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08월 26일
설탕은 ADHD 를 유발하나?
옛날에 쓴, 콜라의 과학 이란 글에 최근 덧글이 붙었는데 아래와 같다.
설탕이 아이들을 산만하게 하고,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엄밀한 과학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험적으로 나오는 결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삭제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이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는 개무시하는 게 상책 이다만 그래도 일껏 와서 덧글까지 남겼는데 그렇게 할 수는 없고. 그래서, 근거를 제시하면 고려해보겠노라고 썼다. 하긴 이 주제도 옛날부터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못쓰던 것. 이런 미신도 믿는 사람이 정말 많으니까 말이죠. 이 참에 뭐라도 내놓으면 그걸 소재로 글을 하나 쓸까 하는 것이 원래 생각이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러다간 평생 가봐야 이 글을 못쓸 것 같아서 (제대로 된 근거가 나올 턱이 없으니까) 기다리지 않고 쓰기로 한다.
그런데 도대체 사람들이 이 미신을 믿는 이유는 뭘까? 하고 궁금해져서 구글을 돌려보니 제대로 된 정보를 보여주는 문서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이 미신을 지지하는 글도 많다. 이런 글들의 특징은 "....한다고 합니다." 라고 아주 공손하게 택도 없는 소리를 근거도 없이 단정하는데 있다. 그중에 그럴싸한 글을 하나 찾았는데, 얼마전 일본 위험등급 4등급 에서 언급한 바 있는 한살림 이란 단체의 이상호 란 사람이 썼다고 되어 있는 글이다.
일부를 발췌해보면....
음식이 성격을 만든다. 출처: 이상호(한살림).
(전략) 첫 번째 군의 쥐들에게는 자연식품과 깨끗한 물을 주었다. 두 번째 군의 쥐들에게는 약간의 자연식과 핫도그나 소시지 같은 인공 인스턴트 식품을 주었다. 세 번째 군의 쥐들에게는 설탕이 발라진 시리얼과 과일펀치를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군의 쥐들에게는 단 도넛과 콜라를 주었다. 삼 개월 후에 학생들은 그들 자신의 눈으로 난폭해진 쥐들의 행동성향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군의 쥐들은 정신이 말짱했으며 사회적이고 얌전하고 행동이 부드러웠다. 반면에 나머지 세 철창 속의 쥐들은 각각 약간씩 행동이상을 보였다. 핫도그를 먹은 쥐들은 자신의 꼬리까지 깨물 정도의 폭력적 성향을 보였으며, 설탕 바른 인공 인스턴트 식품인 시리얼을 먹은 쥐들은 불안정하게 목적 없이 창살주위를 맴돌았다. 맨 마지막 그룹의 쥐들은 뚜렷이 자폐증적 성향을 드러내며 누군가가 접근을 할 때는 공포심을 드러내고 심한 불면증에 빠졌다. 어미 쥐들은 털 없는 새끼 쥐나 기형 쥐들을 낳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은 이번에 이들 난폭해진 성격 장애의 쥐들에게도 첫 번째 군의 쥐들과 같은 자연식품과 깨끗한 생수를 주기 시작했다. 콜라나 과일펀치쥬스 같은 것은 주지 않았다. 몇 주가 흐르자 쥐들은 서서히 정상적인 행동을 되찾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제 학교의 엄격한 음식물 관리에 대해서 더 이상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 부모에게나 식당에 갔을 때도 좋은 음식과 자연간식을 스스로 요구하고 선택하게 되었다. (후략)
라고 한다. 이런 거지같은 결과를 가지고서 저렇게 자식가진 부모들을 겁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아스트랄하다. 쥐뿔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저런 개뿔같은 실험을 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수단으로서 의미는 있을랑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히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무척 난감한데, 용감도 하지. 저런 걸 근거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 실험이 어째서 거지같은지 일일이 설명하자면 손가락이 너무 피곤하고, 다른 실험을 하나 제안해볼까 한다. 쥐를 네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 A. 자연식과 물 (자연식이 뭔지는 묻지마라)
그룹 B. 간장과 된장, 물
그룹 C. 김치와 간장, 물
그룹 D. 된장과 김치, 물
이렇게 주면 나도 간장, 김치, 된장이 쥐를 이상하게 만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카페인 들어있는 콜라를 물대신 석달 먹이면 불면증이 안생기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설탕 바른 인공 인스턴트 식품인 시리얼을 먹은 쥐들은 불안정하게 목적 없이 창살주위를 맴돌았다 이것도 대박이다. 내가 봤던 쥐들은 대개 이렇던데 (원래 쥐가 케이지에 갇혀있으면 목적없이 돌아다니지 않나? 그것말고 쥐가 할 게 뭐가 있담.) 가만히 찌그러져 있는 쥐가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그러면 케이지에서 목적없이 쳇바퀴를 돌리는 애완용 햄스터며 다람쥐들은 뭔가. 그중의 초대박은 첫 번째 군의 쥐들은 정신이 말짱했으며 사회적이고 얌전하고 행동이 부드러웠다 여긴데, 정신이 말짱한 쥐는 도대체 어떤 쥐들일까? 사회적이고 얌전하고 행동이 부드러운 쥐란다 (미키 마우스? 스튜어트 리틀?).
이 미신의 시작은 Benjamin Feingold 의 논문이었던 것 같다 (Hyperkinesis and learning disabilities linked to artificial food flavors and colors, Am. J. Nurs., 1975, 75, 797-803). 이 아저씨의 방법론을 따른 식이요법이 Feingold Diet 인데 각종 첨가물이 없는 식사를 하는 식이요법이다. 나중에는 천연물인 살리실산도 먹으면 안된다고 추가했다. 자기한테 뭐가 문제인지 찾아내기 위해 첨가물을 하나씩 빼가면서 식사를 하는데, 앗, 수단-1호 색소를 안먹으니까 머리가 개운해지네~ 그럼 앞으로 수단-1호 색소가 들어간 건 먹지 말아야지,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이 식이요법에 대한 비판적 리뷰는 The Feingold Diet: Dubious Benefits, Subtle Risks 에서 읽을 수 있다. 이 문서에서 인용한 바, Feingold 아저씨가 쓴 책, The Feingold Cookbook for Hyperactive Children (1979) 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가 있다고 한다.
A successful response to the diet depends on 100 percent compliance. The slightest infraction can lead to failure: a single bite or drink can cause an undesirable response that may persist for seventy-two hours or more
쉽게 말해서, 밀가루 먹지마라 라고 일러둔 다음에, 나중에 효과없다고 따지면
"혹시 라면 먹은 거 아니에요?"
"안먹었어요!"
"떡볶이는요?"
"떡볶이는 먹긴 했지만 그건 쌀이잖아요?"
"저질 떡볶이 떡에는 밀가루가 섞여있단 말입니다!"
"아아---- on_"
뭐 이런 시추에이션인 것이죠. 일종의 영업상의 비밀 같은 것입니다만.... 저런 단서를 붙여두면 나중에 아주 편리하죠. 밀가루 눈꼽만큼도 안먹고 살기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니까. 설탕이나 기타 첨가물 절대 안먹고 살기가 불가능한 것처럼.
여하튼, 한국만 그런 게 아니고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전세계에 많이 분포하는데, 종종 저 방법을 따라했더니 환자의 상태가 많이 개선됐다는 증언도 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간증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방법이 옳다는 증거는 되지 못하죠. 사이비종교도 그 종교 믿은 다음에 건강이 회복됐다는 간증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설탕만 먹여도 암이 낫는 쥐도 있는데 (플라시보) 그렇다고 설탕이 항암제인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
특히 설탕이 과잉행동장애 (ADHD) 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 아닌가. 그리하여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시도가 많이 있었는데 플라시보를 사용한 이중검정시험을 시행한 경우는 대개 플라시보 (대체로 사카린이나 아스파탐을 사용) 와 설탕은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령 예를 들어, 설탕이 과잉행동장애를 일으켰다는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한 논문에서는 그 연구가 실험설계부터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고 (Journal of genetic psychology, 1985, 146(1), 117-123.), 설탕물과 플라시보 (아스파탐) 용액을 먹인 후 (2 g/kg. 20 kg 어린이가 소다 한캔--설탕 40 g--을 먹은 폭임.)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였는데 설탕과 플라시보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던 연구도 있다 (Journal of abnormal child psychology, 1989, 17(3), 349-357.).
설탕이 ADHD 를 유발한다는 가설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리뷰에서는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 1991, 30(1), 23-46.) 그 가설이 근본적으로 단편적인 경험에 기반하고 있거나 학술문헌을 잘못 이해했거나 수상쩍은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결론내렸다. 이 리뷰에서는, 흥미롭게도 사춘기 남자아이들에게 설탕을 포함한 음식을 먹인 결과 오히려 더 바람직한 반응을 유발하기도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ADHD 환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설탕과 플라시보 (아스파탐) 을 먹인 다음 행동변화를 관찰한 실험도 있다 (Pediatrics, 1991, 88(5), 960-966.). 설탕과 플라시보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아침식사에 넣어서 제공되었다. 이 실험에서 각 그룹의 공격적인 행동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되었다.
설탕, 아스파탐, 사카린을 사용하여 학령기의 어린이의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시험에서, 하루 평균 섭취량을 웃도는 양을 먹여도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에 대해 논한 리뷰도 있다 (Nutrition reviews, 1994, 52(5), 173-175.). 이 논문에서는 이전의 결과들과 종합해볼 때, 설탕은 과잉행동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초콜릿이 아닌 캔디의 성분들 (설탕, 인공색소), 초콜릿 캔디의 성분 (설탕, 인공색소, 카페인), 그리고 초콜릿이 아동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 연구가 있다. Feingold 는 이런 식품첨가물들이 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키고 식단에서 첨가물을 제거하면 행동에 드라마틱한 개선이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 수많은 이중검정 시험들이 Feingold 식단과 플라시보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모두 12 가지의 시험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캔디나 초콜릿을 사용한 어떤 시험에서도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확인한 것은 없다 (자세한 것은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 1996. 36(1-2), 31-47. 을 참조.).
설탕이 아동의 인지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메타분석을 시도한 연구가 있는데 (Journal of pediatrics, 1996, 128(5), 715) 설탕은 아동의 인지행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설탕이 ADHD 를 유발한다는) 부모의 강한 믿음 은 기대와 상관효과때문이라고 결론냈다.
25 명의 정상아동 (3세-5세) 과 23 명의 학령기 아동 (6세-10세) 를 대상으로 한 이중검정 시험이 있는데 특히 23 명의 학령기 아동들은 그 부모들에 의해 설탕에 민감하다고 주장된 아동들이었다. 이전의 연구들이 주되게 비판받은 점은, 설탕과 플라시보를 먹이고 바로 행동을 관찰했다는 것이었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 점을 감안하여 과량의 설탕 및 플라시보를 먹인 후 3 주 연속으로 행동의 변화를 관찰했다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94, 330, 301-307.). 25 명의 아동은 하루 5.6±2.1 g/kg 의 설탕 및 같은 당도의 플라시보를, 23 명의 설탕에 민감하다는 아동들은 4.5±1.2 g/kg 및 같은 당도의 플라시보를 투여받았다. 설탕에 민감하다는 아동들은 모두 39 가지 행동 및 인지 변수에서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부모, 교사, 전문가가 다양한 범주의 행동사항을 검토했다. 3세-5세 아동들에서는 31 가지 시험에서 4 가지가 유의미하게 차이를 보였는데 일관성은 없었다. 그리하여 이 연구에서는 하루섭취량을 훨씬 웃도는 과량을 먹여도 플라시보와 설탕은 인지기능이나 행동에 있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종류의 시험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연구 하나를 소개하고 끝내기로 한다 (Journal of abnormal child psychology, 1994, 22(4), 501-515.). 5세-7세 의 어린이 35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이 아이들의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설탕에 민감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반으로 나누어서 반은 설탕을, 반은 아스파탐을 주었는데 엄마들에게 아이들이 설탕을 받았는지 아스파탐을 받았는지 알려주었다. 엄마들의 행동은 비디오로 녹화되었다. 이 결과가 무척 재미있는데, 설탕을 받은 아이들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훨씬 과잉행동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는데, 실제로는 두 그룹 모두 아스파탐을 주었던 것이다. 비디오로 촬영된 엄마들의 행동을 보자면, 설탕을 줬다고 알고 있는 엄마들은 아스파탐 그룹에 비해 훨씬 더 심하게 아이들을 간섭하였는데 가령 더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하거나 아이들을 야단치거나 쳐다보거나 더 많이 말을 시키려고 노력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즉 이 엄마들은 (실제로는 아스파탐을 먹었지만) 아이가 설탕을 먹었기 때문에 더 과잉장애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아이들을 더 자세히 관찰했기 때문에 과잉장애를 보인다고 보고한 것이다. 말하자면 편향확증이라고 할까 (편향확증에 대해서는 가령 Skeptic's Dictionary: confirmation bias 를 참조.).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설탕이 ADHD 를 유발한다고 믿(고싶)은 사람도 있을텐데 마, 저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느쪽이 더 과학적이며 어느쪽이 더 믿을만한가는 독자 스스로가 판단할 문제.
설탕이 아이들을 산만하게 하고, 학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말은 엄밀한 과학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험적으로 나오는 결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부분은 삭제해 주셨으면 합니다만..^^
이런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는 개무시하는 게 상책 이다만 그래도 일껏 와서 덧글까지 남겼는데 그렇게 할 수는 없고. 그래서, 근거를 제시하면 고려해보겠노라고 썼다. 하긴 이 주제도 옛날부터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못쓰던 것. 이런 미신도 믿는 사람이 정말 많으니까 말이죠. 이 참에 뭐라도 내놓으면 그걸 소재로 글을 하나 쓸까 하는 것이 원래 생각이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러다간 평생 가봐야 이 글을 못쓸 것 같아서 (제대로 된 근거가 나올 턱이 없으니까) 기다리지 않고 쓰기로 한다.
그런데 도대체 사람들이 이 미신을 믿는 이유는 뭘까? 하고 궁금해져서 구글을 돌려보니 제대로 된 정보를 보여주는 문서도 많이 있다. 그런데 이 미신을 지지하는 글도 많다. 이런 글들의 특징은 "....한다고 합니다." 라고 아주 공손하게 택도 없는 소리를 근거도 없이 단정하는데 있다. 그중에 그럴싸한 글을 하나 찾았는데, 얼마전 일본 위험등급 4등급 에서 언급한 바 있는 한살림 이란 단체의 이상호 란 사람이 썼다고 되어 있는 글이다.
일부를 발췌해보면....
음식이 성격을 만든다. 출처: 이상호(한살림).
(전략) 첫 번째 군의 쥐들에게는 자연식품과 깨끗한 물을 주었다. 두 번째 군의 쥐들에게는 약간의 자연식과 핫도그나 소시지 같은 인공 인스턴트 식품을 주었다. 세 번째 군의 쥐들에게는 설탕이 발라진 시리얼과 과일펀치를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군의 쥐들에게는 단 도넛과 콜라를 주었다. 삼 개월 후에 학생들은 그들 자신의 눈으로 난폭해진 쥐들의 행동성향을 똑똑히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군의 쥐들은 정신이 말짱했으며 사회적이고 얌전하고 행동이 부드러웠다. 반면에 나머지 세 철창 속의 쥐들은 각각 약간씩 행동이상을 보였다. 핫도그를 먹은 쥐들은 자신의 꼬리까지 깨물 정도의 폭력적 성향을 보였으며, 설탕 바른 인공 인스턴트 식품인 시리얼을 먹은 쥐들은 불안정하게 목적 없이 창살주위를 맴돌았다. 맨 마지막 그룹의 쥐들은 뚜렷이 자폐증적 성향을 드러내며 누군가가 접근을 할 때는 공포심을 드러내고 심한 불면증에 빠졌다. 어미 쥐들은 털 없는 새끼 쥐나 기형 쥐들을 낳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은 이번에 이들 난폭해진 성격 장애의 쥐들에게도 첫 번째 군의 쥐들과 같은 자연식품과 깨끗한 생수를 주기 시작했다. 콜라나 과일펀치쥬스 같은 것은 주지 않았다. 몇 주가 흐르자 쥐들은 서서히 정상적인 행동을 되찾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제 학교의 엄격한 음식물 관리에 대해서 더 이상 불평하지 않았다. 그들 부모에게나 식당에 갔을 때도 좋은 음식과 자연간식을 스스로 요구하고 선택하게 되었다. (후략)
라고 한다. 이런 거지같은 결과를 가지고서 저렇게 자식가진 부모들을 겁줘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아스트랄하다. 쥐뿔도 모르는 학생들에게 저런 개뿔같은 실험을 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수단으로서 의미는 있을랑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히 근거로 제시하기에는 무척 난감한데, 용감도 하지. 저런 걸 근거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 실험이 어째서 거지같은지 일일이 설명하자면 손가락이 너무 피곤하고, 다른 실험을 하나 제안해볼까 한다. 쥐를 네 그룹으로 나눠서
그룹 A. 자연식과 물 (자연식이 뭔지는 묻지마라)
그룹 B. 간장과 된장, 물
그룹 C. 김치와 간장, 물
그룹 D. 된장과 김치, 물
이렇게 주면 나도 간장, 김치, 된장이 쥐를 이상하게 만든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카페인 들어있는 콜라를 물대신 석달 먹이면 불면증이 안생기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가? 설탕 바른 인공 인스턴트 식품인 시리얼을 먹은 쥐들은 불안정하게 목적 없이 창살주위를 맴돌았다 이것도 대박이다. 내가 봤던 쥐들은 대개 이렇던데 (원래 쥐가 케이지에 갇혀있으면 목적없이 돌아다니지 않나? 그것말고 쥐가 할 게 뭐가 있담.) 가만히 찌그러져 있는 쥐가 더 이상한 것 아닌가? 그러면 케이지에서 목적없이 쳇바퀴를 돌리는 애완용 햄스터며 다람쥐들은 뭔가. 그중의 초대박은 첫 번째 군의 쥐들은 정신이 말짱했으며 사회적이고 얌전하고 행동이 부드러웠다 여긴데, 정신이 말짱한 쥐는 도대체 어떤 쥐들일까? 사회적이고 얌전하고 행동이 부드러운 쥐란다 (미키 마우스? 스튜어트 리틀?).
이 미신의 시작은 Benjamin Feingold 의 논문이었던 것 같다 (Hyperkinesis and learning disabilities linked to artificial food flavors and colors, Am. J. Nurs., 1975, 75, 797-803). 이 아저씨의 방법론을 따른 식이요법이 Feingold Diet 인데 각종 첨가물이 없는 식사를 하는 식이요법이다. 나중에는 천연물인 살리실산도 먹으면 안된다고 추가했다. 자기한테 뭐가 문제인지 찾아내기 위해 첨가물을 하나씩 빼가면서 식사를 하는데, 앗, 수단-1호 색소를 안먹으니까 머리가 개운해지네~ 그럼 앞으로 수단-1호 색소가 들어간 건 먹지 말아야지,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 이 식이요법에 대한 비판적 리뷰는 The Feingold Diet: Dubious Benefits, Subtle Risks 에서 읽을 수 있다. 이 문서에서 인용한 바, Feingold 아저씨가 쓴 책, The Feingold Cookbook for Hyperactive Children (1979) 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가 있다고 한다.
A successful response to the diet depends on 100 percent compliance. The slightest infraction can lead to failure: a single bite or drink can cause an undesirable response that may persist for seventy-two hours or more
쉽게 말해서, 밀가루 먹지마라 라고 일러둔 다음에, 나중에 효과없다고 따지면
"혹시 라면 먹은 거 아니에요?"
"안먹었어요!"
"떡볶이는요?"
"떡볶이는 먹긴 했지만 그건 쌀이잖아요?"
"저질 떡볶이 떡에는 밀가루가 섞여있단 말입니다!"
"아아---- on_"
뭐 이런 시추에이션인 것이죠. 일종의 영업상의 비밀 같은 것입니다만.... 저런 단서를 붙여두면 나중에 아주 편리하죠. 밀가루 눈꼽만큼도 안먹고 살기란 사실 거의 불가능하니까. 설탕이나 기타 첨가물 절대 안먹고 살기가 불가능한 것처럼.
여하튼, 한국만 그런 게 아니고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전세계에 많이 분포하는데, 종종 저 방법을 따라했더니 환자의 상태가 많이 개선됐다는 증언도 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런 간증이 존재한다고 해서 그 방법이 옳다는 증거는 되지 못하죠. 사이비종교도 그 종교 믿은 다음에 건강이 회복됐다는 간증은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설탕만 먹여도 암이 낫는 쥐도 있는데 (플라시보) 그렇다고 설탕이 항암제인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
특히 설탕이 과잉행동장애 (ADHD) 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었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큰일이 아닌가. 그리하여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시도가 많이 있었는데 플라시보를 사용한 이중검정시험을 시행한 경우는 대개 플라시보 (대체로 사카린이나 아스파탐을 사용) 와 설탕은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가령 예를 들어, 설탕이 과잉행동장애를 일으켰다는 연구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한 논문에서는 그 연구가 실험설계부터 잘못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고 (Journal of genetic psychology, 1985, 146(1), 117-123.), 설탕물과 플라시보 (아스파탐) 용액을 먹인 후 (2 g/kg. 20 kg 어린이가 소다 한캔--설탕 40 g--을 먹은 폭임.) 행동의 변화를 관찰하였는데 설탕과 플라시보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던 연구도 있다 (Journal of abnormal child psychology, 1989, 17(3), 349-357.).
설탕이 ADHD 를 유발한다는 가설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한 리뷰에서는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 1991, 30(1), 23-46.) 그 가설이 근본적으로 단편적인 경험에 기반하고 있거나 학술문헌을 잘못 이해했거나 수상쩍은 데이터를 잘못 해석한 결과라고 결론내렸다. 이 리뷰에서는, 흥미롭게도 사춘기 남자아이들에게 설탕을 포함한 음식을 먹인 결과 오히려 더 바람직한 반응을 유발하기도 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ADHD 환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설탕과 플라시보 (아스파탐) 을 먹인 다음 행동변화를 관찰한 실험도 있다 (Pediatrics, 1991, 88(5), 960-966.). 설탕과 플라시보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아침식사에 넣어서 제공되었다. 이 실험에서 각 그룹의 공격적인 행동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고 보고되었다.
설탕, 아스파탐, 사카린을 사용하여 학령기의 어린이의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시험에서, 하루 평균 섭취량을 웃도는 양을 먹여도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결과에 대해 논한 리뷰도 있다 (Nutrition reviews, 1994, 52(5), 173-175.). 이 논문에서는 이전의 결과들과 종합해볼 때, 설탕은 과잉행동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초콜릿이 아닌 캔디의 성분들 (설탕, 인공색소), 초콜릿 캔디의 성분 (설탕, 인공색소, 카페인), 그리고 초콜릿이 아동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한 연구가 있다. Feingold 는 이런 식품첨가물들이 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키고 식단에서 첨가물을 제거하면 행동에 드라마틱한 개선이 있다고 주장한 바가 있다. 수많은 이중검정 시험들이 Feingold 식단과 플라시보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모두 12 가지의 시험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캔디나 초콜릿을 사용한 어떤 시험에서도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확인한 것은 없다 (자세한 것은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 1996. 36(1-2), 31-47. 을 참조.).
설탕이 아동의 인지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메타분석을 시도한 연구가 있는데 (Journal of pediatrics, 1996, 128(5), 715) 설탕은 아동의 인지행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설탕이 ADHD 를 유발한다는) 부모의 강한 믿음 은 기대와 상관효과때문이라고 결론냈다.
25 명의 정상아동 (3세-5세) 과 23 명의 학령기 아동 (6세-10세) 를 대상으로 한 이중검정 시험이 있는데 특히 23 명의 학령기 아동들은 그 부모들에 의해 설탕에 민감하다고 주장된 아동들이었다. 이전의 연구들이 주되게 비판받은 점은, 설탕과 플라시보를 먹이고 바로 행동을 관찰했다는 것이었는데 이 연구에서는 이 점을 감안하여 과량의 설탕 및 플라시보를 먹인 후 3 주 연속으로 행동의 변화를 관찰했다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94, 330, 301-307.). 25 명의 아동은 하루 5.6±2.1 g/kg 의 설탕 및 같은 당도의 플라시보를, 23 명의 설탕에 민감하다는 아동들은 4.5±1.2 g/kg 및 같은 당도의 플라시보를 투여받았다. 설탕에 민감하다는 아동들은 모두 39 가지 행동 및 인지 변수에서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부모, 교사, 전문가가 다양한 범주의 행동사항을 검토했다. 3세-5세 아동들에서는 31 가지 시험에서 4 가지가 유의미하게 차이를 보였는데 일관성은 없었다. 그리하여 이 연구에서는 하루섭취량을 훨씬 웃도는 과량을 먹여도 플라시보와 설탕은 인지기능이나 행동에 있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종류의 시험에 있어 가장 흥미로운 연구 하나를 소개하고 끝내기로 한다 (Journal of abnormal child psychology, 1994, 22(4), 501-515.). 5세-7세 의 어린이 35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데, 이 아이들의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이 설탕에 민감하다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을 반으로 나누어서 반은 설탕을, 반은 아스파탐을 주었는데 엄마들에게 아이들이 설탕을 받았는지 아스파탐을 받았는지 알려주었다. 엄마들의 행동은 비디오로 녹화되었다. 이 결과가 무척 재미있는데, 설탕을 받은 아이들의 엄마들은 아이들이 훨씬 과잉행동을 보인다고 보고하였는데, 실제로는 두 그룹 모두 아스파탐을 주었던 것이다. 비디오로 촬영된 엄마들의 행동을 보자면, 설탕을 줬다고 알고 있는 엄마들은 아스파탐 그룹에 비해 훨씬 더 심하게 아이들을 간섭하였는데 가령 더 가까이 있으려고 노력하거나 아이들을 야단치거나 쳐다보거나 더 많이 말을 시키려고 노력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즉 이 엄마들은 (실제로는 아스파탐을 먹었지만) 아이가 설탕을 먹었기 때문에 더 과잉장애를 보일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아이들을 더 자세히 관찰했기 때문에 과잉장애를 보인다고 보고한 것이다. 말하자면 편향확증이라고 할까 (편향확증에 대해서는 가령 Skeptic's Dictionary: confirmation bias 를 참조.).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설탕이 ADHD 를 유발한다고 믿(고싶)은 사람도 있을텐데 마, 저는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어느쪽이 더 과학적이며 어느쪽이 더 믿을만한가는 독자 스스로가 판단할 문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