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 와 "갈바닉"

관련제품 자료를 읽어보자.

비타민 C 를 "갈바닉" 방식으로 전달하는 연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최근의 연구중에 Topical L-ascorbic acid: percutaneous absorption studies, Dermatol Surg., 2001, 27(2),137-142 에 따르면 비타민 C 또는 아스콜빅산의 피부전달에는 제형이 무척 중요한 변수라고 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pH 는 3.5 이하여야 하고, optimal percutaneous absorption 를 위한 최대농도는 20% 이며 (즉 비타민 C 20 g + 물 80 mL) 돼지피부에 실험한 결과 사흘간 시술한 이후 피부에 비타민 C 가 포화되고, 반감기는 4일이었다. 다른 변형체들 (아스콜빅산의 염) 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비타민 C 또는 아스콜빅산은 식품이나 화장품에 두루 사용되는데 기본적인 용도는 "보존제"이다. 그것은 아스콜빅산이 항산화성을 가지고 있고, 비교적 강한 산이기 때문이다. 아스콜빅산의 pKa 는 4.2 와 11.6 으로 알려져있고 2% 수용액의 pH 가 2.56 이라고 한다. 바르면 피부가 매끈해지는 화장품중에는 실제로 아스콜빅산 등 비교적 강한 유기산으로 피부를 한거풀 벗겨내는 것들이 있다. 피부의 바깥부분을 한거풀 벗겨내면 매끈한 속피부가 드러나기 때문에 피부가 매끈해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각질제거인가). 물론 며칠 지나면 이 속피부도 바깥피부가 되니까 원상복귀되지만.

아스콜빅산은 멜라닌의 생성을 저해하고 산화멜리닌의 생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iontophresis 를 이용해서 기미를 치료해본 결과가 있다. 서울대 병원에서 2002 년에 발표한 결과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Trial of Vitamin C Iontophoresis in Melasma, Dermatology, 2003, 206, 316–320). 한 사람의 얼굴을 반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비타민 C 를 적용하고 다른 쪽에는 증류수를 적용했다고 한다. 12주간 시술을 하고 L value (luminance, 휘도) 를 측정했는데 비타민 C 쪽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L value 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는데 작은 쪽이 더 백색에 가까운 것 같다. 선스크린은 하루 두번, 얼굴 양쪽 모두에 사용하도록 허용되었다.



실험에 사용된 기계. 모델 이름은 Vitaliont II system, Indiva-Japan Co. Ltd., Japan)


실험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1) 적용부위를 깨끗하게 한다.
2) 손잡이를 젖은 천으로 감싸고 피술자에게 손으로 잡게 한다.
3) 전극을 솜으로 감싼다 (화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4) 전극을 용액으로 적시고 시술부위에 갖다댄다.
5) 전원을 켜고 전류를 0.5 mA 로 올린다. 환자가 고통스러워하면 0.3 mA 로 줄인다.
6) 전극을 피부를 따라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7) 시술시간은 8분. 6분은 기미가 있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치료. 하루 두번, 12주간.

결과를 보면 L-value 의 평균값은 확실히 플라시보에 비해 비타민 C 쪽이 감소했는데 환자가 스스로 내린 판정을 보면 플라시보나 비타민 C 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히려 환자들은 플라시보쪽이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부작용으로는 전기쇼크 (21%), 간지러움 (7%), 홍반 (7%), 화끈거리는 느낌 (3%), 피부건조 (3%) 가 있었다고.

논문 말미에 저자들도 인정하고 있듯이 선스크린을 허용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얼굴 양쪽에 다 바르도록 했으니까 상관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바르는 쪽이 더 좋지 않았을까 ("In fact, there is some decrease in L of the placebo treated side and we think that the use of a sunscreen might play some role in those results. However, it is statistically insignificant." 라고 쓰고 있음).

환자들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비타민 C 로 처리한 쪽이나 물만 바른 쪽이나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휘도 측정결과가 비타민 C 쪽에 유리하게 나왔다는 건데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지만 플라시보쪽도 휘도가 개선되었다는 점에 유의.

저런 치료를 받는 목적은 기계로 측정했을 때 다소간의 개선을 보기위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또는 다른 사람들이 육안으로 관찰하였을 때 현저한 개선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논문에 나온 실험은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게다가 이것은 피부과 의사들이 제대로 시술을 한 결과라는 점이 중요하다. 피부관리실같은 곳에서 시술을 하는 사람들은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는데 피부과 의사들이 프로토콜을 제대로 지켜서, 하루 2번, 12주간이나 시술을 해도 결과가 저 정도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한번 두번 슥슥 마사지를 받는다고 해서 과연 효과가 있을랑가 의심스럽다.

게다가 덧글에 따르면 "오히려 관리실에서 사용하는 세럼은 성분이 단순합니다. 물에다가 직접 아스코르빅 산 가루를 섞어서 바로 사용하기도 하고요." 라는데.... 저기 아스콜빅산은 꽤 산성이 강하거든요. 농도가 얼마인지 모르겠는데 저거 피부에 괜찮을랑가 조금 걱정이 되는군요.

그래서 결론은.... 저같으면 조금 조심하겠습니다. 그냥 안전성이 확보된 합성화합물로 만든 화장품을 시도해보시는 것이?

by 기불이 | 2007/05/11 02:12 | 모기불 낚시통신 | 트랙백(2)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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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모기불통신 at 2007/05/11 04:44

제목 : 피부미용과 이온치료.
비타민 C 와 "갈바닉" 및 이전글들에서 쓴대로 이런 치료에서 사용하는 전류는 보통 0.5 mA/cm2 이다. 저기서 소개한 논문에서도 전류는 0.5 mA 를 사용하고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면 0.3 mA 로 줄여서 사용했다. 구글링을 해보니까 피부미용과 이온치료라는 글이 잡혔는데 일본회사인 것같기도 하고.. 그렇다. 어쨌든 관련부분을 발췌해보면 "갈바닉 전류인 60~80V의 미세한 직류 전류(DC)는 60% 이상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more

Tracked from 어부의 이것저것; Ju.. at 2007/05/11 12:31

제목 : color; 수치로 나타내기
trackback ; 비타민 C 와 "갈바닉" Col-L 얘기가 나와서. 말이 나왔으니까 말인데, 눈으로 보는 color를 어떻게 수치화하겠습니까? '숫자로 쓰면 된다'지만 이게 어렵죠. 만약 어떤 천의 색이 상품성에 중요한데(이런 일 무지 많습니다) 고객이 '전에 쓰던 것보다 더 노랗다고!' 이렇게 claim을 걸어 왔다고 칩시다. 눈으로 보기에 약간 노란 것 같긴 한데, '이 정도는 ......more

Commented by Fortune at 2007/05/11 02:20
흠흠 훌륭한 정보입니다. 화장품을 잘 안쓰는 저로서는 그냥저냥 지나갈 만한 이야기네요;
Commented by belba at 2007/05/11 03:49
플라시보건 비타민 C건 일단 한번 해보고나니 (일주일에 1회, 두번) 놀랄만큼 피부 잡티가 옅어져서 (제 의견이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가 놀랐습니다. 물론 당장 미국와서 햇볕 쏘이기 시작하니 또 원상복귀지만요.) 저는 가끔 한국 갈 때마다 마사지를 받을까 합니다.

안전성에 대해서는, 그저 피부과 의사랑 전문 피부관리사는 뭔가 기준 농도가 있겠지 하고 생각할 따름입니다만.. (이런건 기준 없나요? 미백크림 같은 경우도 의사는 좀더 강한 농도를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역시 상한선이 있는걸로 아는데.) 암튼 비싼 셀렉스C 제품 구입해 사용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가격도 저렴하고 효과도 눈에 보이고 의사와 전문피부관리사가 모니터링해주니깐 소비자로서는 만족입니다.

그런데, 하루 2번씩 시술을 하면 피부가 벗겨지겠는걸요?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5/11 04:06
소비자가 만족하면 그만이죠.
Commented by xmaskid at 2007/05/11 04:18
피부에 관해서는 참 말하기 어려운게 사람마다 유전적으로 다르고, 영양, 수분, 수면등 모든 요소가 다르기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피부관리는 죽은 피부 벗겨내는 각질관리이고, 각질관리에 과일산(AHA)이 가장 많이 쓰이죠. 개인적으로는 똑같은 산으로 벗겨낸다면, 피부관리사한테 받든, 집에서 키위를 갈아서 바르든, 화장품 회사에서 나오는 팩으로 벗기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태엽감는새 at 2007/05/11 04:54
"화장품"은 당연히 검증된 안전한 물질이죠. 그보다 강한 효과를 내는 거라면 약품으로 관리되는 게 맞고요.
꽤 강한 산성인 쎌렉스 씨 같은 경우도 어디까지나 표피나 각질에 미치는 정도지, 직접 진피에 효과를 미치지는 않는다,고 주장해야 "화장품"으로 팔릴 수 있죠.

레티놀과 레틴-에이의 관계도 그래요. 진피에까지 정말 강력한 효과를 보여주는 레틴-에이는 어디까지나 약품이지 화장품이 아니지만, 그 유도체 정도만 사용하는 레티놀은 화장품 성분일뿐이죠.

피부 관리사들을 무시하십니다만, (물론 웃기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당연히 그 바닥에도 윤리가 있고 기본이 있는데. 설마 산을 얼굴에 퍼붓기야 하겠어요? 장사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더구나 다행히도 아스코르빅 산의 경우 산도와 농도를 무조건 높이는 게 효과와 정비례한다는 결과는 아직 없는 걸로 압니다. 따라서 무리한 짓들은 해야할 실익이 없어요.

화장품으로 나오는 제품은 끽해야 20%고, 그것도 꽤 따끔거리지만 "검증"을 거쳐 화장품으로 출시되는 거죠. (즉, 기껏해야 화장품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는 이야기). 통계 이야기니까 잘 아시겠지만, 운 좋은 사람들은 (위의 belba님처럼) 비타민-씨가 확 받아서 갱생의 삶을 사는 거고, 운 없으면 돈만 버리는 거죠. 다들 전자에 속할 희망을 안고 쎌렉스 씨도 바르고, 이온토 관리도 받고 그러는 거고요.
Commented by 태엽감는새 at 2007/05/11 05:12
아..그리고 위 논문은 미백 효과만 다룬 건가요?
그것 말고도 비타민 씨의 효과로 알려진 건 콜라겐 생성 촉진이죠. 이온토와 관련해서 그걸 측정한 논문은 없는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5/11 05:28
하나 있던데 일본에서 나오는 Fragrance journal 이란 곳에 사람한테 석달인가 했더니 모종의 지표가 상승하였다.... 라는 결과가 있군요. 원문은 볼 방법이 없습니다. 혹시 관심있으신 분을 위해 서지정보를 드리면

Fragrance Journal (2006), 34(9), 8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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