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염은 건강에 나쁜가?
에서도 썼지만 소금의 주성분은 NaCl 이고, 그외 불순물로 KCl 이나 MgCl2, MgSO4 등이 조금 들어있다. 천일염이든 정제염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구운소금이란 게 있죠. 맛을 보면 덜 짜게 느껴지고 맛이 부드럽습니다. 흔히 구운소금은 불순물이 제거되어 건강에 좋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평소에 무척 궁금했었다. 소금을 구워봤자 소금이지 대체 뭐가 달라질까? 왜냐면, 보통 구운소금은 소금을 800-900 도의 고온에서 처리하는데, 이것은 NaCl 의 녹는점 부근이기 때문 (801 C). 더 가열하면 NaCl 은 끓는데 (1413 C) 식히면, 아마도 결정성을 잃든지 (무정형) 아니면 결정구조가 바뀌든지 하겠죠. 결정구조가 바뀐다면 용해도가 바뀌고, 혀에 얹었을 때 녹아서 맛을 내는 속도가 달라지니까 맛이 다르게는 느껴지겠지만 가령 찌개에 넣게 되면 녹는데 일단 물에 용해되고 나면 Na+ 하고 Cl- 로 해리되기는 마찬가지니까 결국 똑같죠. 결정형이 다르면 용해되는 속도는 달라지지만 일단 용해되고 나면 같은 물질은 같은 물리화학적 성질을 보이게 되니까. 그러니까 이 가설이 맞다면, 가령 고기에 뿌려서 먹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소금을 직접 먹는 경우에는 맛의 차이가 있겠는데 물에 녹여서 먹는 경우 (찌개나 국) 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험상 구운소금은 더 많이 넣어야 비슷한 짠맛을 낼 수 있는데 부피는 결정의 크기나 구조에 영향을 받으니까 조성이 같고 같은 물질이라도 부피는 달라질 수 있죠.
그럼 다른 소위 불순물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고온에서 가열하면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1) 용융 2) 증발 3) 산화 등등이 있겠는데 가령 납이 소량 있었다, 그러면 저 온도에서는 다 날아가버리겠죠 (납의 끓는점은 1740 C 지만 녹는 점이 종이의 발화점 부근인 330 C 정도니까). 저 정도 온도라면 어지간한 것은 (특히 유기물이 남아있었다면) 다 타버리든지 (산화) 분해되든지 증발하든지 해서 제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긴 한데, 정제염이라면 저런 불순물은 안남아있으니까 사실 저런 과정이 필요없죠.
여하거나. 구운소금의 성분표가 어디 없을까 하고 찾아봤더니 죽염의 구성성분2 이라는 페이지에서, 1992 년에 실험한 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

테이블을 보시면, 9회 구운 다음 철 (Fe) 의 함량이 물경 47 ppm 에서 93 ppm 으로 무려 두배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구운소금 10 그램을 먹는다면 천일염 10 그램을 먹을 때보다 귀중한 미네랄인 철을 무려 0.46 밀리그램이나 더 먹을 수 있군요! 0.46 밀리그램!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저 표를 보시면 다른 소위 미네랄의 경우도 조금씩 증가하거나 줄어든 것이 보이는데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 (사실 오차를 생각하면 별 차이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검출한계 밑인 것은 아예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트륨과 염소의 양의 증가인데, 이 값은 무게퍼센트이기 때문에 나트륨의 양과 염소의 양을 더하면 대충 NaCl 의 양이 된다. 천일염의 경우는 83.9 % 이고 9회 구운 소금의 경우는 94.9 % 인데 그 차이는 11 %. 저 테이블의 값을 긁어서 엑셀로 계산해보면 이게 더욱 명확해진다. 검출한계이하는 계산에서 뺐다.
이전 글을 정독하신 독자라면 이 값이 뭘 의미하는지 잘 아실 겁니다: 예, 바로 물이죠. 굽는 과정에서 물이 휘발한 겁니다. 보시다시피 일단 구우면 물이 없어지기 때문에 전체 합이 95% 가량으로 뛰죠. 천일염의 경우는 검출된 성분을 다 합쳐봐야 85 % 정도.
그러니 결론적으로 구운소금이나 천일염이나 정제염이나 사실 성분에 있어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맛이란 것은 결정구조의 미묘한 변화에도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맛은 물론 다 다르죠. 그러니까 용도에 따라, 취향에 따라 골라쓰면 되겠습니다.
덧붙임) 비타민의 과학 8: 비타민 A -- 보론: 비타민의 단위 에서 보여드린 그림을 다시 보여드리면

저 비타민제에는 27 mg 의 철분이 들어있는데 같은 양을 구운소금을 통해 섭취하려면 290 그램을 먹어야 하는군요. 과연 미네랄 때문에 구운소금을 먹어야 할까? 구운소금이 맛이 더 부드럽고 좋아서 저도 좋아합니다만 미네랄때문에 굳이 비싼 구운소금을 쓰신다는 분이 계시면 한번 더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에서도 썼지만 소금의 주성분은 NaCl 이고, 그외 불순물로 KCl 이나 MgCl2, MgSO4 등이 조금 들어있다. 천일염이든 정제염이든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구운소금이란 게 있죠. 맛을 보면 덜 짜게 느껴지고 맛이 부드럽습니다. 흔히 구운소금은 불순물이 제거되어 건강에 좋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평소에 무척 궁금했었다. 소금을 구워봤자 소금이지 대체 뭐가 달라질까? 왜냐면, 보통 구운소금은 소금을 800-900 도의 고온에서 처리하는데, 이것은 NaCl 의 녹는점 부근이기 때문 (801 C). 더 가열하면 NaCl 은 끓는데 (1413 C) 식히면, 아마도 결정성을 잃든지 (무정형) 아니면 결정구조가 바뀌든지 하겠죠. 결정구조가 바뀐다면 용해도가 바뀌고, 혀에 얹었을 때 녹아서 맛을 내는 속도가 달라지니까 맛이 다르게는 느껴지겠지만 가령 찌개에 넣게 되면 녹는데 일단 물에 용해되고 나면 Na+ 하고 Cl- 로 해리되기는 마찬가지니까 결국 똑같죠. 결정형이 다르면 용해되는 속도는 달라지지만 일단 용해되고 나면 같은 물질은 같은 물리화학적 성질을 보이게 되니까. 그러니까 이 가설이 맞다면, 가령 고기에 뿌려서 먹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소금을 직접 먹는 경우에는 맛의 차이가 있겠는데 물에 녹여서 먹는 경우 (찌개나 국) 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험상 구운소금은 더 많이 넣어야 비슷한 짠맛을 낼 수 있는데 부피는 결정의 크기나 구조에 영향을 받으니까 조성이 같고 같은 물질이라도 부피는 달라질 수 있죠.
그럼 다른 소위 불순물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 고온에서 가열하면 일어날 수 있는 변화는 1) 용융 2) 증발 3) 산화 등등이 있겠는데 가령 납이 소량 있었다, 그러면 저 온도에서는 다 날아가버리겠죠 (납의 끓는점은 1740 C 지만 녹는 점이 종이의 발화점 부근인 330 C 정도니까). 저 정도 온도라면 어지간한 것은 (특히 유기물이 남아있었다면) 다 타버리든지 (산화) 분해되든지 증발하든지 해서 제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긴 한데, 정제염이라면 저런 불순물은 안남아있으니까 사실 저런 과정이 필요없죠.
여하거나. 구운소금의 성분표가 어디 없을까 하고 찾아봤더니 죽염의 구성성분2 이라는 페이지에서, 1992 년에 실험한 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

테이블을 보시면, 9회 구운 다음 철 (Fe) 의 함량이 물경 47 ppm 에서 93 ppm 으로 무려 두배나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구운소금 10 그램을 먹는다면 천일염 10 그램을 먹을 때보다 귀중한 미네랄인 철을 무려 0.46 밀리그램이나 더 먹을 수 있군요! 0.46 밀리그램! 정말 어마어마하지 않습니까?
저 표를 보시면 다른 소위 미네랄의 경우도 조금씩 증가하거나 줄어든 것이 보이는데 그래봤자 도토리 키재기 (사실 오차를 생각하면 별 차이없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검출한계 밑인 것은 아예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트륨과 염소의 양의 증가인데, 이 값은 무게퍼센트이기 때문에 나트륨의 양과 염소의 양을 더하면 대충 NaCl 의 양이 된다. 천일염의 경우는 83.9 % 이고 9회 구운 소금의 경우는 94.9 % 인데 그 차이는 11 %. 저 테이블의 값을 긁어서 엑셀로 계산해보면 이게 더욱 명확해진다. 검출한계이하는 계산에서 뺐다.

그러니 결론적으로 구운소금이나 천일염이나 정제염이나 사실 성분에 있어 큰 차이는 없습니다. 다만 맛이란 것은 결정구조의 미묘한 변화에도 크게 달라질 수 있으니 맛은 물론 다 다르죠. 그러니까 용도에 따라, 취향에 따라 골라쓰면 되겠습니다.
덧붙임) 비타민의 과학 8: 비타민 A -- 보론: 비타민의 단위 에서 보여드린 그림을 다시 보여드리면

저 비타민제에는 27 mg 의 철분이 들어있는데 같은 양을 구운소금을 통해 섭취하려면 290 그램을 먹어야 하는군요. 과연 미네랄 때문에 구운소금을 먹어야 할까? 구운소금이 맛이 더 부드럽고 좋아서 저도 좋아합니다만 미네랄때문에 굳이 비싼 구운소금을 쓰신다는 분이 계시면 한번 더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덧글
2006/03/03 03:5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기불이 2006/03/03 03:56 # 답글
비공개// 고쳤습니다.
하얀까마귀 2006/03/03 11:11 # 답글
검색해보니까 몇가지 맛 성분들을 산화시킨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이를테면- MgCl2(염화마그네슘)를 Mgo(산화마그네슈)로 전환하여, MgCl2의 특유의 맛(쓴맛)을 제거하여 맛이 순하고 부드럽게 됩니다.
Na와 Cl의 상대적인 비가 다소 변하는 걸로 봐선 일리가 있어 보이네요. 그외 염화칼슘도 마찬가지로 산화칼슘으로 바뀐다고 하고요.
기불이 2006/03/03 11:36 # 답글
아마 이런저런 이유로 맛은 조금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근데 그걸 "구워서 불순물을 제거했다" 라고 말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사실 애시당초 불순물이 없는 소금을 만들 방법이 없다면 모를까, 간단하게 MgCl2 가 없는 정제염을 만들 수 있으니까...소량 남아있는 마그네슘이 내는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굳이 구울 필요는 없죠. 그냥 재결정해도 되고, 이온교환수지로 처리해도 되고...
그러니까 구운소금의 맛을 즐기기 위해서라면 모를까, 불순물이 제거된 소금을 찾으신다면 정제염이 가장 완벽하다, 그런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