우림이고 종이를 아껴야 열대우림을 살리고 그러면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들도 같이 살리지만 크리스마스 트리는 베어질 목적으로 키워지는 일종의 농산물이니까 잘라도 상관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근데 이런 논리가 보신탕을 옹호하는 논리와 뭐가 다르냐. 가축으로 키우는 개와 가족으로 키우는 개가 따로 있으니까 가축으로 키우는 개는 먹어도 상관없다 라는 논리와, 크리스마스 트리와 열대우림의 나무는 다르니까 크리스마스 트리는 잘라도 된다 라는 논리가 별로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개와 나무는 다르다라고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생명에 대한 차별이 아닐까. 아마 채식주의자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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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환경 크리스마스 트리. 2007/12/14 04:12 #

    크리스마스 트리 vs 보신탕. 에서 살펴봤듯이 진짜 크리스마스 트리가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에 비해 친환경적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억지스럽다. 그러면 왜 이런 억지를 부려야 할까? 잘은 모르지만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첫째, 오늘날 반환경적이라는 딱지가 붙어서 제대로 버틸만한 산업이 없다. 소환유들의 세력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가서, 이들이 반환경적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제대로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 이들은 이미 DDT ...... more

  • 크리스마스 트리 vs 옥수수. 2007/12/14 04:44 #

    크리스마스 트리 vs 보신탕. 소환유들중에 채식소환유들은 흔히 가축을 기르지 않으면 가축이 먹는 곡물로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하고... 이런 뻘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중얼거린다. 같은 논리를 크리스마스 트리에 적용해보자. 미국내에서만 백만에이커나 되는 땅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생산하고 있다. 보통 1 에이커의 땅에서 옥수수가 4.5 톤이 나온다고 한다. 백만에이커의 땅에서 크리스마스 트리를 키우지 않고 옥수수를 생산하면 무려 450만톤의 옥...... more

  • Green Christmas. 2007/12/14 06:10 #

    크리스마스 트리 vs 보신탕.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 여러차례 쓰는 것은 내 취향과도 연관이 있다. 나는 꽃병이 무척 싫다. 살아있는 꽃을 잘라서 꽃병에 꽂아두면 며칠새 시들고 시든 꽃을 쓰레기통에 넣는 것은 별로 유쾌하지 않다. 그래서 꽃으로 실내를 장식해야 한다면 조화 혹은 차라리 화분을 택하겠다. 물론, 사실을 말하자면 화분에 담겨있거나 화단에 심어져 있어도 꽃이란 원래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시든 꽃은 잘라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여...... more

  • 안전한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 2007/12/25 23:55 #

    크리스마스 트리 vs 보신탕. 및 일군의 관련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는 친환경적인데 게다가 안전하기조차 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사건을 보면 명백하다. Christmas tree ordeal becomes test of faith, Family lost in blizzard in Christmas tree hunt Frederick Dominguez (38) 씨는 그의 세 자녀 Christopher (18),...... more

덧글

  • tx 2007/12/14 06:11 # 삭제 답글

    어떻게 보면 크리스마스트리 산업 덕분에 수천만 그루의 나무가 '유지' 되고 있다는건 온실가스나 대기중산소량의 관점에서 볼때 이익일지도 모르겠네요. 잘려나가기 전까진 산소를 생산하는 나무 아닙니까. 그땅이 크리스마스트리를 재배하기 전보다 산소생산량이 더 적을거라 단정짓는것도 섣부른 판단일 수 있고..
  • 기불이 2007/12/14 06:21 # 답글

    그런 식으로 생각한다면,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베어내는 쪽이 온실가스나 대기중 산소량의 관점에서 더 이익이 될 수도 있습니다. 늙은 나무들은 산소생산효율이 떨어져서 산소생산량을 극대화하려면 늙은 나무들을 적절히 잘라내고 어린 나무들을 많이 심어야 하거든요. 늙은 나무들을 많이 잘라내어 산소생산효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이를 낭비해서 종이소비를 늘려야.....
  • tx 2007/12/14 06:32 # 삭제 답글

    기불이님 댓글 왠지 설득력 있어요. 더이상 반론하지 말아야지...
  • Lancer 2007/12/14 09:33 # 삭제 답글

    전나무를 베어다 쓰지 않고 화분에 심어서 계속 살리는 겁니다... 친환경 분재사업으로 어필해서....
  • Lancer 2007/12/14 09:41 # 삭제 답글

    과거 글 부터 읽어 올라가다 보니... 위에 화분 이야기가 나오는 군요 -_-
  • 띵까 2007/12/14 09:41 # 삭제 답글

    종이를 만들기 위해 베어내는 열대우림에는 다시 나무를 심는 일이 거의 없지 않나요? 그냥 베어내기만 할 뿐이죠. 그냥 그렇지 않을까 하는 추측. 그렇다면 종이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는 쪽은 온실가스나 대기중 산소량의 관점에서 이익이 되진 않지 않을까요?
  • 보리차 2007/12/14 13:23 # 답글

    역시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면서 무슨 활동하면 안 되겠군요. 작년까지 소환유를 열렬히 추종하던 제가 부끄럽습니다.

    Lancer님// 친환경 분재사업이라니 조금 노티가 나긴 하지만 '개성'으로 어필하면 젊은층에게도 잘 먹힐 것 같네요!ㅎㅎㅎ
  • 목장별 2007/12/15 00:44 # 답글

    우리 집은 트리가 없으므로 더 없이 훌륭한 친환경... ;;;
  • Fillia 2008/05/09 16:11 # 답글

    나무를 심어 가면서 종이를 만들어내는 종이 회사들도 있습니다.
    요새 한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Double A라는 복사지는 태국제인데, 설명을 잘 보면 자기들은 쓰는 나무보다 더 많은 나무를 꼬박꼬박 심고 있다던가 그렇게 자랑스럽게 광고하고 있더군요.

    또 한국에도 지사가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지회사(보워터인가 하는 회사)도 자기들은 나무를 베기만 하는 게 아니라 착실하게 심으면서 '지속 가능 경영'을 한다고 홍보하던 게 기억나네요.

    모든 회사들이 한국이나 중국 회사들같이 '내맘대로 이기주의'로 운영되지는 않나보더군요, 그나마 1g쯤은 다행스럽게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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