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늘 배가 고팠다. by 기불이

이오공감에 올라온 글을 읽다보니 옛날 생각이 난다. 내 비록 19 살 이지만 -_-; 그래도 내게도 옛날이란 게 있었다.

시골에서 자라지는 않아서 (서울 사람들에게는 서울 빼고는 다 시골이다만) 학교를 몇리씩 걸어다니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중고등학교때는 지금 생각하면 꽤 먼 거리를 걸어서 다녔다. 고등학교때는 밤 10 시까지 자율 ㅗ-_-ㅗ 학습을 하고 집에 가는데, 별로 큰 사고없이 잘 다닌 걸 보면 확실히 한국의 밤거리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안전했던 것 같다. 나도 넘들과 같은 시절을 평범하게 살았으니 불량식품 어지간히 먹고 다녔는데 설탕을 녹여서 만든 칼 따위를 상품으로 걸어놓고 하던 뽑기라든가 이제 이름도 생각안나는 별의 별 불량식품이 세상에 널렸었다.

가난했던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배를 곯을 정도는 아니었는데도 항상 배고팠던 기억이 난다. 또래에 비해 앉아서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았었는데도 (항상 방과후에는 동네 헌책방에 눌러붙어서 책을 읽고 책을 샀다) 아마 지금보다도 더 많이 몸을 움직이고 뛰어다니고 돌아다녔던 것 같다. 애가 배부르게 먹어봤자 얼마나 먹겠습니까. 胃가 작은데. 거기다가 부피에 비해 표면적은 크니까 에너지소모율은 더 높고. 조그만 동물들 (새나 다람쥐따위) 가 항상 뭘 먹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어린이도 자주 먹어야 한다. 그러니 그렇게 불량식품이 땡겼던 것일 게다. 밥먹고 돌아서면 배고프고 집에는 별로 먹을 것도 없고. 요즘이야 몸에 해로운 농약 에 비료 를 듬뿍 쓰고 비닐하우스에서 식물들을 착취해서 값싼 과일을 제철없이 먹을 수 있지만 그때야 어디 그랬나. 사과라도 한알 손에 쥐면 어떻게나 좋던지. 요새는 "주스보다는 과일을 주라" 고 하지만, 그 시절에는 "당분이 많이 들어있어서 소아비만의 주범이 되는" 소다나 쥬스 한잔 얻어먹기도 참 힘들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위생도 엉망이고 영양상태도 빈약해서 어떻게 살아남았나 싶을 정도지만, 가끔씩 돌림병도 돌고 여기저기 병들고 곪고 여기저기 부러지고 꿰매고 더러 죽고 그랬지만 다들 용케 살아남았다. 지금 되돌아보면, 나만해도 죽을 위기를 서너번은 간신히 넘겼다. 그때는 간질환자며 언청이도 참 많았는데 요즘은 보기 드물다.

옛날엔 늘 배가 고팠다. 명절이나 되어야 고기국 구경을 하고 시골 할아버지댁에 갈때면 쇠고기 한두근을 사갖고 가던 시절이다. 그때 기억이 남아서 아직도 쇠고기국이 그렇게 좋은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면, 특히 육식국가에 살고 있는 까닭에 점심은 거의 매일 고기를 먹고 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아시아에 살다가 미국에 온 아시아계 사람들의 대장암 위험이 높다는데 채식위주의 식사를 하다가 육식위주로 식사가 바뀌기 때문이라고 한다.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는 것을 여기서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주저리주저리 쓰다보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려고 시작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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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한때는 2006/03/07 06:12 # 답글

    거 왜 길거리의 "냉차" 라는거 있었잖습니까... 기억에는 그냥 보리차에 설탕 탄 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요즘은 한번씩 먹고싶다는 생각이 땡깁니다. ^^
  • 쿨짹 2006/03/07 07:13 # 답글

    기불이님 19세셨군요. (부러버라 ㅠㅜ) 예전에는 (지금 생각하면) 별것도 아닌 것들이 맛있었죠.
  • espoir 2006/03/07 09:27 # 답글

    19세셨군요...
  • 루스 2006/03/07 10:26 # 답글

    한때는/ 제가 소위 불량식품 매니아라 왠만한 불량식품을 파는 구멍가게들은 다 알아놓았었는데, 냉차만은 찾기 힘들더군요. :)

    기불이님/ 19세시면, 저보다 두 살 많으시네요.
  • 까날 2006/03/07 10:54 # 답글

    이번에 맞으신 18번째 생일은 몇번째 이십니까?
  • 기불이 2006/03/07 11:47 # 답글

    미숫가루 풀은 물에 얼음넣고 냉차라고 팔기도 했는데... 냉장고도 귀하던 시절의 이야깁니다.

    루스님 생각보다 젊으시군요. 히히

    그냥 19 세라니깐요. 19 세입니다. 믿음을 가지세요.
  • 큐브 2006/03/07 13:50 # 답글

    혹시 2x진법으로 19세이신 거예요? ^^;;;; (3x진법으로 19세시면 낭패인가요?;;)
  • intherye 2006/03/07 16:31 # 답글

    미성년자의 주민등록번호 도용가입에 대해서.

    이글루스는 미성년자가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서 가입하는 것을 결코 방치하거나 묵인하고 있지 않습니다
    신고로 인한 것이든 자체 모니터링으로 인한 것이든 명백하게 미성년자의 주민등록번호 도용을 판단할 수 있는 경우 바로 블로그를 삭제처리 하고 있으며 증거가 확실한 이상 예외는 없습니다. 미성년자가 분명한데 저희가 모르고 있는 경우가 있다면 언제든지 증거 자료와 함께 webmaster@egloos.com 으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http://ebc.egloos.com/3040
    후후후후후후후후
  • jenu 2006/03/07 19:42 # 답글

    19세이셨군요.. 그런데 왜 저렇게 이야기가 낯설죱(ㅌㅌㅌㅌ)
  • 레스카르 2006/03/07 21:36 # 답글

    intherye// '만' 19세라면 해당되지는 않을 겁니다. 만 19세 10○개월……
  • intherye 2006/03/07 23:52 # 답글

    레스카르// "그냥 19 세라니깐요." 후후후후후후후후
  • 기불이 2006/03/08 00:58 # 답글

    호적이 잘못되어서 주민등록상으로는 19세보다는 나이가 많죠.
    후후후후후후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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