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리빙.

요오드와 형광물질.

왜 주유소 휴지에서만 녹말-요오드 반응이 일어나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나도 잘 모르는 부분인데, 구글링을 해보니까, 새종이에는 전분이 들어가지 않는데, 재생지로 만드는 경우 전분이 첨가된다고 한다. 종이를 재생할 경우 펄프의 결합력이 약해진다나. 고급화장지는 나무에서 직접 얻은 펄프로 만들테니까 요오드에 반응하지 않겠죠. 실험해보진 않았는데 아마 형광증백제가 들어있다고 해도 색이 안변할 걸. 아 이거 재미있겠다. 누구 관심있으신 분 한번 해보세요. 싸구려 행주같은 데 형광증백제가 발라져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걸 저 요오드 용액에 담궈보는 겁니다. 혹시 해보신 분 계시면 결과 알려주세요.

그건 그렇고. 구글링도중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다. 하이리빙이라는 업체가 있는 모양인데 여기서 비교실험을 통해 자사제품을 홍보하는 기법을 판매원들에게 가르쳐주는 것 같다: 하이리빙 제품 데몬스트레이션 개요 . 어디서 보니까 저 문제의 동영상도 하이리빙에서 하는 실험이라고 한다.

이런 것의 원조는 역시 암웨이가 아닐까. 자기들 세제는 물에 풀고 넘의 세제는 물없이 뿌려서 기름이 녹네 안녹네 하던 그 엽기적 실험을 기억하십니까? 계면활성제란 기름을 분해하는 것이 아니고, 기름을 물에 녹도록 도와주는 것이므로 물이 없으면 당근 기름한테 아무 일도 안일어나죠. 사기실험의 고전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하이리빙이란 업체의 실험도 만만치 않다.


요오드 용액에 휴지를 담궜을 때 색이 변하는 것은 표백제가 아니라 녹말때문인 것 같다는 이야기는 이미 했다. 몇번 한 이야기지만 이런 건 마술하고 마찬가지입니다. 표백제가 있으면 색이 변합니다, 이렇게 암시를 걸어놓고 수리수리사바하 얏! "아앗 정말 색이 변했어!!" "몰라...그게 뭐야... 무서워~." 이런 거죠. 트릭은 표백제가 아니라 녹말이 색을 변하게 한다는 것. 근데 정말 표백제가 있으면 투명해졌을 걸. 표백제는 대개 산화제이고 요오드는 산화제를 만나면 색이 없어지거덩. 표백제는 산화반응을 통해 색을 없애는 것이고 형광증백제는 형광을 내어 희게 보이게 하는 것이므로 전혀 다른 것인데 이 차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기에 당하지 않겠지.

근데 한술 더 떠서 그 용액에 녹차를 넣으면 색이 없어지는데 이게 녹차의 불순물 흡수 능력이라네.

떽! 어디 백주대낮에 이런 사기를!


色 은 특별한 의미가 없어요. 시커먼색이라고 다 나쁜 것도 아니고 색이 없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고. 염산은 색이 없는데 한번 드셔보실라우? 커피는 까만색이지만 좋잖아~~ 물론 인스턴트는 제외. 요오드용액은 갈색인데 화학반응을 하면 색이 없어집니다. 녹차의 특정성분이 요오드와 반응을 한 것은 맞는데, 녹차가 일반적인 의미의 불순물을 흡수하는 것은 아니에요. 저 용액에 비타민 C 를 조금만 넣어도 색은 없어질 걸. 왜냐면 요오드가 비타민C 하고도 반응을 하거든요. 이 기사를 참고하세요. 즉 저 "실험" 이 보여주는 것은 요오드가 반응을 했다는 것일 뿐, 녹차가 일반적인 의미로 불순물제거능력이 있다 라는 것은 아닌 것입니다. 애시당초 요오드가 일반적인 불순물도 아니고... 요오드를 선택한 것은 색이 강하고, 반응성이 좋고, 그래서 색을 제거하기 쉽고, 반응전후의 차이가 드라마틱하고, 그래서 사기치기 쉽다는 이유때문이겠죠. 저 용액에 표백제를 넣어도 색이 없어질텐데, 이런 걸 이용해서 표백제를 건강식품으로 팔아먹는 넘들도 있을 법하다.

저 치약이야기도 정말 고전인데 원래 암웨이에서 쓰던 방식.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아마 보통 치약에 들어있는 특정성분이 알루미늄과 반응을 해서 색을 보이는 것이겠죠. 암웨이나 하이리빙 제품에는 그 특정성분이 없는 것이겠고. 저런 사기실험의 많은 부분이 "까만색이 나오면 나쁜 것" 이라는 암시를 건 다음에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세요. 그리고 색이란 별로 많은 정보를 주지 않는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시고.

by 기불이 | 2007/08/03 03:33 | 모기불 낚시통신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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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모기불통신 at 2007/08/03 05:52

제목 : 돈만 벌면 그만
하이리빙. 에 나온 그런 사기실험으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그게 사기란 것을 알고 있을까 모를까. 만일 알고 있다면, 그 사람들에게 "그게 사기란 걸 알면서 그런 식으로 장사해도 괜찮냐?" 하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까? "그게 어떠냐. 돈만 벌면 그만이다" 그러지는 않을까. 기본도 없는 물건을 극장에 걸어놓고 하는 앵벌이도 있는데 왜 우리만 갖고 그래? 그러지는 않을까. 천박하다, 천박해....more

Commented by 해땀 at 2007/08/03 03:53
그러고보니, 옛날 10여년 전쯤 정수기 회사에서 정수된 물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수돗물과 정수된 물에 각각 쇠봉을 꽂고 전극실험을 보여줬던게 기억나네요.
수돗물에선 씨꺼먼게 부글부글 올라오자 그땐 아무것도 모른채 가족 모두 경악하고 당장 정수기를 샀었더랬지요..
일반인이 시각에 약한건 어쩔 수 없는듯해요.ㅎㅎ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8/03 04:04
그것도 전통적인 사기실험입죠~ 수돗물은 이온이 있어서 전기가 흐르고 -> 전극인 쇠가 녹아나가지만 정수된 물은 이온이 없어서 전기가 잘 흐르지 않고 -> 쇠가 더디게 녹고....

저런 넘이 다시 오면, 정수된 물쪽에 "이 물에 몸에 좋은 천일염을 조금 넣겠습니다." 하고 소금을 조금 넣어주세요~~ 당장 시커먼 게 부글부글 올라올테니까~~
Commented by Cranberry at 2007/08/03 04:15
그....그런데 눈길을 끄는 건........
양말을 말아서 담배를 피운다는 게 대체 뭐죠?!?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8/03 04:19
잘 모르지만 아마 양말이 냄새를 흡수하는 특수기능이 있다거나 그런 거겠죠. 원래 담배를 밖에서 묵히면 맛없다는 것은 별로 알려주고 싶지 않겠지만.
Commented by Charlie at 2007/08/03 10:19
양말을 피우는게 아닐까요? (smoking socks) 그러지 않고서야 저런걸 제정신으로 쓸수 있을리가..
Commented by 최종욱 at 2007/08/03 15:34
smoking sucks. 아차, smoking socks 군요.
Commented by Beatriz at 2007/08/03 20:25
양말을 피우는....... 진지하게 ㅋㅋㅋㅋㅋ라고 쓰고 싶어집니다 --;
Commented by 윤혜정 at 2008/06/11 21:14
헹주를 담가보니 청색으로 변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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