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이아지논. by 기불이

http://www.donga.com/fbin/output?f=i_s&n=200507210056&main=1
[기자의 눈/손택균]이유식 농약시비, 신뢰잃은 소비자단체

라는 기사에 붙은 댓글이 가관이다. lovesuk 이라는 이름으로 올라왔는데 지금 현재 댓글이 모두 5 개인데 3 개를 이 사람이 썼다.

기자님께 묻고 싶네요. 혹시 아이가 있으신가요? 없다면 나중에라도 아이가 생기면 기자님은 농약이 검출됐다는 그 회사 이유식을 먹일 겁니까? 먹고도 안 죽는다니까 당연히 먹일 겁니까? 절대 못 먹일 걸요. 부모가 돼 보세요. 설사 먹어도 무방할 지라도 농약이 개미똥만큼 들었을 지라도 찝찝해서 못 먹입니다. 그리고 농약 성분은 대부분 인체에 축척되는 거 모르십니까? 먹어서 해가 없는 농약은 없습니다. 기준치 이하는 상관없다고요? '안 먹는게 제일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이만큼 먹어라'하고 만든 게 기준치입니다. 즉, 농약은 배출 안 되기 때문에 안 먹는 게 상책이란 말입니다. 또 기자님 기사 중에 몸무게와 나이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그럼 뚱뚱한 아이는 몸무게에 비례하여 같은 또래의 저체중 아이들보다 농약을 많이 먹어도 상관없겠네요? 몸무게와 나이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기자님 논리대로라면 먹어서 인체에 해가 없다면 이유식에 똥을 집어 넣어도 되겠네요? 기자님 기사야 말로 신뢰할 수 없습니다. 그 회사에 친척 있습니까?

그래서 이 댓글을 소재로 차근차근 따져보기로 한다.

이 글에서 따져봐야 할 것은 모두 다섯가지.

1) 일일섭취허용량 (ADI, Acceptable daily intake) 는 어떻게 결정되며 믿을만 한가?
2) 먹어서 해가 없는 농약은 없다는 말의 함의
3) 농약은 배출이 안되나?
4) 뚱뚱한 아이는 농약을 많이 먹어도 상관없나?
5) 이유식에 똥을 넣어도 되나?



1) ADI 는 어떻게 결정되나?

약이든 농약이든 뭐든 사람에게 안전한 정도를 결정하기 위해서 바로 사람에게 테스트할 수는 없으니까 동물을 사용하는데 가령 암을 일으키나 신경손상을 일으키나 기형아를 낳지는 않나 등등을 여러가지 용량으로 시험해본다. 여기서 아무런 작용도 보이지 않는 최대량 (NOEL, No Observable Effect Level) 또는 아무런 부작용도 없는 최대량 NOAEL (No Observable Adverse Effect Level) 이 결정된다. 가령 래트에게 하루 25 mg 을 먹였는데 장기간에 아무런 영향이 없더라 하면, NOEL 은 25mg/0.25kg = 100 mg/kg/day 가 된다 (래트 몸무게는 250 g). 그러면 70 kg 사람에게 적용하면 하루 7 g 은 안전하네~ 그런데 이렇게 되지는 않는다.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쥐하고 사람하고는 생김새부터 해서 많이 다르죠. 그래서 이걸 그대로 적용하지는 못하고, 종(種)간 개체간의 차이를 감안하여 안전계수 safety factor 라는 값으로 나눠서 양을 줄이는데 대개 100 을 적용한다 (종간 차이를 감안해서 1/10, 그리고 사람 개체간 차이를 감안해서 1/10). 그리하여 NOEL 을 100 으로 나눈 값, 즉 이 경우는 1mg/kg/day 가 일일허용섭취량 ADI 가 된다. 이 경우 70kg 성인이라면 하루 70 mg 먹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다고 인정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래트에게 하루 100 mg/kg/day 을 줬을 때 안전했다면 70 kg 성인에게는 오히려 더 적은 값 70 mg 이 기준치로 제시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다이아지논의 경우 이미 1966 년에 사람에게서 NOEL 을 얻은 바가 있다. 그 값이 0.02 mg/kg/day 였다. 쥐가 아니라 사람에게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이 경우는 100 으로 나누지 않고 개체간 차이를 감안하여 10 으로 나눈 값을 ADI 로 채택한 것이다. 이후 몇차례 여기에 대해 검토가 있었는데 별다른 개정이 없었다.

그러므로 제시된 ADI 가 믿을만 한가 아닌가는 스스로 판단해보시도록.

2) 먹어서 해가 없는 농약은 없다

물론 맞는 말인데, 세상 어떤 물건도 먹어서 해가 없는 것은 없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더욱 좋겠다. 지금 다이아지논 때문에 MSG 이야기를 못쓰고 있는데 거기서 써먹으려고 아껴둔 데이터 하나를 공개하자면, 소금 (정확하게는 NaCl) 의 LD50 은 3.75g/kg 이다. 래트 여러마리에게 소금 0.94 g 을 먹이면 그 중에 반은 죽는다는 뜻이다. 혹시 자살하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굳이 수면제 사모으느라 고생하지 마시고, 소금 한사발을 시도해보시기 바란다. 70 kg 성인에게 외삽하면 263 g 이 나오니까 작은 봉투 하나만 원샷해도 50% 의 확률로 사망한다. 소금을 드신 후 물은 안드시는 쪽이 사망확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소금이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오 하는 말도 있다만, 이렇게 중요한 소금도 절대안전 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무엇이나 그 양이 문제지, 절대로 해가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3) 농약은 배출이 안되나?


먼저.. 이런 것은 축적 이라고 한다. 축척이 아니라. 농약이든 뭐든 지용성인 것은 지방에 녹아서 몸에 축적된다. 수용성인 것은 대개 소변으로 배설된다. 지용성이라고 해도 우리 몸은 무시무시한 효율로 산화시켜서 물에 녹인 다음에 배출하거나 단백질과 반응시켜서 배출시키거나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에서 유입된 물질을 배설이라는 방법으로 제거한다. 다이아지논의 경우는 다음 경로를 통해 대사된 다음에 배설된다.

그림출처: http://www.inchem.org/documents/ehc/ehc/ehc198.htm

쥐에게 방사성동위원소 치환된 다이아지논을 10일간 먹이고 이후에 몸에서 발견되는가를 본 실험이 있는데 다이아지논은 축적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Degradation of 14C-labeled diazinon in the rat. Agric Food Chem, 1970, 18, 208-212.). 방사성동위원소로 치환된 물질을 사용하는 것은 이런 종류의 실험에서 널리 사용되는 테크닉으로, 나중에 장기별로 방사능 농도를 조사하면 특정 장기에 축적되는지 어쩐지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다이아지논은 잘 배출된다고 생각된다.

4) 뚱뚱한 아이는 농약을 많이 먹어도 상관없나?

대개 이런 값이 무게를 기준으로 하는데, 그럼 몸무게가 조금 더 많다고 해서 더 많이 먹어도 된다고 말해도 될까? 사실 정답이 없는 문제인데, 왜냐하면 ADI 는 사람들이 엄격하게 그 값을 지킬 것을 기대하고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 항에서 설명한대로 ADI 는 실험값을 안전계수로 나누어서 만드는데, 안전계수의 역할은 사람들이 좀 많이 먹어도 상관없을만큼 ADI 를 낮추는데 있다. 그래서 허용량보다 좀 더 많이 먹어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데 (물론 잔류량은 법에 허용된 양보다 적어야 함) 그러므로 몸무게가 뚱뚱하든 적게 나가든 잔류량을 조금 더 먹어도 상관은 없다. 특히 몸무게가 더 나가는 사람이라면 더욱 더 상관없을 것이다. 왜냐면 몸무게가 늘어나면 전체적으로 세포수도 늘어나고 피의 양도 늘어나고... 다 늘어나기 때문.

5) 이유식에 똥을 넣어도 되나?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건강에 무척 관심이 많은 회사인 고향참숯의 아토피환우게시판에 게시된 글에 따르자면

조선시대의 최고의서인 '동의보감'에서는 똥과 오줌의 효능에 대해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똥은 해열작용이 있어서 전염병이나 열병을 치료할 때 쓴다. 이때에는 말려서 가루 내어 끓는 물에 타거나 숯처럼 태워서 복용한다. 정월에 푸른 대나무의 겉껍질을 벗기고 똥통에 박아 똥물이 스며들게 한 것은 인중황(人中黃)이다. 이 물은 모든 독을 해독하고 악성 종기를 낫게 하며 열을 내린다. 오줌은 눈을 밝게하고 목소리를 좋게하며 피부를 곱게하고 오래된 기침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10세 전후 남자아이의 소변을 오랫동안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알려져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동의보감에서 보증하듯이 똥은 건강에 좋은 것인데 왜 여지껏 이유식에 넣지 않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해열작용이 있고 독을 해독하며 종기도 낫게할 뿐 아니라 피부에도 좋다니 똥을 넣어서 아토피있는 어린이를 위한 한방 이유식을 개발하거나 열이 날 때 먹는 해열이유식을 개발하면 대히트를 칠 것 같은 예감이 문득 뇌리를 스친다. 나중에 아이디어값 달라고 안할 테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사업화를 추진해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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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를 마시면 설사하는 이유? 2005/07/23 01:21 #

    모기불통신의 '다시 다이아지논' 사실 위 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위 글의 덧글에 달린 우유 이야기에 대한 글입니다만, 그냥 트랙백을 겁니다. '우유의 경우는 특유의 효소가 있는데 동북아시아 사람들은 이런 효소를 분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는 잘못된 이야기인데.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유 내의 주요 당 성분인 lactose를 분해하는 lactase 의 활성이 낮은 사람들이 우유를 마시면 설사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해야겠죠. ('효소를 분해하는 것' 이 아니라 말이죠.) 그러나 사실 우유를 마시...... more

  • 일동후디스 이유식 농약 불검출. 2005/08/27 04:33 #

    다시 다이아지논. 및 이전글에서 나온 일동후디스 이유식에 관한 뉴스 업데이트. 같은 날짜 제품을 같은 기관에 재의뢰하였는데 이번에는 더욱 정밀도가 높은 방법으로 시험한 결과 농약이 안나왔다는군요. -「 일동후디스 이유식 농약 불검출 」- - 기사자료 :「 식품음료신문 」2005. 08. 12. - 기사작성 : 김현옥 기자 http://www.ildongfoodis.co.kr/servlet/foodis.news.FCntDselNews?url=NewsSub02_R&num=450 뭡니까... 이거 일동후디스가 소...... more

덧글

  • Raymundo 2005/07/22 09:28 # 삭제 답글

    오늘도 좋은 거 많이 배우고 갑니다~ :-)
  • nyxity 2005/07/22 13:49 # 삭제 답글

    저두요.
  • onesound 2005/07/22 15:41 # 삭제 답글

    저도요.
  • 남극곰 2005/07/22 20:33 # 삭제 답글

    항상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근데, 네이버에서 보니까 우유가 해롭다고 하더군요. 대충 요약하면,

    우유가 몸에 해롭지는 않습니다. 단 지나치면 좋지 않으며, 학교에서 배운 수업의 내용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먼저, 우유는 산성식품입니다. 아시다시피 인체는 중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산성음식을 많이 섭취하면 칼슘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 남극곰 2005/07/22 20:34 # 삭제 답글

    특히 뼈에 있는 칼슘이 빠져나가죠. 그로 인해 우유를 많이 먹으면 오히려 뼈에는 좋지 않습니다. 칼슘이 많은 우유가 개발되어서 시판중이지만 함정이 있습니다. 사람이 아무리 식초를 많이 먹는다고 연체동물이 되지 않는 것은, 영양소는 장에서 흡수되지 위에서 흡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인체는 적당양만을 흡수하고 그외에는 모두 배출합니다. 한가지 예로 비타민C가 많은 제품을 먹으면 노란색 오줌이 나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민들은 소젖보다는 염소나 말젖을 먹었습니다. 실제로 이 두 젖은 소화가 잘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유의 경우는 특유의 효소가 있는데 동북아시아 사람들의 경우는 이런 효소를 분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우유만 먹으면 설사한다는 경우가 이런 경우입니다.) 우유가 완전식품으로 둔갑(?)한 것은, 미국의 유제품협회의 로비의 결과라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들의 로비로 교과서 등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서적에 우유가 완전식품으로 포장되었고, 한국의 경우는 미국의 영향으로 이렇게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라고 하는데, 기불님 생각은?
  • 기불이 2005/07/22 22:51 # 답글

    군데군데 헛소리가 보입니다만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저도 우유 먹으면 설사를 합니다. 다만 어설픈 이야기므로 이런 걸 어디다 옮기고 다니면 망신당하기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네이버 지식인을 믿는 것은 무리.
  • 기불이 2005/07/23 00:47 # 답글

    언제 무슨 소리를 들으시든지 산성식품 알칼리식품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부터는 개무시하셔도 대체로 무방합니다. 뭐든지 지나치면 좋지 않은데 사람들이 (특히 한국사람들) 레옹처럼 우유를 먹는 것도 아니고 지나칠 정도로 먹을 수나 있나 의심스럽습니다. 우유가 갖는 잠재적인 위험이 있습니다만 (소화가 잘 되는 사람이라면) 섭취의 득과 해를 비교했을 때 통상 먹는 정도라면 득이 더 많다는 것이죠.
  • Newbie 2005/07/23 01:23 # 답글

    우유에 관한 이야기 중에서 lactase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덧글을 달려다가 너무 길어져서 그냥 트랙백합니다.

    그리고 '산성식품, 알칼리식품 이야기가 나오면 그때부터는 개무시하셔도 무방하다' 에 저도 동의합니다..-.-;;
  • 마른미역 2005/07/23 14:47 # 답글

    오늘 이오공감에 관련 글이 떳군요.
    트랙백해주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_-
  • DESERTFISH 2005/08/27 04:54 # 답글

    어릴 때 동네 아주머니들이 쓰던 민간요법으로 똥을 콩알만하게 똘똘 뭉쳐서 면포에 싸고 그걸 나무젓가락 끝에 실로 묶은 다음에 치통이 심한 부위에 대고 한참 놔두는 걸 본 적이 있거든요. 이런 것도 동의보감의 응용이라 볼 수 있는 걸까요?(아, 그걸 불로 살짝 지진 후에 갖다 댄 거 같기도 하고.. 그 부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네요.)
  • egg 2007/08/24 23:38 # 삭제 답글

    "다시 말해 래트에게 하루 100 mg 을 줬을 때 안전했다면 70 kg 성인에게는 오히려 더 적은 값 70 mg 이 기준치로 제시된다는 뜻이다."
    래트에게 먹인게 25mg이라고 가정하셨는데요. 100mg은 Kg으로 바꿨을때 나온 수치죠. 뭐 중요한건 아니지만...
  • 기불이 2007/08/24 23:51 # 답글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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