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에 風量刀 님이 제보해주시기를
http://www.soccerline.co.kr/slboard/view.php?code=totalboard&page=1&uid=1998892049&keyfield=&key=&period=
이거 진짜 위험한건가요?
이게 뭔가 했더니 MBC 불만제로 라는 프로그램의 실험카메라 라는 코너라고 한다. 첫장면은 다음과 같다.

11시간 30분이란 무엇이냐. 세개의 수조에 1급수에서만 산다는 쉬리와 더러운 물에서도 잘 사는 가시붕어를 넣고,
A. 아무것도 안넣은 수조
B. 백양목 나무젓가락 왕창
C. 대나무 젓가락 왕창
을 넣은 수조 세개를 12 시간 가량 방치했더니 젓가락을 넣은 수조의 물고기들이 죽더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계속 보고 있자니까 용존산소량을 이야기하네.


그러고 나서 이 젓가락들이 다 중국에서 온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중국산 싸구려 젓가락때문에 한국 나무 젓가락들이 다 망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게 벌써 18년쯤 됐다. 가격이 경쟁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취재진이 중국의 대나무 젓가락을 만드는 공장에 갔고 담당자가 설명을 해주는데

그렇죠. 이런 제품을 만드는 과정은 표백 소독 살균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되죠. 왜 표백을 해야 하느냐. 소비자들이 하얀색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제품의 품질을 균일화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겠죠. 제품색이 어떤 건 조금 녹색이고 어떤 건 짙은 녹색이고 하면 우선 QC 도 안될 거고 (이게 원래 그런 색인지 썩어서 그런건지 알게 뭐람) 소비자들도 싫어할 거고. 근데 대나무는 다 색이 각각이니까 표백을 안하면 색이 들쭉날쭉하겠죠. 그런데 갑자기 무슨 추적60분에서나 나올 법한 앵글이 나온다.


공업용 과산화수소. 이 공장에서는 표백에 과산화수소를 쓰는군요. 표백이란 것은, 색을 띈 물질의 색을 없애는 것입니다. 과산화수소를 쓰면, 색을 띈 물질이 산화되어 색을 잃게 됩니다. 근데 공업용이라. 문득 공업용 우지의 악몽이 떠오르는데 그럼 식용과산화수소도 있단 말이냐? 과산화수소란 것은 H2O2 인데 산소를 내놓고나면 물이 됩니다. 아주 안전한 산화제입죠. 물론 그냥 마시면 위험하겠지만 저거 반응 끝나고 제대로 물로 씻어내면 문제는 없다. 근데 무슨 하얀가루를 넣네.



백양목 젓가락을 만드는 공장에도 갔는데 거기서 발견한 것은 수산화나트륨. 화공약품점에 가서 물어보니까 주인이 잘 설명해주는군요. 이 이야기를 들은 어떤 아주머니가 (용산구 주부 환경협의회 회장)



그래서 잔류량을 조사했는데

표백이라고 하면 치를 떠는 분들이 많으시지만 산업이라는 면에서는 표백은 불가피한 일이다. 문제는 표백후 얼마나 잘 세척하느냐일 뿐이다. 잘 세척이 안된 질낮은 제품이 시장에 돌아다니면 안되지만 표백에 사용하는 물질이 독극물이라고 ㄷㄷㄷㄷ 하는 것은 별로 21 세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바람직한 생활태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표백을 했건말건 잔류량이 적다면 나무젓가락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그렇긴 한데, 세척을 제대로 안한 지저분한 젓가락이라고 해서 공포에 떨어야 되느냐! 그런 것은 아닙니다.









덧글
solette 2006/10/03 10:03 # 답글
..........;;;;저도 앞부분만 봤을 때 '이게 뭐냐!!' 라고 했었는데... 역시 끝까지 봤어야 되는군요... 뒤쪽에 저런 말도안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니... (귀찮아서 보다 말았더니...orz)
FrostB 2006/10/03 19:15 # 답글
해당 동영상을 보고 하도 어이없어서 포스트 작성도중 와보니 역시 이 주제를 다루셨군요.트랙백좀 해가겠습니다.
Dataman 2006/10/03 21:21 # 답글
나무젓가락을 넣지 않은 물의 용존산소량이 7.5ppm이라면 즉 리터당 7.5mg, 공기로 치면 5밀리리터 정도에 해당하는 양이군요. 특별히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한 번의 호흡에 흡입하는 산소량이 보통 25~30밀리리터 정도니까 저 어항 (한 5리터 되나?) 에 들어있는 산소는 다 빨아들입니다. 우선 저 어항의 크기가 적절한가 하는 의문부터 붙이고 봐야겠죠. 민물고기 10마리 정도라면 어항이 거의 욕조만큼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_-
기불이 2006/10/03 22:02 # 답글
수조가 작긴 한데 그래도 공기펌프가 있으니까... 그것보다는 FrostB 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죽은 물고기를 안건져내서 더 문제가 심각해진 것 같습니다. 나레이션을 듣고 있으면 쉬리는 3 시간만에 죽고.. 하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죽은 물고기를 넣은 상태로 계속 방치했으니 금새 부패했을 것 같습니다.
로딘 2006/10/05 02:42 # 답글
방송을 보니 '표백' 과 '건조' 사이에 세척이 없었다고 나오는군요.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을까요. 물로 한번 씻는게 그렇게 돈이 아까웠나. -ㅁ-;;;
다크엘 2006/10/05 03:00 # 답글
...어처구니가 없군요 정말......방송이라는게..참..허허..
기불이 2006/10/05 03:51 # 답글
글쎄 중국놈들 좀 깨끗하게 씻어줬으면 좋겠는데 사람이고 젓가락이고 도통 씻지를 않네요.
다크엘 2006/10/05 04:15 # 답글
뭐 그냥 한번 물에 헹궈주고 쓰라는 거겠죠-_-;;;
알레프 2006/10/09 02:55 # 답글
마술 어쩌구 덕분에 늦게서야 봤습니다.아시지만 원래 저런 프로들은 공포를 과장하여 팔아먹는 게 본래 임무죠.
좀 과장되더라도 다소 선정적이어야 국민들이 더 잘 받아들이고 정부나 행정 기관도 빨리 반응하고 시청률도 오른다는 자기 기만적인 상황 논리에 따른 자기 위안이 있는 것이죠.
세가지 점들이 복합되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우선 저런 공포를 과장하여 조장하는 환경 관련 미디어들은 이미 몇년 전부터 미국에서도 논쟁거리가 되었더군요.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쪽에서도 상당히 설득력 있게 환경 관련 공포 조장자들을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죠. 최근 알 고어의 An inconvenient truth 던가에 대해 크라이튼의 state of fear를 보라고 반박하는 공화주의자들이 그렇고요.
둘째로, 인문계에서 적어도 사회 과학 쪽이나 특히 과거 이념을 지향했던 꿘들의 요즘 지향하는 바는 개인적으로 문제가 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특히 사회 주도층이 되어가는 상황이라 더 문제가 심각하죠. 과거 운동권들 중에 생태나 환경 운동 쪽으로 전환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사람들의 이념이나 주장 자체에는 저도 특별히 문제 제기를 안하고 오히려 가끔 심정적으로 동의하기도 합니다만, 문제는 이 사람들은 객관적이어야 할 상황이 닥쳐도 객관적으로 분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실험에 대해 그러한 경향을 보이는 또는 위와 같이 타당한 지적을 하는 이공계 인사들에 대해 "너무 차갑다. 폭력적이다. 인문 교양을 좀 공부해라. 심지어는 기계적으로 살지 말고 애국심을 길러라"는 괴상한 지적들을 해댑니다. (실제로 제가 다 목도한 얘기들입니다.) 과거 C.P 스노우 이하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그들의 배우고 사유하고 주장하는 방식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선전 선동을 장려하고 오히려 지나치게 객관적이지 않은 것을 인간다운 것이라고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실험에서의 객관적인 결론은 덜 중요한 거죠.
저런 프로의 경우에도 정석은 가능한 모든 과학자들을 동원해서 실험을 설계하고 (이미 자신들이 주장하고자 하는 가설은 있으니까..) 실험을 수행하고, 결과를 분석하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가를 보고 어느 정도의 신뢰도에서 가설이 타당한가를 도출해야 합니다. 그 결론이 자신의 가설과 부합되지 않으면 좀 미지근하더라도 솔직하게 그대로 방송하던지, 아니면 과감히 버리고 다른 소재를 찾을 줄 알아야 합니다.
저런 실험 자체에서는 어설픈 민족주의니 감상적인 애국심이니 또는 선동적인 환경주의니는 편견으로 작용할 뿐인데 말입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저런 실험을 하지 않음으로써 차라리 과학적인 실험인양 과학으로부터 권위를 도둑질하지 말았어야 스스로에게 정직한 것이죠. 과학자가 저렇게 하면 잘못하면 신뢰를 잃고 매장당할 수도 있는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얘기가 많습니다만, 공돌이가 시를 짓는 것이 자신의 본래의 일이 아닌 거처럼 과학은 과학자가 제일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권위를 도둑질할 생각을 말아야 할 것입니다. 베이컨 기타 등등 이후 과학의 권위는 철저히 현상에서 보편성으로의 객관성을 지향하는 데에서 세워진 거니까요.
마지막으로 다 아시겠지만, 우리도 여기서 과학적 결론을 성급히 내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가 안 것은 그들의 실험이 어설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정도이지, 나무 젓가락이 정말 위험한가 아닌가는 아닙니다. 뭐 진짜로 여러가지 최대한 객관적인 실험들을 하면 유해하진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리라는 상당한 예감은 있습니다만...
담배는 과거 영국의 이튼 스쿨(고등학교죠 아마..)에서는 아침마다 학생들이 하나씩 의무적으로 피웠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지금은 유해하다는 사실에 모두 동의합니다. 반면 자위는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많이 하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왔지만 요즘은 반론도 많이 나오는 실정이죠.
마지막으로 지나치게 길게 썰을 푼 점 죄송합니다.
제가 좀 필을 받은 거 같군요. ㅋㅋㅋ
저 이거 카페 두곳에좀 퍼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