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및 인공감미료를 둘러싼 미신을 생각한다. by 기불이

좀 오래된 통계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설탕을 하루에 20 티스푼 정도씩 먹는다는데 (4 * 20 = 80 g = 320 칼로리) 평균이 그렇다는 이야기이고, 많이 먹는 사람은 진짜 무진장 먹는다 (콜라를 물먹듯 먹는 사람도 많다). 이 값은 정확하게 설탕을 20 스푼 먹는다는 소리가 아니고, 설탕으로 환산했을 경우 그렇다는 것이다. 설탕 20 스푼 하면 엄청 많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콜라 2 캔 혹은 밥 한공기 정도의 칼로리에 불과하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열량인데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이렇게 설탕을 꾸준히 먹으면 다 살이 된다.

미국인들이 섭취하는 당의 60% 는 콘시럽에서 오고 나머지 40% 는 설탕에서 온다. 물론 다른 소스도 있는데 미미하다. 주지하시다시피 이것때문에 미국인들의 국민병은 비만인데 이로 인해서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이 막대하다. 심지어 자동차도 크게 만들어야 한다. 일제차들은 미제차에 비해 운전석이 좁았는데 요즘은 미국인들의 평균 히프사이즈에 맞춰서 -_- 점점 넓어지는 추세이다.

때문에 인공감미료는 상당히 중요한 이슈가 된다. 살을 빼려면 소다 좀 그만 처먹고 흰빵이나 가공식품 좀 줄이고 운동을 하는 게 정답인데 아시다시피 모르시다시피 누군들 모르냐고요. 다 알지만 욕망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죠. 20 세기초반 금주법 시행하듯이 할 수도 없고 저 뚱땡이들은 살쪄서 죽는 한이 있어도 단맛을 포기하지 못하니 단맛은 유지하되 칼로리는 없는 인공감미료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인간은 원래 당을 갈망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정글에서 길을 잃었을 때, 처음보는 열매를 만났다고 하자. 이때 이게 먹을 수 있는 것인가 아닌가를 알려면 즙을 내어 약간 맛을 보면 된다고 한다. 만일 단맛이 난다면 먹어도 된다고. 자연의 세계에서 단맛이 난다는 것은 먹을 수 있다 혹은 맛있다와 동의어로 사용된다. 사실 인간이 단맛을 남용하게 된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한국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불과 이십년전만 해도 단맛은 상당히 귀중한 맛이었다. 옛날에는 명절에 설탕이 대표적인 선물이었던 기억이 난다. 인간의 몸은 수백만년동안 기생충에 맞추어서 진화해왔는데 갑자기 기생충이 박멸되어 알러지를 일으킨다는 대담한 가설을 소개한 적이 있는데 같은 이야기가 여기에 적용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인간의 몸은 수백만년동안 단맛을 갈망하도록 진화해왔는데 그럼에도 비만으로 멸망하지 않은 것은 당을 섭취하기가 그만큼 어려웠기 때문이다. Why we age? 라는 재미있는 책에는 콜레스테롤을 몸에 쌓는 유전자를 가진 폴리네시아 원주민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은 이 유전자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사는데 그것은 이들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즉 이 유전자는 이 엄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선택된 유전자. 이들이 현대인의 생활환경속에 놓이게 되자 비만과 성인병이 급증하였다고 한다. 훨씬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고 몸은 움직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의 욕망을 통제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은 여러가지가 있고 전통적으로 사용된 방식은 겁을 주거나 고통을 주는 방식이다. 가령 죄를 지으면 지옥에 간다고 한다거나 적발되면 두들겨팬다거나. 이 방식은 금새 한계를 드러내는데 보는 사람이 없으면 금새 욕망에 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보고계신 神 (또는 산타클로스) 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유효했다 (현대에 와서 神 또는 산타클로스는 몰래카메라가 대체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궁극적인 해결방법은 욕망을 끊고 해탈하거나 욕망을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넘을 패고 싶은 욕망을 사회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복싱이나 격투기가 활성화되는 것이 한 예가 아닐까.

설탕을 먹으면 어린아이가 난폭해진다거나 주의력이 결핍된다거나 당뇨가 생긴다거나 면역이 약화된다거나 하는 사기를 치는 것은 순간적으로 설탕의 소비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지는 모르지만 금새 효력을 잃는데 그것이 이것이 새빨간 거짓말 이기 때문이다. 자고로 오로지 진실만이 끝까지 살아남는 법. 진실앞에서는 견딜 장사가 없느니라. 설탕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켜서 전사회적으로 단맛을 금기시하게 하는 것은 단맛을 갈망하는 욕망을 억압하는 한 방법일 수도 있겠지만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차라리 모든 사람들에게 출생시에 특별한 수술을 받게 해서 단맛을 아예 못느끼게 만드는 것이 실현가능성이 약간 더 높지 않을까. 그러므로 단맛은 즐기되 칼로리는 없는 대체물을 제공하는 쪽이 훨씬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본다.

물론 근본적인 해결책은, 자기 몸을 보다 사랑하고 보다 건강하게 가꾸도록 유도하는 것이겠지만 이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일단 경제적인 여유가 있고 정신적인 여유가 있는 일부에 불과하며 무엇보다도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개조할 수 없는 것이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단맛을 혐오하게 만들어야 해!" 하는 최소한의 진심마저도 없는 건강사기꾼들이 바글바글한데 이들의 동기는 단순히 사기를 쳐서 돈을 벌어보겠다거나 아니면 "인공"에 대한 대책없고 근거없는 혐오감일 뿐이다.

비만의 문제 외에도 인공감미료가 중요한 이슈가 되는 것은 당뇨병 환자에게도 단맛을 즐기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당뇨병 환자들은 당의 섭취를 제한받는데 때문에 더 단맛을 갈망하게 된다. 원래 넘의 떡이 커보이고 금지된 과일이 맛있고 그렇죠. 일부 당뇨병 환자들에게 설탕은 굉장히 위험한데 인공감미료는 이런 환자들도 혈당에 신경쓰지 않고 단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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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탕은 당뇨를 유발하나? 2006/06/15 06:30 #

    설탕 및 인공감미료를 둘러싼 미신을 생각한다. 뿌리깊은 미신 중의 하나는 설탕이 당뇨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설탕이 들어가면 혈당치가 급상승하기 때문에 췌장이 무리를 하게 되고 서서히 췌장이 망가져서 타입 II 당뇨를 유발한다라는 그럴싸하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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