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과 지옥, 다시 보고나서 (2) by 기불이

천국과 지옥. 의 영상미는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는데 특히 돋보였던 장면은 유괴범이 사창굴에 들어가서 마약중독자를 리크루트하는 장면. 이 장면에서 커다란 선글라스에 거울처럼 여자가 비치는 장면들이 몹시 인상적이었습니다.

근데, 뒤에 보시면

사이다
쥬-스

비-루 (맥주)

라고 씌여있죠. 왜 매음굴에 저렇게 한글간판이 있는지 좀 궁금.
















이하 스포일러 만땅.





















스포일러 만땅.


이 영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단어가 좋을까?

필사적


이 단어가 가장 적절하다고 본다. 정말 모두가 필사적 (desperate) 이다. 회사냐 어린아이의 생명이냐를 놓고 고뇌하는 곤도씨의 고통. 신이치를 확인하고는 돈가방을 던지고 찬물로 세수를 하는 곤도씨...그리고, 부자라고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다가, 곤도씨의 희생에 감동해서 "가서 그 자식을 잡자. 곤도씨를 위해서, 사냥개가 되자." 하고 결의하는 경찰들. 주책맞게도 이 대목에서 눈물 한방울이 찔끔 났습니다. 곤도씨의 처지를 동정해서 내셔날 슈즈에 한방을 먹이자고 모의하는 기자들. "유괴범이 이 방송을 듣고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너는 곤도씨를 영웅으로 만들었다." 라고 일갈하는 라디오 뉴스 앵커. 내셔날 슈즈 불매에 나선 여성단체. "잡히기만 하면 산채로 태워버리겠다" 며 증거를 수집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경찰들. 실낱같은 단서라도 놓치지 않고 유괴범의 소재를 추적해가는 경찰들. "곤도씨에게 종신형을 안겨준 유괴범" 에게 15년형은 너무 가볍다며 극형을 안겨주기 위해서 체포를 늦추는 경찰들. 아들 신이치에게 본 것을 생각해내라고 다그치는 운전기사 아오키씨....

모두가 너무나 필사적이다. 필사적이기 때문에, 이 영화에는 지저분한 잔재주는 필요없다. 필사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간다.

신이치가 유괴범이 손에 손수건을 감고 있었다고 했는데 왜 그랬나 했더니 손에 흉터가 있어서 그랬더라구요. 흑백화면이고 쓱 지나가기 때문에 처음에는 못봤습니다.


증오범죄란 무섭죠. 정말 무섭습니다. 천국에 살고 있는 곤도씨를 상상하며 증오를 키운 유괴범에게 동정하는 사람도 곧잘 있겠지만, 그건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런 건 정당화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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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joyce 2007/02/27 09:56 # 답글

    요코하마가 항구다 보니 밀항 조선인들이 거쳐 가는 곳이어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아주 좋아하는 영화라서 반가운 마음에 댓글 달아 봅니다.
    프레드릭 제임슨 같은 이는 자신의 세계 10대 영화 중 한 편으로 이 작품을 뽑기도 했었죠.
  • 기불이 2007/02/27 14:04 # 답글

    아아 그렇군요.

    아직도 머릿속에 "오 솔레미오" 가 오토리버스로 연주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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