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 Sucralose part 2. 에서 이어집니다.
FACT 3. 더도 덜도 말고, 사실상 이 화학품은 해충제에나 쓰일 약품으로 '표백'된 화학물이다.
표백 이란 말은 "희게 만든다" 는 말이다. 희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원리는 색을 나타내는 물질을 제거하거나 변형하는 것이다. 색을 띄는 물질을 제거한다는 면에서 세탁도 어떤 의미에서는 표백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가령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우에서 짜낸 즙을 졸여서 시럽을 만든 다음 원심분리와 필터 (여기서 bone ash 가 사용된다. bone ash 는 활성탄과 마찬가지로 이물질을 흡착해서 제거한다.) 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당밀이 제거되어 흰설탕이 남는다. 이것도 표백이라면 표백이다. 설탕이 원래 갈색인데 강제로 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설탕은 원래 흰색인데 색을 내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밀가루같은 경우 혼합물이고 원래 크림색인데 색을 띄는 물질을 산화시켜 색을 없앰으로써 희게 만든다. 이것도 표백이다. 그런데 밀가루는 그냥 공기중에 방치해도 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결국 희게 된다고 한다. 색을 띄는 물질은 보통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는데 (가시광선의 특정파장을 흡수하여 색을 보인다) 이 이중결합을 산화시켜서 없애면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색을 잃게 된다.
그러면 sucralose 는 표백되는가? Sucralose 의 제법은 유럽특허 EP0220907 A2 (1987) 에 잘 나와있다. 설탕에서 시작해서 6 스텝만에 sucralose 를 만드는데 클로린 (염소) 을 도입하는 방식은 3 가지가 제시되어 있다. 첫번째는 CCl4 를 사용하였고 두번째는 sulfuryl chloride (SO2Cl2) 를 사용하였고 마지막으로 thionyl chloride (SOCl2) 를 사용하였다. 염소를 도입하기 위해 사용된 물질 세가지 다 표백제라고 부르기는 좀 어렵다. CCl4 는 옛날에 드라이크리닝 용매로 사용된 적이 있으니 좀 비슷한가. 그런데 어차피 출발물질인 설탕이 흰색이니 용어정의상 표백된다는 것은 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저런 이야기가 횡행하는 것은, "화학" 이라는 단어가 갖는 더러운 (dirty and/or filthy) 이미지를 이용하기 위한 것일 게다. 이런 이미지를 좀 바꿔보려고 했는지 대한화학회 의 표어가 "화학이 지구를 더 푸르게" 였는데 대중은 아직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는 것 같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대한화학회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오랫만에 대한화학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까 서강대 이덕환 교수가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이 눈에 띈다 (특히 휘발유 이야기 또는 산과 염기… 식초먹어도 혈액 산성도 불변 ). 휘발유 이야기 의 말미에 보면
화학이 아니었다면 서울의 대기 오염은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맑은 공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화학자의 이런 노력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교통망과 함께 우리의 절약 정신도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싶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때 화학이 오염을 막는 기여보다는 오염을 확산시키는 속도가 더 빠르지 않나 싶은데. 어쨌거나 화학으로 인한 오염을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려면 어차피 화학에 기대야 하긴 하죠.
FACT 5. 그것도 저 자료는 Long term research ( >13 개월) 가 아니라 재빠르게 해치워서 재빠르게 재출하고 재빠르게 마케팅 들어가 광속도로 사람들 입에 들어가게된게 바로 저 스플렌다다 이말이다. 와우, 무료제공 인간 몰모트, anyone or everyone?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식품이 인허가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식품은 약품에 비해 인허가를 받기 위한 과정이 단순하고 또 이 제품이 이미 캐나다에서 허가받고 사용중이었던 것을 감안한 게 아닐까 짐작할 뿐. 한국도 외국에서 이미 허가받고 사용중인 제품은 허가받기 위한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다고 알고 있다.
당의 과다한 섭취로 인해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비만이고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충치이다. 그런데 알려진 바에 따르면 sucralose 는 설탕에 비해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이것도 sucralose 가 갖는 장점중의 하나이다. 아시다시피 충치란 균이 유기물을 먹고 산성 배설물을 내어놓기 때문에 발생한다. 가령 자일리톨은 충치균이 먹고살 수가 없기 때문에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마찬가지로 충치균은 Sucralose 를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없는 모양.
그래서 든 생각인데 sucralose 가 오랫동안 사용되게 되면 환경을 심하게 오염시키게 될 것 같다. 사실 제대로 된 환경단체라면 이런 점에 더 주목해야 하는 게 아닐까. 자연적인 과정을 거친다면 유기화합물은 복잡하든 단순하든 결국 이산화탄소, 물, 메탄 같은 단순한 화합물로 분해되어 순환하게 된다. 그러나 분해가 쉽지 않은 화합물은 그냥 쌓이기만 할 뿐이다. Sucralose 는 인간이 소화하지 못하니까 그대로 배설된다. 충치균도 먹고 살지 못하니 생분해는 별로 쉬울 것 같지 않다 (의외로 이것만 먹고사는 균같은 게 있을 수도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다고 해도 이런 화합물이 계속 쌓이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생산만 되고 분해가 되지 않으면 sucralose 에 사용된 탄소, 산소, 염소는 유기물의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버리므로, 자원의 낭비를 불러오게 되기 때문이다. 마치 재활용되지 않는 불연소쓰레기라고 할까. 이게 흘러흘러가면 결국 바다로 갈텐데 나중에 북극 백곰의 핏속에서 sucralose 가 검출됐다고 난리를 뽀갤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해서, 어쩌면 이런 비관적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작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1946 년에 처음 사용된 어떤 종류의 살충제의 활성성분은 1,3-dichloropropene 인데 이 물질이 가수분해되어 염소가 떨어지는 반감기는 상온에서 물경 9,900 년으로 측정되었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의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토양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에게서 얻은 효소는 이 물질의 반감기를 0.18 초로 줄인다는 것이다 (무려 1 조배나 빨리 분해시킨다). 자세한 결과를 보시려면: Proc. Natl. Acad. Sci., 2005, 102 (45), 16199-16202 를 참조하세요. 이 살충제는 1946 년에야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 미생물이 이 살충제에 맞추어서 진화했다기보다는, 이미 갖고 있던 효소가 우연히 이 살충제에 적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이 있으니 도저히 분해될 가망이 없는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있다고 해서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에 나오는, 오염된 대지를 정화하는 부해 (腐海) 처럼, 미생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인간이 더럽힌 대지를 정화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직도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차피 자연이 정화할 거니까 대충 어지르고 살아도 되겠다, 응?"
아, 아니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쿨럭. -_-;;;
FACT 3. 더도 덜도 말고, 사실상 이 화학품은 해충제에나 쓰일 약품으로 '표백'된 화학물이다.
표백 이란 말은 "희게 만든다" 는 말이다. 희게 만드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원리는 색을 나타내는 물질을 제거하거나 변형하는 것이다. 색을 띄는 물질을 제거한다는 면에서 세탁도 어떤 의미에서는 표백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가령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우에서 짜낸 즙을 졸여서 시럽을 만든 다음 원심분리와 필터 (여기서 bone ash 가 사용된다. bone ash 는 활성탄과 마찬가지로 이물질을 흡착해서 제거한다.) 를 통해 이물질을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당밀이 제거되어 흰설탕이 남는다. 이것도 표백이라면 표백이다. 설탕이 원래 갈색인데 강제로 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설탕은 원래 흰색인데 색을 내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밀가루같은 경우 혼합물이고 원래 크림색인데 색을 띄는 물질을 산화시켜 색을 없앰으로써 희게 만든다. 이것도 표백이다. 그런데 밀가루는 그냥 공기중에 방치해도 산소에 의해 산화되어 결국 희게 된다고 한다. 색을 띄는 물질은 보통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는데 (가시광선의 특정파장을 흡수하여 색을 보인다) 이 이중결합을 산화시켜서 없애면 가시광선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색을 잃게 된다.
그러면 sucralose 는 표백되는가? Sucralose 의 제법은 유럽특허 EP0220907 A2 (1987) 에 잘 나와있다. 설탕에서 시작해서 6 스텝만에 sucralose 를 만드는데 클로린 (염소) 을 도입하는 방식은 3 가지가 제시되어 있다. 첫번째는 CCl4 를 사용하였고 두번째는 sulfuryl chloride (SO2Cl2) 를 사용하였고 마지막으로 thionyl chloride (SOCl2) 를 사용하였다. 염소를 도입하기 위해 사용된 물질 세가지 다 표백제라고 부르기는 좀 어렵다. CCl4 는 옛날에 드라이크리닝 용매로 사용된 적이 있으니 좀 비슷한가. 그런데 어차피 출발물질인 설탕이 흰색이니 용어정의상 표백된다는 것은 좀 어불성설이라고 본다.
저런 이야기가 횡행하는 것은, "화학" 이라는 단어가 갖는 더러운 (dirty and/or filthy) 이미지를 이용하기 위한 것일 게다. 이런 이미지를 좀 바꿔보려고 했는지 대한화학회 의 표어가 "화학이 지구를 더 푸르게" 였는데 대중은 아직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는 것 같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대한화학회 이야기가 나온 김에. 오랫만에 대한화학회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까 서강대 이덕환 교수가 동아일보에 연재한 칼럼이 눈에 띈다 (특히 휘발유 이야기 또는 산과 염기… 식초먹어도 혈액 산성도 불변 ). 휘발유 이야기 의 말미에 보면
화학이 아니었다면 서울의 대기 오염은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맑은 공기를 지키기 위해서는 화학자의 이런 노력도 중요하지만 효율적인 교통망과 함께 우리의 절약 정신도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싶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때 화학이 오염을 막는 기여보다는 오염을 확산시키는 속도가 더 빠르지 않나 싶은데. 어쨌거나 화학으로 인한 오염을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려면 어차피 화학에 기대야 하긴 하죠.
FACT 5. 그것도 저 자료는 Long term research ( >13 개월) 가 아니라 재빠르게 해치워서 재빠르게 재출하고 재빠르게 마케팅 들어가 광속도로 사람들 입에 들어가게된게 바로 저 스플렌다다 이말이다. 와우, 무료제공 인간 몰모트, anyone or everyone?
여기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식품이 인허가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식품은 약품에 비해 인허가를 받기 위한 과정이 단순하고 또 이 제품이 이미 캐나다에서 허가받고 사용중이었던 것을 감안한 게 아닐까 짐작할 뿐. 한국도 외국에서 이미 허가받고 사용중인 제품은 허가받기 위한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다고 알고 있다.
당의 과다한 섭취로 인해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비만이고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충치이다. 그런데 알려진 바에 따르면 sucralose 는 설탕에 비해 충치를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이것도 sucralose 가 갖는 장점중의 하나이다. 아시다시피 충치란 균이 유기물을 먹고 산성 배설물을 내어놓기 때문에 발생한다. 가령 자일리톨은 충치균이 먹고살 수가 없기 때문에 충치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알려져있다. 마찬가지로 충치균은 Sucralose 를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쓸 수 없는 모양.
그래서 든 생각인데 sucralose 가 오랫동안 사용되게 되면 환경을 심하게 오염시키게 될 것 같다. 사실 제대로 된 환경단체라면 이런 점에 더 주목해야 하는 게 아닐까. 자연적인 과정을 거친다면 유기화합물은 복잡하든 단순하든 결국 이산화탄소, 물, 메탄 같은 단순한 화합물로 분해되어 순환하게 된다. 그러나 분해가 쉽지 않은 화합물은 그냥 쌓이기만 할 뿐이다. Sucralose 는 인간이 소화하지 못하니까 그대로 배설된다. 충치균도 먹고 살지 못하니 생분해는 별로 쉬울 것 같지 않다 (의외로 이것만 먹고사는 균같은 게 있을 수도 있지만). 위험하지는 않다고 해도 이런 화합물이 계속 쌓이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생산만 되고 분해가 되지 않으면 sucralose 에 사용된 탄소, 산소, 염소는 유기물의 순환의 고리에서 벗어나 버리므로, 자원의 낭비를 불러오게 되기 때문이다. 마치 재활용되지 않는 불연소쓰레기라고 할까. 이게 흘러흘러가면 결국 바다로 갈텐데 나중에 북극 백곰의 핏속에서 sucralose 가 검출됐다고 난리를 뽀갤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자연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해서, 어쩌면 이런 비관적인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을 지도 모른다. 실제로 작년에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1946 년에 처음 사용된 어떤 종류의 살충제의 활성성분은 1,3-dichloropropene 인데 이 물질이 가수분해되어 염소가 떨어지는 반감기는 상온에서 물경 9,900 년으로 측정되었다. 그리고 노스캐롤라이나 채플힐의 연구진이 발견한 것은, 토양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에게서 얻은 효소는 이 물질의 반감기를 0.18 초로 줄인다는 것이다 (무려 1 조배나 빨리 분해시킨다). 자세한 결과를 보시려면: Proc. Natl. Acad. Sci., 2005, 102 (45), 16199-16202 를 참조하세요. 이 살충제는 1946 년에야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 미생물이 이 살충제에 맞추어서 진화했다기보다는, 이미 갖고 있던 효소가 우연히 이 살충제에 적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이 있으니 도저히 분해될 가망이 없는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이 있다고 해서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에 나오는, 오염된 대지를 정화하는 부해 (腐海) 처럼, 미생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묵묵히 인간이 더럽힌 대지를 정화하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직도 멀쩡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차피 자연이 정화할 거니까 대충 어지르고 살아도 되겠다, 응?"
아, 아니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고... 쿨럭. -_-;;;









덧글
prozac 2006/01/27 02:58 # 답글
오. 저는 여지껏 정말 백설탕이랑 밀가루가 표백된(bleached)건줄 알았어요. 근데 제 친구 미국애들은 흰쌀도 brown rice를 bleach 한거라고 굳게 믿더군요. 제가 껍질만 벗긴거라고 얘기해줘도 안믿더니 구글해보고 그제서야 그렇구나 하대요. 정말 '화학'이라는 말 자체에 사람들이 갖는 거부감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비슷한거 같아요. 그래도 요즘 ACS에서는 가끔 티비에 image making commercial 같은거 돌리고 하던데 좀 나아지려나...
기불이 2006/01/27 04:12 # 답글
밀가루는 진짜 표백을 합니다. 별 문제는 없지만. 관련글을 참조해주세요.
prozac 2006/01/27 07:45 # 답글
bleach = 산화제. 이런걸 깜빡하다니 부끄러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