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걱정없는 친환경수세미 by 기불이

"환경호르몬걱정없는 친환경수세미 만들기" 라는 표현이 있다. 홋홋홋... 참 창의적이고 도발적인 표현이 아닙니까? 보통 사용하는 수세미는 천연펄프 혹은 폴리에스테르나 나일론같은 합성섬유로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여기서는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모양이지? 별로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만일 보통 수세미에서 환경호르몬이 안나온다면, "환경호르몬걱정없는 친환경수세미 만들기" 라는 말은 그 자체로 오류가 아닌가.

폴리카보네이트 젖병을 끓는 물에서 30분간 우려냈더니 비스페놀-A 가 몇십 ppb 나오더라라는 이야기로 벌벌 떠는 사람들이 많은 걸 보고 좀 충격을 받았다. 아니 젖병을 삶은 물을 애한테 먹일 것도 아니고 저렇게 삶은 병에 분유를 "미지근한 물" 에 타서 먹일 거 아닌가? 대체 왜 벌벌 떨어야 하는 거냐.

아크릴絲라는 것은 친환경수세미... 에서 썼듯이 아크릴로니트릴 (acrylonitrile) 이라는 단량체를 다른 단량체와 공중합한 고분자다. 그런데 아크릴로니트릴 (acrylonitrile) 은 발암물질이며 래트에서 LD50 이 78 mg kg-1 에 불과한 위험한 물질. 오랜 세월동안 몸에 축적되어 남성의 여성화를 유발하고... 이런 환경호르몬따위와 비교할 바가 아닌 것이다.

이렇게 위험한 물질로 만든 수세미로 그릇을 닦다니 아니 지금 제정신입니까!!!?!!


설거지하느라고 뜨거운 물을 틀어놓으면 이 위험한 물질이 더 잘 우러나올 게 아닌가 말이다. 이런 위험한 것을 소위 환경단체들이 앞장서서 보급하고 있다니 정신나간 거 아니야?


물론 농담이죠, 농담인데, (발암물질 이야기는 사실이지만) 저런 이야기를 시치미 뚝 떼고 저 사람들한테 해주면 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리콜을 하고 아크릴사 사용금지 운동을 벌일까 안벌일까가 무척 궁금하다. 젖병에서 비스페놀-A 가 나올지 모른다고 벌벌 떠는 사람들이 수세미는 발암물질로 만들고, 뜨거운 물로 설거지를 하면 흘러나온다는 이야기를 안믿는다면 그건 또 그대로 웃긴 이야기가 아닙니까?

근데 이건 농담이 아닌데, 아크릴사란 것은, 섬유로 사용되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죠. 옷이라든가, 카펫이라든가 장갑이라든가 목도리라든가.... 그런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만들어진 거지, 수세미로 쓰라고 만든 건 아니거든요. 아마 아크릴사 만드는 사람들도 그런 용도는 생각도 못해봤을 걸. 고분자에는 미반응한 단량체 (이 경우는 아크릴로니트릴) 이 남아있기 마련이고 조건에 따라 조금씩 기어나오기 마련인데 섬유로 쓸 경우야 세탁을 하면 씻겨서 나가고 보통은 옷을 입으로 빨아먹진 않으니까 별로 걱정을 안했겠지만... 저걸 수세미로 쓰게 되면 좀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거기다가 식기의 기름때를 닦으면. 뭐 저야 항상 사용설명서를 숙독하고, 지정되지 않은 용도로는 사용하지 않으므로 상관없지만... 건강과 환경을 병적으로 염려하는 저 분들이 살짝 걱정이 되는군요 (물론 심각한 영향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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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enard 2006/11/10 08:19 # 답글

    원래 바보들은 정상인보다 훨씬 튼튼하기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겁니다. 도리어 무슨 수를 써도 없앨 수가 없지 않습니까.
  • 런∼ 2006/11/10 08:27 # 답글

    그런데도 실을 사서 뜨고 싶어서 수세미 만드는 책도 한 권 주문해 버렸다는;;
  • 개발부장 2006/11/10 12:37 # 답글

    그거 재미있겠는데요--;;
    저도 쓰고 있지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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