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수영으로 횡단하기.

뉴욕에서 파리까지.

미국 어디서든 파리까지 경로를 검색하면 다 보스턴을 거쳐서 가게 되어 있다. 이게 이미 오래전에 화제가 된 모양으로, 이미 이게 평면지도의 오류라는 이야기까지 나와있다 (아시다시피 지구는 "구" 이기 때문에 최단거리는 조금 위로 비스듬하게 올라가서 내려와야 된다). 그런데 과연 이것이 구글이 그런 걸 몰라서 그런 것일까?

먼저, 정말로 사람이 대서양을 수영으로 횡단하는 게 가능하기는 할까? 이미 1998년에 대서양을 수영으로 횡단한 사람이 있다. 프랑스사람인 베느와 르꽁뜨 혹은 벤 르꽁뜨 Benoit Lecomte 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이 사람은 암센터 기금마련을 위해서 대서양을 수영해서 건넜다고. 자세한 스토리는 여기여기 에서 읽어보세요. 이 대단한 계획을 위해 무려 6년을 훈련했다는군요.

이 사람은 1998년 7월 16일 메사추세츠주 Hyannis 항에서 출발해서 프랑스의 Brest 라는 곳까지 72 일, 3,716 마일을 헤엄쳤다고 한다 (중간에 Azores 에서 일주일 쉬었다고). 평균 2 노트 (3.7 km/h, 1 노트 = 1.85 km/h) 이상의 속도로 하루 여섯시간에서 여덟시간을 헤엄쳤다는데 저 정도면 보통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하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이 사람은 최단경로 (북쪽으로 헤엄쳐가서 다시 내려오는 경로) 가 아니라 위도 40도에서 50도 사이를 헤엄쳤다는데 이것은 그 사이를 흐르는 걸프해류와 북대서양 해류 The Gulf Stream and Northern Atlantic Drift 를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이 해류는 평균 1 노트의 속도로 흐른다는군요. 이 해류에 올라타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이득을 보는 것이죠. 아래 지도를 보시면 구글이 제안하는 경로도 이와 유사해보입니다.

저 지도에서 제안하는 출발지를 보시면 벤이 택했던 Hyannis 부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도착하는 곳도 비교해보시면 Brest 는 저 지도에서 제안하는 곳보다는 약간 남쪽이죠.


벤이 중간에 Azores 에서 쉬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벤이 취한 경로는 대략 아래와 같은가 보다 (붉은색). 지도중간의 칠 벗겨진 것같은 부분이 섬나라인 Azores.

물론 실제로는 더 위로 가다가 내려와서 쉬었다 갔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실제로 사람이 대서양을 헤엄쳐서 건넜을 때도 결코 더 짧은 경로를 취하기 위해서 위로 올라가지 않았다는 점.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구글이 평면지도의 오류를 범했다기보다는, 사람이 정말로 헤엄쳐서 건널 수 있는 경로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추워서 어려울 듯) 와 가능한 빨리 갈 수 있는 경로 (해류를 탈 수 있는 경로) 를 모두 감안해서 저런 제안을 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육상에서 길을 안내할 때 최단거리라고 건물사이로 직선을 찍 긋지 않고 고속도로냐 국도냐 일방이냐 이런 거 다 생각해서 길을 안내해주잖아요? 바닷길도 마찬가지로 여기 해류속도가 얼마인가 여기 수온은 얼마쯤되나 이런 것을 다 고려해서 알려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음, 설마? 아니 진짜 그럴 지도.

이번 여름에 한번들 시도해보심이....? 벤의 경우는 상어를 피하기 위한 특수장비 및 여차저차해서 모두 14만5천불의 경비를 사용했다고 하니까 (물론 스폰서가 지불) 스폰서 있으신 분은 한번 도전해보세요. 중간중간 경과를 포스팅하는 거 잊지 마시고. 자료 에 따르면 벤은 하루 7천-8천 칼로리를 소모했기 때문에 매일 여섯끼를 먹었다고 합니다.

그렇긴 한데, 3462 마일을 29일만에 가려면 하루에 119 마일을 헤엄쳐야 하고 하루 24시간 헤엄쳐도 거의 시속 5마일로 헤엄쳐야 하는군요. 뭐 열심히 헤엄치면 되지. 그리고 여럿이서 돌아가면서 운전해서 이틀만에 미국대륙 횡단하듯이 여러명이서 돌아가면서 헤엄치면 하루 24시간 헤엄치는 것도 가능할 지도 모른다. 가만... 이건 좀 다른가?

여담인데 Benoit Lecomte 씨는 요즘 태평양을 건너서 필리핀까지 헤엄쳐갈까 하고 있다는군요.

by 기불이 | 2007/05/18 02:58 | 모기불 여행통신 | 트랙백(1)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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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모기불통신 at 2007/05/20 00:04

제목 : 구글경로와 해류도 비교.
대서양 수영으로 횡단하기. 에 이쁜왕자 님이 덧글로 알려주신 해류도 는 무척 좋은 참고가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바다에는 해류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닷물이 일정한 방향으로 흐르는 흐름인데 이 흐름을 타면 항해에 무척 도움이 되고 반대방향으로 타면 고생을 직사게 하게 되죠. 니모를 찾아서 에서 니모아빠인 멀린이 해류를 타고 시드니로 가는 장면을 기억하십니까? Benoit Lecomte 씨가 보스턴 부근에서 출발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바로 이 해......more

Commented by yy at 2007/05/18 07:19
ㅎㅎㅎ
Commented by akpil at 2007/05/18 08:08
...... 어렸을 때 읽었던 책에 페루에서 나무(풀 ?) 배로 폴리네시아까지 가는 게 있었는데.. ... 헤엄쳐서 ? ..........
Commented by 어부 at 2007/05/18 08:49
akpil님// 폴 헤이어달의 표류(?) 장정에 관한 책을 보셨던 모양이군요. 현재 학술적 평가는 거의 못 받는 모양이지만 싸나이의 피가 끓어오르게 하는 맛은 분명히 있습니다. ^^
Commented by 이쁜왕자 at 2007/05/18 10:05
Commented by el at 2007/05/18 22:42
어부님, 혹시 그거 제목에 콘티키호 표류기 아닌가요? 어릴 때 그 책이랑 두심이 표류기 (윤승운님 만화) 보고는 "나도 뗏목으로 아메리카(!)에 갈테닷"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뭐... 아프리카와 아메리카도 구별 못하는 나이여서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그런데 폴리네시안의 유래에 대한 헤이엘다르의 설이 인정을 받지 못했던가요? 뗏목타고 직접 실증(?)까지 했는데... 헛고생이 된 모양이네요.
Commented by 어부 at 2007/05/19 10:24
el님/ 콘티키호가 맞습니다. 헤이어달의 설이 별다른 인정을 못 받은 데 대해서는 근래 나온 이스터섬에 대한 책들을 보시면 됩니다. 아니면 J.Diamond의 '붕괴'나 '제 3의 침팬지'를 보셔도 관련 내용은 보실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shaind at 2007/05/24 20:56
그나저나 benoit Lecomte라는 이름은 베느와 르꽁뜨 라고 읽어야 맞을것 같네요.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5/24 21:39
불란서 말은 배운 적이 없어서. 그렇게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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