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3월 30일
비타민 음료에서 벤젠이 나왔다고 한다.
얼마전에 미국에서, 음료수에서 벤젠이 검출됐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한국에서는 여성환경연대 라는 단체가 비타민을 포함한 음료 10 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더니 5 종에서 벤젠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는 것이 골자다. 가령 “비타민 음료도…유기농 두부도…마음 푹놓고 먹고 싶어요”
이야기의 골격은 다음과 같다.
1) 비타민 C 와 안식향산이 같이 있을 때 열, 자외선, 보존기간 등등의 영향에 의해 벤젠이 소량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
2) 다양한 음료수에서 벤젠이 "검출" 됐다. 어떤 경우에는 마시는 물에 대한 허용치를 상회하는 양이 나왔다. 정확히는 10개 제품 중 2개는 벤젠이 각각 17ppb(1ppb는 1ppm의 1000분의 1)와 16ppb가 검출돼 국내 먹는물 기준(10ppb)을 초과했고 5개는 미국의 먹는물 기준(5ppb)을 넘었다.
1 ppb 란 것은, 10억 분의 1 을 말한다. 물 1 방울의 무게는 얼마일까?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방울의 크기가 다를텐데 방금 실험실에서 가느다란 스포이드를 사용해서 10 방울의 무게를 재봤더니 0.284 g 이었다. 따라서 한방울은 대략 0.03 g 이다. 보통 물 한방울의 부피를 0.03 ml 이라고 하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 3 ppb 란, 3 * 10^-9 = 3 * 10^-2 * 10^-7 = 물 1 방울 / 물 10,000,000 g (=10 톤) 이다. 이해하기 쉽게, 30 ppb 는 물 1 톤에 물 10 방울을 떨어뜨린 것에 상당한다. 가로세로높이 1 미터짜리 상자를 생각하자. 여기에 물을 가득 채우면 이게 1 톤이다. 여기에 물 10 방울을 더 넣은 것이 30 ppb 다.
물 10 방울하면 감이 잘 오지 않으니까 1 리터짜리 물병을 생각하자. 가로세로높이 100 m 짜리 상자에 물을 가득 채우고 (10^6 m3 = 10^9 리터) 여기에 물 1 리터를 더 넣으면 이게 1 ppb 다.
물론 비타민 음료에 벤젠이 있으면 안된다. 그러나 음료회사가 일부러 집어 넣은 것도 아니고 저절로 소량 생성된 것이며 게다가 이건 항상 생성되는 것도 아니다. No Safety Concerns With Soda Benzene Tests 같은 기사에 따르면 동일 제품이라고 해도 다 벤젠이 나오는 것도 아니며 대부분의 경우 검출되지 않거나 먹는물 허용치 아래였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별로 걱정할 일은 없다.
벤젠은 1825 년 그 유명한 마이클 패러데이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고래기름 및 다른 물질들을 열분해하다가 벤젠을 발견했다. 이후 석탄의 열분해에 의해 얻다가 요즘은 석유에서 주로 얻고 있다. 예전에는 드라이크리닝 용매로 많이 사용됐는데 급성독성 및 백혈병과의 연관성때문에 요즘은 사용되지 않는다. 옛날에는 집에 비닐장판을 많이 깔았는데 여기에 볼펜으로 뭘 썼다거나 할 경우 벤젠으로 지웠던 기억이 난다. 벤젠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하고 쓰임새가 많아서 공업적으로 아주 중요하게 사용된다.
벤젠은 보통 백혈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있어서 주의대상이 되는데 저런 비타민 음료수에 든 정도로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사람들이 자기들은 벤젠-free 한 환경에 살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벤젠에 둘러싸여서 살고 있다. 정말로 벤젠-free 한 환경을 원하시면 숨쉬지 마시라.
우리가 섭취하는 대부분의 벤젠은 공기에서 온다. 그러면 이 벤젠은 어디에서 오는가? 대부분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온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이 논문에 제시된 데이터로는 시골지역과 도시지역 공기의 벤젠농도는 1-10 and 10-20 μg/m3 라고 한다. (Experimental and Toxicologic Pathology, 2005, 57, Supplement 1, 75-110.) 하루에 우리가 흡입하는 공기의 부피를 생각하면 이것은 대단히 많은 양이다. 100 밀리리터 비타민 음료 한 병에 1 ug 의 벤젠이 들어있으면10 ppb 가 된다. 1 m3 이라고 해봐야 1,000 리터인데 보통 성인남자의 호흡량은 0.5 리터. 분당 호흡수가 보통 20 번이니까 1 분당 흡입하는 공기는 대략 10 리터. 하루는 1440 분. 호흡량은 시시때때로 달라지고, 잘 때는 호흡수가 줄어든다는 것도 감안하여 안전하게 이야기하자면, 하루에 들이마시는 공기는 대략 10,000 리터쯤 될까? 그러니까 우리는 공기를 통해 대략 10-200 ug 의 벤젠을 매일 흡입하고 있는 셈이다. 비타민 음료 한병에 들어있는 벤젠이 1-2 ug 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라. 물론 들이마신 벤젠이 모두 흡수되는 건 아니고 흡수된 벤젠의 일부는 호흡으로 다시 배출되지만.
또 다른 벤젠의 주요 소스는 담배다. 담배연기에 벤젠이 들어있다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흡연가정과 비흡연가정을 대상으로 벤젠에 폭로된 양을 측정했더니 흡연가정 구성원들은 벤젠에 폭로된 양이 유의미하고 일관성있게 높았다 (정확하게는 벤젠에 폭로되었음을 보여주는 바이오마커가 많이 나왔다).
그러면 이때쯤해서 "현대산업문명때문에...."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올 타이밍인데, 벤젠은 석탄이나 나무를 태울 때도 많이 나온다 (Benzene emitted from glowing charcoal,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03, 303 (3), 215-220.). 한국 구들장을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시멘트도 아니고 진흙으로 방바닥을 발랐는데 아궁이의 연기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을 게다. 게다가 추우니까 방안에서 화로도 피우고 그랬는데 말이죠. 인간이 난방이나 취사를 하는 한 벤젠-free 한 환경은 성취하기 어려울 게다. 모닥불 피우고 둘러앉은 연인... 아름다운 광경이죠. 근데 눈앞에서 타고있는 모닥불에서는 벤젠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비타민 C 와 안식향산을 같이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혹시 같이 써서 벤젠이 소량 생겼다고 해도 별로 놀랄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타민 음료를 기피할 일도 아니라는 것. 비타민 음료를 먹어서 얻는 득 (비타민 섭취) 와 해 (미미한 정도의 벤젠섭취) 를 비교해서 스스로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정말로 벤젠을 섭취하고 싶지 않으면 숨쉬지 마라.
이야기의 골격은 다음과 같다.
1) 비타민 C 와 안식향산이 같이 있을 때 열, 자외선, 보존기간 등등의 영향에 의해 벤젠이 소량 생성될 가능성이 있다.
2) 다양한 음료수에서 벤젠이 "검출" 됐다. 어떤 경우에는 마시는 물에 대한 허용치를 상회하는 양이 나왔다. 정확히는 10개 제품 중 2개는 벤젠이 각각 17ppb(1ppb는 1ppm의 1000분의 1)와 16ppb가 검출돼 국내 먹는물 기준(10ppb)을 초과했고 5개는 미국의 먹는물 기준(5ppb)을 넘었다.
1 ppb 란 것은, 10억 분의 1 을 말한다. 물 1 방울의 무게는 얼마일까? 사용하는 도구에 따라 방울의 크기가 다를텐데 방금 실험실에서 가느다란 스포이드를 사용해서 10 방울의 무게를 재봤더니 0.284 g 이었다. 따라서 한방울은 대략 0.03 g 이다. 보통 물 한방울의 부피를 0.03 ml 이라고 하는 것과 일치하는 결과. 3 ppb 란, 3 * 10^-9 = 3 * 10^-2 * 10^-7 = 물 1 방울 / 물 10,000,000 g (=10 톤) 이다. 이해하기 쉽게, 30 ppb 는 물 1 톤에 물 10 방울을 떨어뜨린 것에 상당한다. 가로세로높이 1 미터짜리 상자를 생각하자. 여기에 물을 가득 채우면 이게 1 톤이다. 여기에 물 10 방울을 더 넣은 것이 30 ppb 다.
물 10 방울하면 감이 잘 오지 않으니까 1 리터짜리 물병을 생각하자. 가로세로높이 100 m 짜리 상자에 물을 가득 채우고 (10^6 m3 = 10^9 리터) 여기에 물 1 리터를 더 넣으면 이게 1 ppb 다.
물론 비타민 음료에 벤젠이 있으면 안된다. 그러나 음료회사가 일부러 집어 넣은 것도 아니고 저절로 소량 생성된 것이며 게다가 이건 항상 생성되는 것도 아니다. No Safety Concerns With Soda Benzene Tests 같은 기사에 따르면 동일 제품이라고 해도 다 벤젠이 나오는 것도 아니며 대부분의 경우 검출되지 않거나 먹는물 허용치 아래였다고 한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별로 걱정할 일은 없다.
벤젠은 1825 년 그 유명한 마이클 패러데이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고래기름 및 다른 물질들을 열분해하다가 벤젠을 발견했다. 이후 석탄의 열분해에 의해 얻다가 요즘은 석유에서 주로 얻고 있다. 예전에는 드라이크리닝 용매로 많이 사용됐는데 급성독성 및 백혈병과의 연관성때문에 요즘은 사용되지 않는다. 옛날에는 집에 비닐장판을 많이 깔았는데 여기에 볼펜으로 뭘 썼다거나 할 경우 벤젠으로 지웠던 기억이 난다. 벤젠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하고 쓰임새가 많아서 공업적으로 아주 중요하게 사용된다.
벤젠은 보통 백혈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있어서 주의대상이 되는데 저런 비타민 음료수에 든 정도로는 별로 걱정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다. 사람들이 자기들은 벤젠-free 한 환경에 살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데,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벤젠에 둘러싸여서 살고 있다. 정말로 벤젠-free 한 환경을 원하시면 숨쉬지 마시라.
우리가 섭취하는 대부분의 벤젠은 공기에서 온다. 그러면 이 벤젠은 어디에서 오는가? 대부분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온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이 논문에 제시된 데이터로는 시골지역과 도시지역 공기의 벤젠농도는 1-10 and 10-20 μg/m3 라고 한다. (Experimental and Toxicologic Pathology, 2005, 57, Supplement 1, 75-110.) 하루에 우리가 흡입하는 공기의 부피를 생각하면 이것은 대단히 많은 양이다. 100 밀리리터 비타민 음료 한 병에 1 ug 의 벤젠이 들어있으면10 ppb 가 된다. 1 m3 이라고 해봐야 1,000 리터인데 보통 성인남자의 호흡량은 0.5 리터. 분당 호흡수가 보통 20 번이니까 1 분당 흡입하는 공기는 대략 10 리터. 하루는 1440 분. 호흡량은 시시때때로 달라지고, 잘 때는 호흡수가 줄어든다는 것도 감안하여 안전하게 이야기하자면, 하루에 들이마시는 공기는 대략 10,000 리터쯤 될까? 그러니까 우리는 공기를 통해 대략 10-200 ug 의 벤젠을 매일 흡입하고 있는 셈이다. 비타민 음료 한병에 들어있는 벤젠이 1-2 ug 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라. 물론 들이마신 벤젠이 모두 흡수되는 건 아니고 흡수된 벤젠의 일부는 호흡으로 다시 배출되지만.
또 다른 벤젠의 주요 소스는 담배다. 담배연기에 벤젠이 들어있다는 것은 더이상 놀라운 일도 아니다. 흡연가정과 비흡연가정을 대상으로 벤젠에 폭로된 양을 측정했더니 흡연가정 구성원들은 벤젠에 폭로된 양이 유의미하고 일관성있게 높았다 (정확하게는 벤젠에 폭로되었음을 보여주는 바이오마커가 많이 나왔다).
그러면 이때쯤해서 "현대산업문명때문에...."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올 타이밍인데, 벤젠은 석탄이나 나무를 태울 때도 많이 나온다 (Benzene emitted from glowing charcoal,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2003, 303 (3), 215-220.). 한국 구들장을 생각해보면, 옛날에는 시멘트도 아니고 진흙으로 방바닥을 발랐는데 아궁이의 연기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별로 놀랄 일도 아니었을 게다. 게다가 추우니까 방안에서 화로도 피우고 그랬는데 말이죠. 인간이 난방이나 취사를 하는 한 벤젠-free 한 환경은 성취하기 어려울 게다. 모닥불 피우고 둘러앉은 연인... 아름다운 광경이죠. 근데 눈앞에서 타고있는 모닥불에서는 벤젠이 모락모락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비타민 C 와 안식향산을 같이 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혹시 같이 써서 벤젠이 소량 생겼다고 해도 별로 놀랄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비타민 음료를 기피할 일도 아니라는 것. 비타민 음료를 먹어서 얻는 득 (비타민 섭취) 와 해 (미미한 정도의 벤젠섭취) 를 비교해서 스스로 판단하면 될 일이다.
정말로 벤젠을 섭취하고 싶지 않으면 숨쉬지 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