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설거지. by 기불이

친환경수세미... 에서 소개한 울트라수퍼친환경설거지법 말고, 진짜 친환경설거지가 뭔지 생각해보자.

기름때가 묻은 접시가 있다고 하자. 이걸 닦는데

1) 세제를 사용한다.
2) 친환경세제를 사용한다.
3) 아크릴사 수세미를 사용한다.
4) 밀가루를 사용한다.

네가지 방법으로 닦아보자. 밀가루를 쓰면 기름때가 밀가루에 흡착되고, 아크릴사 수세미를 사용하면 수세미에 흡착되고 친환경세제나 보통세제를 사용하면 물에 녹아나간다. 어떤 방식으로 하든 기름때는 하수로 빠져나가는데 밀가루 방식에서는 밀가루에 흡착된 기름의 형태로 빠져나가고 세제를 사용하면 물에 녹아서 빠져나가게 된다. 아크릴사 수세미의 경우 수세미를 세척할 때 어떤 형태로든 하수로 빠져나간다. 네 방법 모두 기름때가 하수로 빠져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밀가루의 경우, 이외에 밀가루가 하수로 빠져나간다. 기존세제나 친환경세제는 세제가 하수로 나간다. 아크릴사수세미에서는 하수로 나가는 것이 적은데 대신 세제를 사용했을 때와 비교해서 접시가 깨끗하지 않다.

자연은 자정능력이 있는데 그래서 조금 오염을 시켜도 금새 평형을 회복한다. 기름때든 밀가루든 세제든 생분해된다면, 그리고 소량이라면, 금새 분해되어서 물에 살고 있는 생물이 먹고사는 영양분이 되는데 그것도 어느정도지 많아지면 평형이 깨어지고 어느 한종류가 너무 많이 성장하게 되어 다른 생물들이 죽게된다. 가령 가축의 방귀는 사소해보이지만 이것도 양이 많아지면 지구온난화의 한 원인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

기름때는 어쩔 수 없고, 가외로 발생하는 수질오염에 대해 생각해보면 밀가루가 제일 나쁘다고 생각된다. 다만 기름을 흡착한 다음 하수구로 나가지 않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면 또 다른 이야기. 쓰레기통을 통해 나가서 매립되면 흙속에서 분해되니까 바로 하수구로 나가는 것보다는 낫겠죠. 아크릴사 수세미는 기름을 흡착하는데 나중에 수세미 자체를 버릴 때 같이 쓰레기통에 들어가니까 비슷한데 다만 그 동안 기름을 머금은 수세미에서 미생물이 자랄 것 같아서 좀 그렇다.

기존세제와 친환경세제를 생각해보자. 제품마다 성분이 다르니까 단선적인 비교는 어려운데, 보통 친환경세제 라고 하면 식물성기름으로 만든 계면활성제라고 알고 있다. 보통사람들 생각과는 다르게 일반세제도 생분해된다. 생분해되지 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세제.... 이런 거 옛날이야기거든요. 친환경세제 이야기 같은 글에서도 이 점은 인정하고 있다. 소위 친환경세제란 것은 콩기름이나 기타 식물성기름으로 만든다고 알려져있다. 옛날에 샀다가 다시는 안사고 있는 친환경세제병의 뒷쪽을 봤더니 성분표시가 이렇군요.

Plant based anionic and non-ionic tensio-active surfactants, water, milk whey, plant based fragrance, extracts of chamomile and marigold, salt, citric acid and 100% biodegradable preservative.

100% biodegradable preservative. 이 대목이 무척 웃긴데, 보통 세제나 치약에 들어가는 보존제는 triclosan 이란 것으로 이것도 생분해되거든요. 물론 염소와 반응하고 모종의 과정을 거치면 다이옥신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가능성은 낮고 무엇보다 저 100% biodegradable preservative. 도 다양한 환경에서 이런 저런 반응을 할 것이 분명하다. 대체 뭔지 알 수가 없어서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식물성 계면활성제, 식물추출물...이런 것도 웃기다. 저렇게 대충 뭉뚱거려 놓으면 대체 뭐가 뭔지 알 수가 없지 않나 말이다.

이에 반해서 일반세제의 경우는 성분표시가 무척 정확하다. 한국은 표시가 안되어 있을 수 있는데, 미국 제품이나 넣는 성분은 대개 거기서 거기일 것으로 생각한다. 보통 여러종류의 계면활성제가 들어가는데 다 생분해가 된다. 유기산이나 향도 들어가는데 성분이 정확하게 정해져있어서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추적할 수 있다. 물에 존재하는 금속이온을 제거하기 위한 성분도 들어간다. 왜냐면 소비자 가정의 수돗물도 다 같은 수돗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비자 중에서 일부는 지하수를 쓸 수도 있다. 물에는 금속이온이 녹아있는데 가령 칼슘이온같은 경우 계면활성제와 반응을 해서 불용성 물질을 만들어 침전하기도 한다. 이런 물을 센물이라고 하는데 비누가 잘 풀리지 않는다. 센물에 탄산나트륨 (민노당 현애자 의원이 독성이 강해 사체 소독에 쓰이는 탄산나트륨 이라고 질색한 바로 그 탄산나트륨) 을 넣어주면 탄산음이온이 칼슘과 반응해서 탄산칼슘의 형태로 물에서 칼슘이온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단물로 바뀌고 비로소 세탁이 쉽게 된다. 일반세제에는 이런 기능을 하는 물질들이 들어있는데 이를테면 EDTA 란 것이 그런 것이다. 이런 물질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일반세제는 센물에서도 세척이 쉽게 된다. 이런 게 없는 세제는 센물에서 계면활성제가 불용성물질이 되어 사라지기 때문에 무척 많은 양을 써야 세척을 할 수 있다.

세제란 건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모두 감안해서 만들어진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설거지가 완벽하게 되어 소비자들이 깨끗한 식기를 안전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지는 것이다. 반면 저 친환경세제를 보자. 저런 게 센물에 잘 풀리겠는가 말입니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세척이 쉽지 않다. 그래서 더 많은 양을 써야 한다. 물론 식물성기름으로 만들었다니까 생분해가 더 빠를 수는 있죠. 그러나 하수구로 흘러나가는 양은 더 많다. 더 많은 양의 유기물은 더 많은 양의 산소를 요구하고 이렇게 산소를 소모하면 다른 수중생물들이 쓸 산소가 적어지게 된다. 때문에 과연 저 친환경세제가 진짜로 친환경적인지 나는 무척 의문스럽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생분해는 좀 늦게 되더라도 소량을 사용해도 되는 기존세제가 더 친환경적이지 않은가?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기라고 듣고 있는 자가제조비누라든가 수상쩍은 순비누를 생각해보자. 구글에서 우연히 본 곳에 갈색나는 소위 순비누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예전부터 그 비누를 썼는데 자기가 피부가 약한 건지는 모르지만 그 비누를 써서 빨래를 하고나면 손이 다 벗겨진다는 이야기가 있더라. 때는 잘 지워진다는데.

저런 수상쩍은 비누들은 보통 폐식용유같은 기름을 수산화나트륨으로 처리해서 비누화한 것인데 그렇게해서라도 환경오염을 줄여보겠다는 노력은 무척 가상합니다만 제조과정이 신뢰할 만하지 않다면 사실 저렇게 위험한 물건이 나올 수 있다. 수산화나트륨으로 한번 세탁해보세요. 때가 잘 지워지지. 정확하게 말하자면 때 자체가 비누가 되어 물에 녹아나간 것이지만. 정상적인 제조과정을 거쳐 판매되는 제대로 된 비누라면 반응하지 않은 수산화나트륨이 남지 않도록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런 대충 만든 제품이 그런 관리가 될 리가 없죠. 저 분 피부가 약한 게 아니라, 저 비누에는 수산화나트륨이 남아있는 겁니다. 그래서 피부가 다 벗겨지는 거죠. 정상입니다!

옛날에 때비누란 게 있다고 들었는데 바르고 좀 지나서 밀면 때가 술술술 벗겨진다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던데. 실물을 본 적이 없어서 자신은 없지만 저런 거 아니었을까 싶다. 수산화나트륨이 많이 남아있어서 피부가 한꺼풀 홀랑 벗겨지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물론 저는 그런 거 써볼 생각 전혀 없습니다. 저는 소중하니까요~♡

conventional 한 제품 즉 대기업제품이란 이런 저런 문제가 있을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제대로 관리되고 있고, 때문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 예측이 가능한데 저런 제품들은 예측이 불가합니다. 게다가 스스로 만들었다거나 아니면 영세한 업체라거나 한 경우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보상도 받지 못하겠죠.

그래서 제가 제시하는 가장 친환경적인 설거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접시에 남은 음식물 지꺼기 및 기름때는 키친타월 (이든 신문지든 좌우간 뭔가) 로 최대한 제거해서 쓰레기통에 넣는다 (퇴비활용은 옵션).
2) 소량의 기존세제를 사용해서 남아있는 기름때를 제거한다 (친환경세제는 수질에 따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과량을 사용해야 할 수도 있고, 같은 양을 사용할 경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음).
3) 따뜻한 물을 사용해서 (찬물을 쓰면 물 사용량이 늘어나니까) 최대한 신속하게 씻어낸다.



환경을 위해서, 친환경세제의 사용을 삼갑시다.





근데 생각해보니까 일회용 종이접시를 쓰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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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M발효액 2006/11/11 02:44 #

    친환경설거지.에 비밀덧글로 EM발효액 이란 것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거기도 썼습니다만... 대체 한국은... 마계도시인가...;;; 제가 한국을 떠난 이후 저 수많은 마물들이 어느새 한국을 장악했군요. 아마테라스 전하가 힘을 잃으면 온갖 마물들이 다 기어나오던데 비슷한 현상...? 농담이구요. 저 사람들도 나름대로는 진지하겠죠. 별로 나쁠 것은 없어 보이는데... 뭔가 하고 봤더니 쌀뜨물에 설탕을 넣고 효모를 넣은 다음 두껑을 ...... more

덧글

  • 디온 2006/11/10 23:19 # 답글

    저희집에서는 설탕으로 만들어서 먹어도 상관없다는; 친환경세제를 씁니다만... 사실 설거지하고 나면 미묘하게 남는 세제맛이 싫어서 써요(...)
  • 기불이 2006/11/10 23:33 # 답글

    어제 그 세제 이야기를 웹에서 봤습니다만... 저는 좀 믿음이 부족해서.... 다만 현재 제대로 허가를 받고 팔리고 있는 것같으니 논평은 하지 않을 생각인데 그 회사 홈페이지에서 본 소위 실험이 무척 난감하더군요.
  • 머스타드 2006/11/10 23:33 # 답글

    수질 오염을 생각한다면 기름 때를 키친타월로 닦은 다음 설겆이 하는 것이 역시 가장 확실하죠. 하지만 저는 귀찮아서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반성해야죠..;;)
  • 덧말제이 2006/11/11 00:35 # 답글

    마지막 줄이 제가 궁금해하는 것과 관련이 있어요.
    1회용을 그냥 쓰는 것과 더 많은 세제를 소모하는 것, 이거 어느 쪽이 더 문제일까 하는 거죠. 세제가 필요없는 것들은 물로만 씻어도 되니까 그 경우엔 1회용이 당연히 더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렇지 않은 경우들은...
  • 남쪽계단 2006/11/11 00:36 # 답글

    예전에 종이컵, 플라스틱컵, 그리고 머그컵 중에서 생산에서 폐기까지 고려했을 때 어떤 컵이 가장 환경친화적인가를 가늠해 본 연구를 본 적이 있었는 데, '가끔 씻는 머그컵'이 가장 환경친화적이었죠. 그 후로 죽 실천(?)중입니다.
  • 한때는 2006/11/11 00:44 # 답글

    수산화나트륨이라면 모르는 사람도 있을걸요? 가성소다나 양잿물이라면 바로 감이 가려나요?
  • 기불이 2006/11/11 01:04 # 답글

    덧// 항상 benefit 과 risk 를 고려해야죠. 가령 야외에서 뭘 먹었을 때

    1) 그 자리에서 냇물에서 설거지
    2) 집에 가져와서 설거지 (그 사이 미생물 번식)
    3) 일회용품 사용 -> 폐기

    는 각각의 benefit 과 risk 가 있습니다.

    남// 커피나 담아먹는 컵이야 그렇겠지만 기름때 가득한 접시라면 "가끔 씻는 접시"... 환경친화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위생적이진 않을 것 같군요. 그런 접시 쓰다가 병이라도 걸리면....

    한// 그 단어가 그 사람들이 선호하는 용어이긴 하죠.
  • 곰부릭 2006/11/11 01:41 # 답글

    그 수많은 자가제 '천연'비누들도 참...뭐라 말하기가 애매모호한;;;
    집에서 쿵짝쿵짝 만들어서 판매하는 분도 엄청 많은데, 좀 위험한거 아닌가 싶습니다. 양잿물 쓰는것도 그렇고...그래도 좀 제대로 만드시는 분들의 경우 제조과정에 어떤어떤 성분이 들어갔을경우 최소 숙성기간 얼마 이상, 리트머스지로 산도 테스트 해서 쓴다고는 하는데 걱정스러워요~
  • 기불이 2006/11/11 01:48 # 답글

    환경보다는 자기의 몸을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해주었으면 합니다.
  • 2006/11/11 02:01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 기불이 2006/11/11 02:14 # 답글

    비공개// 대체 한국은... 마계도시인가....;;;
  • 저공비행사 2006/11/14 00:41 # 답글

    친환경이 의미하는바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보네요. 친환경보다야 자신의 몸이라.
    둘다 소중하게 가꿔야 되는게 아닐까요. 그래야 사람도 살고 자연도 살지요.
    가장 좋은것은 기름기있는 것을 먹지 말면되죠. 발우공양하듯이 그런데 그게 안되죠. 그럼 적게 먹을 만큼 먹는게 우선일것 같고, 기름기가 남으면, 말씀대로 키친타올로 제거하고 뜨거운물에 씻는게 보통 하는 방법이지요. 만약 아크릴사가 키친타올의 대용품이 될수 있다면야 더 바랄나위없겠습니다만. 그럼 너무 소모품이 될것같구요. 아주 적은 기름은 아크릴사가 대용으로 하는것도 무리가 없다 봅니다.
  • 기불이 2006/11/14 02:02 # 답글

    "친환경보다야 자신의 몸" 이라고 쓴 바는 없습니다.
  • 저공비행사 2006/11/14 15:10 # 답글

    환경보다는 자신의 몸이라고 쓰셨네요 ^-^ 제 댓글의 논지는 환경도 몸도 둘다 소중한게 아닌가라는 뜻이였는데요.
  • 새치마녀 2008/04/20 14:31 # 답글

    주제에서 벗어난 얘깁니다만, 요새 소 방귀가 온난화의 주범이란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인간의 에너지 사용(난방이나, 자동차 이용 등)이 미치는 영황과 맞먹을 정도인가요? 그리고 연합 뉴스 기사를 보면 캥거루 방귀는 메탄가스가 없어 환경을 오염하지 않기 때문에 캥거루 고기를 먹어야 한다. 캥거루 고기는 건강식품이라는 주장도 있더군요. 제가 알기론 소 방귀 얘기는 환경단체 쪽에서 나온 거라는데 과학자들이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주장인지 모기불님이 비판하시는 그런 단체에서 나온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캥거루의 경우 안 그래도 캥거루가 너무 번식해서 캥거루를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라는데 혹시 그것 때문에 쇠고기를 캥거루 고기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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