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퍼 빅서 주립공원 Part 1 by 기불이

지난 월요일은 미국 현충일 memorial day 였다. 캘리포니아는 캠핑에 적합한 곳인데 왜냐하면 겨울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거의 매일 똑같기 때문 (맑음). 물론 해안지역은 조금 다르지만. 내륙지방은 기본적으로 사막이기 때문에 겨울을 빼면 대체로 맑다. 그래서 이 동네 캠핑 시즌은 memorial day 에서 시작해서 (5월 마지막 월요일) 노동절 에서 끝난다 (9월 첫째 월요일). 다른 시기에도 캠핑은 하지만, 이 시기가 딱 캠핑하기 좋은 시즌이라는 이야기.

빅서란 곳은 대단히 특이한 지질학적 특징을 보이는 곳인데 지질학에 대해서는 까막눈인 관계로 생략. 쉽게 말해서 경치가 대단히 좋죠. 깎아지른 절벽과 아름다운 해안이 대단한 곳인데 영화 "원초적 본능" 의 도입부에 샤론 스톤이 자동차로 달리는 구불구불한 해안도로가 빅서 지역의 1 번국도 였다고. 특히 파이퍼 빅서 주립공원은 캠핑 사이트가 아름답고 트레일이 좋기로 유명하다. 빅서 지역이 캠핑하기 좋은 곳이어서 여기저기 사설 캠핑장도 많다.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가 있는 Julia Pfeiffer Burns 주립공원은 이 Pfeiffer Big Sur 주립공원 바로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공원에는 대단히 넓은 캠핑장이 있는데 아래 사진에서 보듯 강가 자리와 안쪽자리, 자전거 캠핑장이 요금이 다르다.

아무래도 강가 자리가 경치가 좋으니까 더 비쌀테지만 안쪽 자리도 아늑하고 조용한 숲속이어서 나름대로 정취가 좋다. 자전거 캠핑장은 글자 그대로 차가 아니라 자전거로 (아니면 도보) 이 캠핑장에 온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캠핑장. 아마도 주차공간이 없기 때문에 좀 싸지 않을까? 예약을 하고 오기도 하지만 그냥 와서 찜하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가령 밤은 깊어 직원들은 퇴근하고 캠핑장이 다 차지 않은 경우) 그런 경우에는 돌아다니면서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으면, 입구로 돌아와서, 비치된 봉투에 이름 및 기타 정보를 쓰고, 몇번에 캠핑한다고 쓴 다음, 제시된 요금을 현금으로 넣고 통에 넣어두면 그만.

미국의 주립공원은 대개 자연 그대로 방치한다는 것을 모토로 삼기 때문에 (대표적인 표어가 "추억만 가져가고 발자국만 남기세요" Leave only footsteps, take only memories. 때로는 Take only pictures, leave only footsteps, carve only memories.) 이런 저런 경고문이 많은데 대표적인 것은 나무를 줍지 마시오 란 것이 있다. 캠프파이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장작도 파는데 (한 묶음에 $6.69+세금) 종종 나무를 주워서 때는 사람들이 있는 모양이다. 바닥에 떨어진 나무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해야 한다는 것이 주된 정신. 즉 인간은 잘 정비된 캠핑장과, 포장된 길, 그리고 관리되는 트레일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는 들어가면 안된다. 거기다가 혹시라도 포이즌 오크를 태우는 날에는.... 재앙이 시작된다.

그런데 때때로 있는 모험심 강한 사람들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경고문을 붙여서 겁을 주고 있다. Tick 은 온혈동물, 특히 다람쥐, 소, 말, 토끼 그리고 사슴에게 많아서 이런 야생동물을 손으로 만지면 감염되는 수가 있으니 절대로 만지면 안된다. 한국짐승이라고 별다를 것 같지 않으니 혹시 산에서 동물을 보게 되더라도 절대 만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포이즌 오크는 예상했던 바이고 그래서 공부도 조금 했는데 (Poison Oak), 방울뱀은 상당히 의외. 하지만 방울뱀이 이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은 없다. 방울뱀 경고문이 인상적인데 "방울뱀도 자연의 중요한 일부이고 선제공격하지 않는다. 다만 건들면 방어할 수 있으니 멀리 떨어져서 (사생활을) 존중해줘라." 그렇죠, 인간종이 비인간종을 존중하고 공격하지 않으면 비인간종도 그냥 인간종의 존재를 묵인해주는 것. 서로 존중하고 건들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삶의 지혜.


다음 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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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이퍼 빅서 주립공원 Part 2 2005/06/04 14:38 #

    지난 글 파이퍼 빅서 주립공원 Part 1 에서는 주립공원의 대략적인 이용방법 및 주의사항을 살펴보았다. 그러면 이 공원은 어떤 곳인가? 이 공원의 주된 수종은 레드우드이다. 레드우드는 이 동네에 흔한 키다리 나무인데 잘린 단면이 붉다고 해서 레드우드라고 불린다고 한다. 여기서 한 다섯시간 북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레드우드공원에는 삼천년 이상 묵은 레드우드도 있다는데, 이 공원에 있는 나무들은 겨우 몇백년 묵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래도 웅장하다.레드우드 사진 조금 더. 레드우드 가지로 덮인 하늘. 그런데 아래 사...... more

덧글

  • 하늘빛마야 2005/06/02 04:09 # 답글

    어떤 의미로는 참 무시무시한 공원이로군요...
  • 기불이 2005/06/02 04:55 # 답글

    조금만 서로 존중하고 주의하면 사실 별로 위험할 것은 없지요. 포이즌 오크는 위험한 식물이지만 그 열매는 새들의 중요한 식량이 된다고 합니다. 위험하다는 것은 결국 인간의 관점일 뿐이죠. 그러므로 포인트는:

    주의사항을 무시하지 말라, 그 값은 사망이니라~
  • 곰부릭 2005/06/03 16:22 # 답글

    한국의 산야에서 만지면 안돼! 수준의 동물을 볼 수나 있을런지...깊은 산에 들어가 본적이 없기는 하지만 산에서 본 동물이라곤 다람쥐/청솔모 뿐이네요~
  • 기불이 2005/06/03 21:55 # 답글

    다람쥐/청설모 도 만지면 안되죵. 한국도 시골에 가면 야생동물이 꽤 많습니다. 그래봤자 땅넓은 나라하고 비교는 안되겠습니다만. 어서 하루 빨리 간도를 수복해야....
  • 곰부릭 2005/06/04 01:19 # 답글

    다람쥐/청설모 들은..뭐 워낙 빨라놔서 만질래야 만질수도 없지요^^ / 그런데 피가 차가운 애들은 상관 없나요? (개구리 정도는 만져본 기억이..)
  • 기불이 2005/06/04 01:35 # 답글

    피가 차가운 애들은 아마 최소한 진드기는 없을 걸요. 그래도 만진 후에는 손을 씻는 것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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