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제로-자장면 2. by 기불이

글 제일 하단에 MSG 의 진실 시리즈가 모두 링크됐습니다.


불만제로-자장면 1. 의 덧글을 보니까 아마 프로그램에서 검출과정은 안보여준 것 같다. 프로그램 소개글에 보면 자장면에서, 최저 4 그램에서 최대 22 그램의 MSG 가 검출됐다고 되어 있다. 내가 궁금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어떻게 MSG 를 검출했나?
MSG 란 글루탐산의 鹽 이다 (MSG 의 진실6: MSG 의 물리화학적 성질 + 제법 참조). 염은 검출이 안된다. 물에 들어가면 음이온과 양이온으로 해리되는데 어떻게 염이 검출되나? 매스스펙트럼 찍어봐라. 염이 나오나. 아마 시료를 희석해서 LC-MS 를 찍었지 않을까 싶은데, 물론 제대로 한다면 MSG 혹은 글루탐산 표준용액 도 만들어서 했겠지만 (안하고 area % 만 쟀을 리는 없겠지) 여기서 나오는 것은 글루탐산이다. MSG 는 안나온다. MSG 하고 글루탐산을 섞어서 LC 찔러봐라, 피크 두개 나오나.

정확하게 어떻게 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단정은 못하겠다만 내가 아는 방법중에서 용액에 같이 녹여놓은 글루탐산하고 MSG 를 구분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저 값은 전체 글루탐산의 값이라고 생각한다. 글루탐산의 양을 재서, MSG 로 환산한 것이 아닐까.

2) 글루탐산은 MSG 에서만 나오나?
글루탐산이 MSG 에서만 exclusive 하게 나온다면 위의 방법도 괜찮겠다만 그렇지 않다. (MSG 의 진실6: MSG 의 물리화학적 성질 + 제법 에서도 썼지만 글루텐에도 글루탐산은 25% 들어있고, 콩단백질에도 20% 들어있다. 나중에 쓰려고 안가르쳐주고 있지만 다른 야채에도 글루탐산은 많이 들어있다. 특히 모모 야채에는 단백질의 구성성분으로서의 글루탐산이 아니라, 유리 글루탐산이 많이 들어있다 (이 야채가 뭔지 아시는 분은 본좌로 인정). 자장면을 어떻게 만드나 인터넷에서 찾아봤더니 이 야채로 만든 소스를 넣는 레서피도 있더라. 자장면이라고 다 똑같은 레서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자장소스의 기본은 춘장, 감자, 양파, 돼지고기, 녹말가루, 카라멜색소 등을 볶아서 만드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집집마다 넣는 야채가 다르고 또 숨김맛으로 야채소스 등을 넣는 곳도 있다. 이런 야채에서도 글루탐산은 올 수 있다.

그러면 춘장이란 무엇인가. 중국식 춘장은 조금 다른데 (콩을 오래 발효해서 검게 만든다고) 자장면에 사용되는 춘장은 일본식 된장인 미소된장에 카라멜 색소 및 물엿을 넣어 만든 것으로 기본적으로는 된장이라고 한다. 된장이란 무엇이냐. 글루탐산을 8% 나 포함하고 있는 콩을 발효한 식품이다. 따라서 춘장에서 글루탐산이 나왔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소개글에 자장면 700 g 당 MSG 가... 라고 되어 있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그렇다면 면도 같이 넣어서 분석했단 말인가. 설마 자장면 전체를 갈아서, 산분해한 용액을 만든 다음에 측정한 것은 아니겠지! 아닐 거라고 믿는데, 설마 그런 짓을 했다면, 면발 자체에 들어있는 글루텐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자장면에 사용되는 밀가루는 중력분인데 중력분에는 글루텐이 10-13%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자장면이 700 g 이면 소스가 대략 200 g 은 될 것 같은데 면에도 물이 있으니까 대략 100 g 중력분 밀가루라고 하면, 글루텐이 10-13 그램, 따라서 글루탐산이 2.5-3.3 그램 나오게 되겠다.

면이란 것은 밀가루를 물로 반죽해서 숙성한 다음 기계로 뽑든지 손으로 가늘게 늘이든지 하는 것인데 밀가루를 반죽할 때 물만 쓰는 것이 아니라, 정성껏 만드는 집에서는 다시마 국물 따위를 사용해서 맛을 낸다. 아시다시피 다시마 국물의 맛은 글루탐산의 맛이다. 이런 자장면을 통째로 분석했다면 이것도 전체 글루탐산의 양에 영향을 줄 것이다.

3) 그래서 MSG 를 안쓴다는 게냐?
그렇진 않죠. 많이 쓴다고 듣고 있고, 자장면이나 짬뽕을 먹다보면 혀가 얼얼해지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많이 쓰는 건 사실이겠죠. 그러나, 이미 MSG 의 진실 시리즈에서 누차 쓴 것처럼, MSG 란 무척 안전한 물질이기 때문에 어지간히 많이 먹는다고 해도 정말 예민한 사람이 아닌 한, 그렇게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물론 MSG 를 적게 쓰면 더 좋겠지만 그러면서 똑같은 맛을 내려면 그만큼 춘장이나 야채도 많이 넣어야 하고 (여기서 감칠맛이 나오니까) 그만큼 가격도 올라가야 한다. 요새는 모르겠는데 옛날에는 자장면값이 물가지수 계산하는데 사용되어서 못올리게 한다는 소문이 무성했죠. 화교경제력 운운하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현실적으로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집이 몇개나 된다고.

값은 못올리고 맛은 내야 하고, 그러면 사실 방법이 있나, MSG 팍팍 치는 수 밖에. 게다가 한국의 중국집은 배달장사다. 즉 인건비가 무척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디서 들으니까 철가방 배달료가 한건에 300-500 원이라고 한다. 요새 자장면 얼마나 합니까? 4000 원쯤 하나. 배달비 빼고, 주인 이문 빼고, 기본비용 빼고 나면 재료비라고 해봐야 천원 남으려나. 게다가 싸구려 자장면 중에는 천원짜리 이천원짜리 이런 것도 있다. 이런 것은 어떻게 맛을 내겠습니까?

그렇다고 해도 MSG 를 너무 남용하는 것은 곤란하겠죠. MSG 는 많이 넣는다고 맛이 비례해서 좋아지는 것은 아니고 너무 많이 넣으면 역효과가 나는데 그 임계점을 체득한 고수주방장들은 필요량만 넣을 것 같고, 솜씨가 좋지 않은 하수일 수록 남용할 것 같습니다. MSG 를 남용하는 중국집도 있겠죠. 하지만 모든 자장면이 MSG 범벅인 것도 아니겠죠.

4) 3 줄요약

1. MSG 검출량이라고 나온 값은 과장된 값일 가능성이 있다.
2. MSG 는 어지간히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
3. 저런 방송은 함부로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불만제로팀을 보고 있으면 불만이 마구 쌓인다. 게시판 에 가보니까 중식당 운영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가득하다. 아무리 봐도, 불만제로팀의 배후에는 소환유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MSG 에 대한 다른 참고포스팅들:



MSG 의 진실: 시작하며.
MSG 의 진실2: MSG 는 천식을 유발하나?
MSG 의 진실3: MSG 는 안전한가?
MSG 의 진실4: 중국집 신드롬
MSG 의 진실5: MSG 는 암을 일으키나?
MSG 의 진실6: MSG 의 물리화학적 성질 + 제법
MSG 의 진실7: 우리는 MSG 의 맛에 길들여져있나?
MSG 의 진실8: 모유에 들어있는 글루탐산.
MSG 의 진실9: 다른 식품에는 얼마나 들어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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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harlie 2006/10/14 05:42 # 답글

    저렇게 따지면 피자를 갈아서 재도 엄청나게 나오겠군요. :)
    그 야채는 토마토..아닌가요?
  • 기불이 2006/10/14 06:04 # 답글

    역시 촬리 본좌.... 감자에도 많다고 하더군요. 닭고기의 맛도 글루탐산....
  • 로리 2006/10/14 06:26 # 답글

    앗, 토마토 적으려고 했는데...T.T
  • 로리 2006/10/14 06:32 # 답글

    너무 음식을 화학적으로 접근한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글루탐산이 감칠맛으로 맛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러가지 야채와 고기등으로 인해서 복합적인 맛이 섞여서 만들어질 때의 맛과 단순 미원 어택의 차이는 매우 크고... 미원 어택만 쓰다보니 실재 복합적인 맛으로 만들어진 진짜 맛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거든요.

    사실 그 보다는 술과 담배 때문에 미세한 미각을 잃은 분들이 많아서 저런 복합적인 맛보다 미원 어택이 훨씬 효과가 큰 점도 있습니다만...T.T(학교에서 관능검사 하면 남자들의 70%는 떨어지죠...)

    학교 메뉴 구성할 때 남자들은 테스트 시식 패널에서 전부 제외된 굴욕도 있고...(먼산)
  • 기불이 2006/10/14 06:37 # 답글

    음식맛은 화학적으로 접근하면 한계가 있습니다만, 저 프로그램에서 음식을 화학적으로 접근했으니 화학적으로 응수해줘야죠. 저 프로그램 만드는 사람들은 어쩌면 저렇게 인생을 간단간단하게 살려고 그러는지.
  • 제리주인 2006/10/14 09:45 # 답글

    보통 자장면은 3000원대...강남에서나 혹은 수타 자장면이 4000-5000원입니다. 중국집 운영을 했던(=지금은 안 함) 지인 말 들어보니, 인건비 음식값 등등 해도 원가가 50%를 넘진 않는다고 하더군요. 일단 자장면은 가장 많이 나가는 요리라서 저가격이라 해도 수익이 어느 정돈 난다하더라고요.
  • 루나 2006/10/14 10:50 # 답글

    으하하하 ㅠㅠ 저 포털에 기사 뜬 거 보고 바로 모기불통신으로 달려왔습니다. 역시 기불이님 (...-_-d")
  • Shoo 2006/10/14 10:56 # 답글

    나중에 쓰려고 안가르쳐주고 있지만 << 이부분에서 큭큭 웃었어요. 기불님 덕분에 좋은 정보를 잔뜩 얻고 갑니다~
  • 곰부릭 2006/10/14 11:07 # 답글

    지금 다시 봐도 검출과정은 전~혀 안나왔군요;;
  • Dataman 2006/10/14 17:19 # 답글

    다시 하는 말이지만 700g은 터무니없이 많습니다-_-;; 짜장면 그릇이 1리터라도 됩니까...

    여담이지만 위에 '주인 이문'은 다 제하고 남는 것을 가리키는 것 아닙니까 :)
  • 까날 2006/10/14 17:21 # 답글

    아..그러고 보니 짜장면이 700그램. -_-;;

    설마 저걸 1인분이라고 부르는 건 아니겠죠?
  • 기불이 2006/10/14 22:45 # 답글

    곱배기라면 700 g 될 것 같은데요. 자장면 그릇 크지 않습니까. 그래봤자 반이상은 물의 무게겠지만. 물론 이문은 다 빼고 남는 것입니다만, 내가 주인이라도, 이것저것 다 제한 다음에 남는 액수를 재료비로 책정할 것 같습니다.
  • 로리 2006/10/14 23:52 # 답글

    식당경영에서 원가 비율은 40%를 넘으면 안 된다라고 합니다...(간단히 재료비) 그게 넘으면 다른 부분의 식당 운영비가 못 감당하게 된다죠....
  • 기불이 2006/10/15 00:05 # 답글

    중식당 운영하는 사람들이 도매금으로 악덕업자로 넘어가서 불만들이 대단하더군요. 만두파동의 악몽이 새록새록...
  • 2009/02/18 23:57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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