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과 꿀.
C&EN, 2007, Feb. 05, p 29 에 꿀에 대해서 잘 정리된 기사가 실렸다.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관심있으신 분은 일독을 권하고. 재미난 부분만 발췌번역 소개해볼까 한다.
벌꿀 열두마리가 평생 모아도 찻숟갈 한숟갈 분량의 꿀이 될까말까 하다고 한다. 꿀은 원래 꽃에서 나오는 이를테면 묽은 설탕물 (nectar) 이다. 하긴 찐한 설탕물을 주면 벌이 한번 오고 다신 안올 거 아니야. 묽은 설탕물을 줘야 자주 들르지. 그러고보면 꽃도 낚시질을 하는 것이로군요. 어디서보니까 꽃하고 벌은 서로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떤 꽃은 내부가 미끈미끈해서 일단 들어오면 빠져나가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숫꽃에는 아래 구멍이 있어서 나갈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꽃가루를 온몸에 흠뻑 묻히게 되고, 암꽃에는 그나마 나가는 구멍이 없어서 일단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데, 나갈려고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묻혀온 꽃가루를 다 털어놓게 된다고. 머..머냐. 사채꽃이냐. 어, 이런 칙칙한 이야기말고 달콤한 꿀이야기나 합시다.
좌우간 저런 묽은 설탕물 (nectar) 을 먹고 집에 돌아간 벌은 이 nectar 를 토해놓고 또 나가게 되는데, 집을 지키는 벌은 이렇게 모인 nectar 를 또 다시 먹어서 소화를 시킨 다음에 게워낸다. 이 과정에서 묽은 nectar 의 당이 분해되어 꿀의 독특한 향과 맛이 만들어지게 되며, 물이 제거되어 좀 더 진한 꿀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물이 많죠. 그래서 벌들은 날개로 부채질을 해서 물을 증발시킨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먹는 찐한 꿀을 만들게 되는 거죠. 이렇게 모인 꿀은 벌집에 채우고 입구를 봉랍 Propolis 으로 막아서 밀봉한다. 이때 벌이 사용한 효소가 꿀에 남아서 당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꿀마다 독특한 향과 맛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효소중에는 glucose oxidase 가 있는데 이 넘이 포도당을 gluconolactone 으로 만들고 이게 유기산인 gluconic acid 가 된다. 이 외에 개미산, 초산, 젖산 등등이 있어서 꿀의 pH 는 3.8-4.0 정도가 된다고. 꿀이 쉽게 상하지 않는 이유는 물론 습기가 적기 때문인데 유기산이 있어서 꽤 산성이기 때문에 미생물이 자라기가 어렵다는군요. 식품에 식초를 뿌려 보존기간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
꿀을 이루는 수백가지 유기화합물에 대해 이미 분석이 잘 되어 있고 분석법도 잘 확립되어 있는데 이것은 가짜꿀을 가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사실 가짜꿀 만들기야 쉽죠. 그래서 이렇게 꿀은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꿀을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는 중국이고 (연간 7억 파운드 = 3억 1500만 kg = 31,500 톤) 가장 많이 소모하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연간 3억 파운드 = 13,500 톤). 그러면 중국에서 만드는 가짜꿀은 얼마나 될까! 그건 통계가 없군요.
소문에 듣기에 한국에서는 장마철이라든가 겨울철이라든가 해서 벌들이 꿀을 수확할 수 없을 때는 설탕물을 먹인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만든 꿀도 꿀은 꿀인 것입니다. 왜냐면 꽃에서 나오는 묽은 꿀이나 설탕물이나 사실 크게 다를 것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꿀은 꽃에서 나오는 게 아니에요. 꿀은 설탕물을 먹고 벌이 토해낸 액체에서 물을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꿀은 벌이라는 생체공장이 만들어내는 제품인 것입니다. 꽃에서 직접 따온 꿀하고는 물론 향은 조금--아니면 무척--다르겠지만.
C&EN, 2007, Feb. 05, p 29 에 꿀에 대해서 잘 정리된 기사가 실렸다. 잘 정리가 되어있어서 관심있으신 분은 일독을 권하고. 재미난 부분만 발췌번역 소개해볼까 한다.
벌꿀 열두마리가 평생 모아도 찻숟갈 한숟갈 분량의 꿀이 될까말까 하다고 한다. 꿀은 원래 꽃에서 나오는 이를테면 묽은 설탕물 (nectar) 이다. 하긴 찐한 설탕물을 주면 벌이 한번 오고 다신 안올 거 아니야. 묽은 설탕물을 줘야 자주 들르지. 그러고보면 꽃도 낚시질을 하는 것이로군요. 어디서보니까 꽃하고 벌은 서로 돕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어떤 꽃은 내부가 미끈미끈해서 일단 들어오면 빠져나가기가 무척 어렵다고 한다. 숫꽃에는 아래 구멍이 있어서 나갈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꽃가루를 온몸에 흠뻑 묻히게 되고, 암꽃에는 그나마 나가는 구멍이 없어서 일단 들어오면 나갈 수 없는데, 나갈려고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묻혀온 꽃가루를 다 털어놓게 된다고. 머..머냐. 사채꽃이냐. 어, 이런 칙칙한 이야기말고 달콤한 꿀이야기나 합시다.
좌우간 저런 묽은 설탕물 (nectar) 을 먹고 집에 돌아간 벌은 이 nectar 를 토해놓고 또 나가게 되는데, 집을 지키는 벌은 이렇게 모인 nectar 를 또 다시 먹어서 소화를 시킨 다음에 게워낸다. 이 과정에서 묽은 nectar 의 당이 분해되어 꿀의 독특한 향과 맛이 만들어지게 되며, 물이 제거되어 좀 더 진한 꿀이 된다. 하지만 여전히 물이 많죠. 그래서 벌들은 날개로 부채질을 해서 물을 증발시킨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먹는 찐한 꿀을 만들게 되는 거죠. 이렇게 모인 꿀은 벌집에 채우고 입구를 봉랍 Propolis 으로 막아서 밀봉한다. 이때 벌이 사용한 효소가 꿀에 남아서 당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꿀마다 독특한 향과 맛을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효소중에는 glucose oxidase 가 있는데 이 넘이 포도당을 gluconolactone 으로 만들고 이게 유기산인 gluconic acid 가 된다. 이 외에 개미산, 초산, 젖산 등등이 있어서 꿀의 pH 는 3.8-4.0 정도가 된다고. 꿀이 쉽게 상하지 않는 이유는 물론 습기가 적기 때문인데 유기산이 있어서 꽤 산성이기 때문에 미생물이 자라기가 어렵다는군요. 식품에 식초를 뿌려 보존기간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
꿀을 이루는 수백가지 유기화합물에 대해 이미 분석이 잘 되어 있고 분석법도 잘 확립되어 있는데 이것은 가짜꿀을 가리기 위한 노력의 결과이다. 사실 가짜꿀 만들기야 쉽죠. 그래서 이렇게 꿀은 연구가 많이 되어 있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꿀을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는 중국이고 (연간 7억 파운드 = 3억 1500만 kg = 31,500 톤) 가장 많이 소모하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연간 3억 파운드 = 13,500 톤). 그러면 중국에서 만드는 가짜꿀은 얼마나 될까! 그건 통계가 없군요.
소문에 듣기에 한국에서는 장마철이라든가 겨울철이라든가 해서 벌들이 꿀을 수확할 수 없을 때는 설탕물을 먹인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만든 꿀도 꿀은 꿀인 것입니다. 왜냐면 꽃에서 나오는 묽은 꿀이나 설탕물이나 사실 크게 다를 것은 없거든요. 그러니까 꿀은 꽃에서 나오는 게 아니에요. 꿀은 설탕물을 먹고 벌이 토해낸 액체에서 물을 제거한 것이기 때문에 꿀은 벌이라는 생체공장이 만들어내는 제품인 것입니다. 꽃에서 직접 따온 꿀하고는 물론 향은 조금--아니면 무척--다르겠지만.









덧글
belba 2007/02/16 09:12 # 답글
어머, 벌 열두마리가 평생 그렇게 목숨바쳐 모아도 찻숟갈 한숟갈 분량도 안되다니.. 꿀을 먹을 때마다 벌들을 우리가 얼마나 착취하고 있는지.. 눈물 흘리며 먹어야겠습니다.
곰부릭 2007/02/16 09:27 # 답글
한국에서는 장마철이라든가 겨울철이라든가 해서 벌들이 꿀을 수확할 수 없을 때는 설탕물을 먹인다고 한다.=>저도 한시적으로 필요할때만 설탕을 주는걸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일년 사시사철 벌들의 사료로 설탕을 준다는군요. 양봉하는 사람들은 하루라도 집을 비우면 큰일난다나, 설탕을 안주면 벌들이 굶어 죽는데요.
기불이 2007/02/16 10:11 # 답글
그렇습니다. 꿀을 먹을 때마다 묵념을... 근데 동물을 괴롭히기 싫어서 채식하는 채식주의자들도 꿀은 먹을 것 같다, 그죠? 하긴 곤충따윈 상관없나.그럴 것 같아요. 꿀 수요는 늘어가는데 꽃은 한정되어 있고... 다른 방법이 없겠죠.
맨땅에헤딩 2007/02/16 10:52 # 답글
그런데 설탕이라면 C, H, O 뿐인데 벌들이 나머지 원소는 어디서 얻을까요?
2007/02/16 10:55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루나 2007/02/16 11:02 # 답글
.....정말 꿀이란 벌들의 노동 착취의 산물 (.....) 꿀을 먹을 때마다 경건한 마음으로 먹어야 겠습니다.
기불이 2007/02/16 11:07 # 답글
맨땅에헤딩// 벌들에게 물어봐~~~요.비공개// propolis (봉납) 이란 것은, 벌통에 꿀이 차면 두껑을 봉하는 물질이죠. 위키를 찾아보니까 (http://en.wikipedia.org/wiki/Propolis) 벌집에 균열이 나면 땜질할 때도 쓴다는데. 벌들이 식물에서 얻는데 주성분은 수지, 왁스, 오일, 꽃가루 등이라고 합니다. 식물들이 항생물질을 만들기 때문에 여기에도 항생물질들은 조금 들어있겠죠. 근데 항생제가 없던 옛날도 아니고 요즘같은 세상에 뭣땜에 이런 걸 사서 쓰는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
곰부릭 2007/02/16 11:30 # 답글
마누카 꿀이라고 몸에 되게 좋다고 선전하는 꿀도 있는데 그건 또 무슨 원리인지, 꿀에 레벨?인지 수치인지, 숫자가 붙어있는 그 숫자의 크기에 따라 꿀의 효과가 달라진다나요. 힐링허니 라고 부른다던가 헬스허니 하여간 뭐라고 부르면서 극찬하더라구요.
愚公 2007/02/16 12:25 # 답글
전에 '나비는 꿀을 먹지 않는다'는 내기에서 이겼던 적이 있습니다. 훗... -.,-
기불이 2007/02/16 13:01 # 답글
꿀의 가장 큰 효과는 살찌는 효과이므로 꿀을 효과로 먹지 마세요.앗 그런가요. 뭔가 함정이 있는 것 같다. 나비는 꿀이 아니라 꽃이 분비하는 넥타르를 먹는다가 정답인가요?
愚公 2007/02/16 20:56 # 답글
기불이 / 그런거죠. :-) 꽃을 아무리 분해해도 '꿀' 한방울 안나오잖아요.
요설 2007/10/16 08:27 # 답글
와,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몇일전에 티비 모 프로그램에서 설탕꿀 얘기가 나오는것 같던데 시간문제로 보지를 못했었거든요.시골 할머니댁에서 양봉을 하십니다. 벌을 키우니까 양봉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한봉이래요, 제가 뭐 아는건 없으니 그러려니 합니다만 그때 티비에서 나오던것과는 확실히 다르긴 하더군요. 일단 벌이 다르겠지만 그건 본 적 없어서 패스. 장마철이나 겨울철에 굶는다고 설탕물을 준다는데, 실제로 할머니댁에선 한번도 주는걸 못봤어요. 양봉은 꿀을 일년에 몇번 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집에선 한번인가 두번인가밖엔 안떠요. 그러니까 장마철이나 겨울철(엔 벌이 추워서 집 밖에 나오지도 않아요)에는 자기들이 모아놓은 꿀을 먹으며 지내기때문에 그 직전에 꿀을 뜨지 않고 먹이로 양보하는거래요. 일년 내내 한자리에서 꿀을 모으다보니까 당연히 무슨꿀 무슨꿀하는건 나올수도 없이 한봉은 무조건 잡화꿀이구요. 오랫동안 조금씩 모으는것이니까 좀 더 향이 좋으려나...? 뭐, 늘 먹어도 시판꿀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주관적인 비교도 못하겠네요. 어쨋거나 제가 아는것만 아는척^^* 늘 좋은 정보 많이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