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유출 단상.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고 있는데. 가장 궁금한 것은 피해액 산정방식이다. 이번에 화제가 된 기술은 15조 짜리라는데 아마 이게 세계표준이 되고 세계의 전 인민이 모두 이 기술을 적용한 핸드폰을 사용하게 되었을 때 (즉 60억대의 휴대폰이 모두) 받을 로열티를 계산한 것이 아닐까?

IT 쪽에서 일하는 친구 말을 들어보니까 조그만 회사에서 이런저런 기술을 미리 특허를 내놓은 것을 큰 회사가 미처 모르고 자체적으로 개발을 해서 상용화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 그냥 내버려뒀다가 나중에 시장이 커지면 변호사가 편지를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귀사의 머시기 기술이 우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으니 운운. 그리고 큰 돈을 뜯어내는거죠. 그래서 논문은 넘들이 검색하기 쉬워야 하고 특허는 검색이 어려워야 한다고 하던가.

역시 한국에는 변호사가 적어서 그런 것인가. 미국같으면 내버려뒀다가 기술유출자가 떼돈을 번 다음에 소송을 걸어서 아작을 냈을 것 같은데... 그게 더 효율적인 방법이 아닌가? 그러니까 기술유출자가 유출을 했다는 증거만 확보하고 있으면 그냥 내버려두는 거죠. 기술을 완성하고 미국회사에 팔아서 15조를 벌면 그때 소송을 제기해서 아작내고 15조 환수. 물론 현실적으로는 조금 더 복잡합니다만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렇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하지 않은 것은 한국에 변호사가 적어서 이런 생각을 못해봤을 수도 있겠고, 저 사람들이 가지고 나간 자료가 사실은 15조의 가치가 없었던 것일 수도 있겠다.

그건 그렇지만 대우가 부실했던 어쨌든 회사에서 개발중이던 자료를 (이미 특허공개된 것이 아니라면) 남들에게 흘리거나 가지고 나와서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런 게 허용되면 무척 곤란하지 말입니다. 그래서 저런 기사를 볼 때마다 공돌이들 대우문제에 대한 생각을 하면서도, 대체 어떻게 저런 대담한 짓을 하는지 깜짝깜짝 놀라게 된다. 이건 법적 문제이전에 직업윤리의 문제이다. 대우개선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옳은 일이고 적극 지지하지만 동시에 확고하고 명시적인 직업윤리 교육 및 이해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동안 이런저런 기사를 보니까 직무상 취득한 기밀이나 대외비 자료를 너무나 쉽게 언론에 흘리거나 유출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 꼭 이공계만이 아니라 정치쪽은 더 심한 것 같고. 게다가 국회의원은 업무상 원래 그런 거라고 하질 않나. 좀 이해가 안되는 상황들이다.

by 기불이 | 2007/05/23 04:58 | 모기불 과학통신 | 트랙백(3)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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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모기불통신 at 2007/05/23 07:54

제목 : corwin 선생의 추천평.
기술유출 단상. 을 corwin 선생이 추천을 때렸는데 corwin 선생의 평소 성향으로 보아 진심으로 저 추천평을 쓴 것 같지는 않고, 게다가 단순무식 천박 따위 무척 강한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아 "이 색히 죽어봐라." 이런 순박한 마음으로 하신 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혹은 최근 누설된 "실전!! 이오공감 2.0 사용법" 을 숙지하시고 친히 시전해보신 것일 수도 있다. 뭐 어떻게 되려는지, 한번 지켜봅시다....more

Tracked from 모기불통신 at 2007/05/24 03:31

제목 : 국부유출.
기술유출 단상. 에서도 썼지만 나는 물론 공돌이들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믿고, 그리고 동시에 아무리 그래도 직업윤리준수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소위 기술유출에 대해서 공돌이들의 처지에 동정해서 씌여진 기사 이공계, 산업스파이 그리고 잠재적 범죄자 에서 조차 "연구소의 불은 밤에도 환하게 켜져 있어야 한다. 기업들은 미국·일본 상품을 추격하고 대만·중국 상품을 제칠 경쟁력을 더욱 길러야 한다." 라고 쓰고 있어서 입맛이 쓰다.......more

Tracked from AWACS@Nawoo at 2007/06/19 13:26

제목 : 특허에 대한 이런 저런 오해들...
기술유출 단상.특허권에 대한 이런 저런 기사들과 떠도는 말은 실제 업계에서는 매우, 희귀한 케이스가 대부분입니다. 특허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매년 연말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변리사 소득 1위의 기사를 봐도 그렇지만, (정말 그렇게 변리사가 벌면, 우리나라는 지적재산권의 세계 제일이 될 수도 있겠네요.) 요새는 검색기술의 발달로, 타사의 특허임을 인지 못하고 침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대부분은 관련 선행기술이......more

Commented at 2007/05/23 06:2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에인샤르 at 2007/05/23 08:20
글의 내용과 추천평의 방향이 다르고.....
최근에 반대성향의 추천글도 올라온만큼....
이오공감 2.0의 폐해와 추천평의 이면을 제대로 보여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죠..
이 기회에 글을 안읽고 선리플다는 블로거가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겠지요

여러모로 추천평쓰신 분이 의도하신 건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분이 우려했던 부작용 테스트용 포스팅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Ha-1 at 2007/05/23 09:39
수십조짜리 기술 갖고 있는 회사가 영업이익은 얼마나 될런지?

그냥 기술 팔아서 먹고살면 될것을?
Commented by Bellona at 2007/05/23 12:04
이오공감 2.0 추천평 때문에 낚일 뻔 했네요. -_-
혹시 저분이랑 개인적인 원한 있으신지요?
Commented by 루스 at 2007/05/23 12:10
도박판을 단속했을 때 판돈 계산 방법이 압수한 돈 전체를 세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 있는 돈으로 추정한 한판당 거는 돈의 액수 * 도박을 한 추정 시간 / 한 게임당 걸리는 시간"이라는 믿거나 말거나 풍문을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었는데요. 기술유출 피해액 산정법도 그와 유사한 듯 하군요. :)
Commented by 루스 at 2007/05/23 12:10
저는 추천평을 보고 100% 공감해서 글을 보러 왔습니다. 고하면 떡밥을 덜컥 물게 되는건가요?
Commented by 자연풍선생 at 2007/05/23 12:19
저도 떡밥에 퍼덕퍼덕...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5/23 12:31
사실 corwin 선생이 쓴 게 틀린 말은 아닌데 뭐랄까, 좀 악의적으로 씌여졌죠. 근데 corwin 선생은 이오공감 2.0 방식이 악용될 가능성을 실제로 테스트해본 것 같은데 혹시 저한테 원한을 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
Commented by corwin at 2007/05/23 12:45
20세 청년에게 악의를 품고 살지는 않습니다. 질투심은 가지고 있지만.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7/05/23 17:51
푸하하... corwin님 덧글을 보고 웃었어요.
논란의 장이 된 거 같아서 아무래도 공개 덧글 쓰긴 부담스러웠는데...
근데 기불이님은 18세 아니셨던가요? 아니 19세였... 헷갈리네요. ^^

어째 저만 웃을 수 있는 상황 같습니다.
저도 역시 혹시? 하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다시 봐도 제 첫 독해는 잘못되었던 게 아니었던 듯 싶습니다.
Commented by 신희섭 at 2007/05/25 09:03
피해액의 산정에 있어서는 적발한 검찰의 성과 부풀리기, 기업측의 덮어씌우기 등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또, 요즘 기술유출이라고 떠드는 것들의 대법원 최종 판결을 보면 거의 무혐의로 매듭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이런일에 공돌이들을 매국노다 뭐다 욕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이 문제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끽 해봤자 연봉 5천도 안되는 공돌이에게 15조원의 기술을 맡기겠습니까? 반대로 연봉 5천도 안되는 공돌이가 15조원의 기술을 만들어낼수 있는 일인지 스스로에게 반문해보시기 바랍니다. 지금 회사라 길게 댓글을 남기지 못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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