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이라는 드라마를 볼 기회가 있었다. 4 회를 다 보았는데, 미술이 영화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TV 드라마치고는 훌륭하고, 연출도 심상치않다...고 생각했더니 황인뢰 연출이로군요. 궁녀나 상궁의 복장같은 것만 봐도, 이 가상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저 그런 드라마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는 볼만하군요. 갑자기 황실의 사돈이 된 채경이네 집에 전화가 쏟아지고 채경이 엄마가 보험왕이 되는 설정이 대박이었습니다. 이거 원작에도 나오는 설정인지 모르겠는데 대본쓰는 사람이 뭔가 아는군요. 전혀 비현실적인 설정에 이런 현실적인 설정이 제대로 자리잡고 있어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교묘하게 허물고 있어서 재미가 쏠쏠합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데, 윤은혜양은 연기초보인 것이 가끔 너무 표가 나서 거슬린다. 연출이 그 점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봐서 표가 나지 않도록 교묘하게 연출해나가고 있는데 아슬아슬하다. 채경이 엄마로 나오는 임예진씨나, 황후로 나오는 윤유선씨는 한때 하이틴스타였고 청춘스타였으며 아이돌이었는데 세월은 이길 수가 없구나!! 진짜 "19 살 생머리" 포스터에서 무척 예뻤던 기억이 생생한 윤유선씨가 이제 학부모 역이라니, 과연 세월앞에 장사가 없습니다.
언제부턴가 한국드라마나 영화에서 계속되는 패턴이 있다. 서로 맞지 않는 남과 여가 한공간에 갇히게 된다. 그것은 동거일수도 있고 (옥탑방 고양이), 계약결혼일 수도 있고 (풀하우스), 엄마가 간암에 걸려서일 수도 있다 (위풍당당 그녀). 아니면 할아버지의 약속때문일 수도 있다 (궁). 옥탑방 고양이 시절에는 신선하더니 이젠 좀 지겹기조차 한 패턴이다. 이 경우에 같이사는 남자 A 는 대개 초반에는 대단히 싸가지없게 굴고 여자를 완전히 무시하는데 나중에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남자 B 는 초반부터 여자를 좋아하는 대단히 부드럽고 감성적인 남자다. 보통 남자 B 는 남자 A 와 여자의 연애에 휘말려서 가망없는 여자 뒷바라지하느라 자기 인생을 망치고 소모되는 불쌍한 존재다. 여자는 남자 B 에게 끌리다가 결국 자기가 사랑하는 것은 남자 A 였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결국 세상은 나쁜 넘이 미녀를 차지하게 되고 좋은 넘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나쁜 넘과 맺어지는 것을 축하해주는 불쌍한 팔자.
그런데 궁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형적인 순정만화의 공식마저 차용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순정만화에는 "흑발불패의 법칙" (정확한 용어는 모름) 이 있는데, 보통 나쁜 넘인 남자 A 는 흑발이고, 좋은 넘인 남자 B 는 금발인데 거의 예외없이 여자를 사라잡는 넘은 흑발이라는 오래된 경험칙이 있다. 궁의 경우 황태자는 흑발이고 사실 적통인 율이는 갈색머리인데 여기서 우리는 벌써, 나중에 채경이가 누구랑 잘 될지 뻔히 알 수 있는 것이다.
기왕에 순정만화 원작이라면 철저하게 순정만화 삘로 가는 것도 좋겠지. 김삼순따위처럼 하이틴로맨스인 주제에 아닌 척하는 가식적인 드라마는 진절머리가 난다.
전반적으로 무난한데, 윤은혜양은 연기초보인 것이 가끔 너무 표가 나서 거슬린다. 연출이 그 점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봐서 표가 나지 않도록 교묘하게 연출해나가고 있는데 아슬아슬하다. 채경이 엄마로 나오는 임예진씨나, 황후로 나오는 윤유선씨는 한때 하이틴스타였고 청춘스타였으며 아이돌이었는데 세월은 이길 수가 없구나!! 진짜 "19 살 생머리" 포스터에서 무척 예뻤던 기억이 생생한 윤유선씨가 이제 학부모 역이라니, 과연 세월앞에 장사가 없습니다.
언제부턴가 한국드라마나 영화에서 계속되는 패턴이 있다. 서로 맞지 않는 남과 여가 한공간에 갇히게 된다. 그것은 동거일수도 있고 (옥탑방 고양이), 계약결혼일 수도 있고 (풀하우스), 엄마가 간암에 걸려서일 수도 있다 (위풍당당 그녀). 아니면 할아버지의 약속때문일 수도 있다 (궁). 옥탑방 고양이 시절에는 신선하더니 이젠 좀 지겹기조차 한 패턴이다. 이 경우에 같이사는 남자 A 는 대개 초반에는 대단히 싸가지없게 굴고 여자를 완전히 무시하는데 나중에는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남자 B 는 초반부터 여자를 좋아하는 대단히 부드럽고 감성적인 남자다. 보통 남자 B 는 남자 A 와 여자의 연애에 휘말려서 가망없는 여자 뒷바라지하느라 자기 인생을 망치고 소모되는 불쌍한 존재다. 여자는 남자 B 에게 끌리다가 결국 자기가 사랑하는 것은 남자 A 였다, 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결국 세상은 나쁜 넘이 미녀를 차지하게 되고 좋은 넘은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가 나쁜 넘과 맺어지는 것을 축하해주는 불쌍한 팔자.
그런데 궁은 여기서 더 나아가, 전형적인 순정만화의 공식마저 차용하고 있다. 아시다시피 순정만화에는 "흑발불패의 법칙" (정확한 용어는 모름) 이 있는데, 보통 나쁜 넘인 남자 A 는 흑발이고, 좋은 넘인 남자 B 는 금발인데 거의 예외없이 여자를 사라잡는 넘은 흑발이라는 오래된 경험칙이 있다. 궁의 경우 황태자는 흑발이고 사실 적통인 율이는 갈색머리인데 여기서 우리는 벌써, 나중에 채경이가 누구랑 잘 될지 뻔히 알 수 있는 것이다.
기왕에 순정만화 원작이라면 철저하게 순정만화 삘로 가는 것도 좋겠지. 김삼순따위처럼 하이틴로맨스인 주제에 아닌 척하는 가식적인 드라마는 진절머리가 난다.









덧글
로리 2006/10/16 00:43 # 답글
최근에는 흑발불패도 많이 퇴색되었습니다만... 또 흑발 불패에는 한가지 전설이 금발이 의외로 성격좋은 놈이라는데 있죠(먼산)
capcold 2006/10/16 00:53 # 답글
!@#... 냉미남/온미남 계열로 나눠서 총괄 분석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http://www.dugoboza.net/no003/flower.htm
25RS 2006/10/16 03:23 # 답글
아무리 아다치 미츠루에 비교하면 애교지만.. 그건 그 작가 한 사람만이니 흥행하는 드라마 족족 비슷한 패턴인 것은 문제..
素心 2006/10/16 08:28 # 답글
'흑발 불패 법칙'에 완전 동감입니다. 북해의 별에서도 그렇고 캔디캔디에서도 그렇고.. ^^
루나 2006/10/16 19:00 # 답글
으하하.. 그러고보니 모 순정만화 잡지에서 흑발불패에 관한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일단 원작에는 '어머니가 보험왕'이 되는 내용은 없지요. 사실 원작의 채경이네는 계속 가난한 상태거든요. 아버지도 실직했었던가 (먼산) 읽은지 오래되어 가물가물 하네요.
드라마 쪽이 오히려 원작 보다 순정 만화의 법칙을 더 따라가지 않나 싶습니다. 원작은 질질 끌며 지루하긴 하지만 의외로 전형적인 순정만화의 법칙은 따라가질 않고 있는 것 같거든요.
xacdo 2006/10/17 20:16 # 답글
여자의 경우도 똑같죠.흑발남 = 긴머리녀
금발남 = 단발머리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